▲ 사진=연합뉴스

올해도 유한양행은 배당 1위를 지켜냈다. 매출 1위는 한미약품에 뺏겼다.

유한양행은 올해 배당금으로 주당 보통주 2,000원, 우선주 2,050원을 책정했다. 이는 제약업계 최고 수준으로, 배당금 총액은 205억4,000만원이다.

유한양행은 꾸준한 현금배당으로 유명하다. 1962년 처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단 한 해도 이를 거르지 않았다.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었던 1990년대 ‘IMF 위기’때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올해 54년째 배당을 유지해왔으며, 국내에서 가장 오랜 현금배당의 역사를 만들고 있다.

유한양행은 회사가 커지면서 배당금액도 꾸준히 늘려왔다. 배당금 규모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주당 1,000원을 넘어섰으며, 작년에는 1,750원을 배당했다. 올해는 최초로 2,000원을 넘겼다. 아직 배당액을 결정하지 않은 업체도 많지만 유한양행의 배당금액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 같이 배당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로 ‘꾸준한 실적 개선’과 ‘주주 가치를 최우선으로 둔 경영 방침’을 들었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2013년부터 2년 간 매출 1위를 지켰을 만큼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작년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10.9% 올라 1조1,28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년 연속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858억원으로 2014년보다 15.4%나 증가해 우수한 실적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런 유한양행도 매출에선 한미약품의 폭발적인 성장을 당해내지 못했다. 지난해 잇따른 신약 후보물질 기술 수출 소식을 전해온 한미약품의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73.1%가 많아진 1조3,175억원으로 유한양행을 15%(1,888억원) 앞질렀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14.8%나 급증, 2,118억원을 나타냈다.

다만 올해 한미약품은 현금배당을 하지는 않기로 했다. 대신 보통주 1주당 0.02주의 무상증자를 택했다. 주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한미약품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자본잉여금 중 일부로 신주를 발행,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게 됐다. 주주들이 얻는 금전적 이익은 약 1만5,000원(지난 1월 19일 종가 75만3,000원 기준) 정도로 추정된다.

매출액에서 유한양행을 추격하던 녹십자는 한미약품의 1위 탈환 여파에 3위로 밀려났다. 녹십자는 작년에 전년 대비 매출이 7.4%나 올라 1조478억원으로 1조를 넘어섰지만, 한미약품에는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만은 5.5% 하락해 916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녹십자는 보통주 1주 당 배당금을 1,750원으로 결정, 2011년 수준의 고액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전년보다 500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배당금 총액은 202억원이다.

녹십자는 2010년(1,250원), 2011년(1,750원), 2012년(1,500원) 가장 배당금이 컸던 제약사다. 하지만 2013년에 배당금을 주당 1,250원으로 줄이면서 작년까지 이를 유지해왔다.

녹십자 관계자는 “실적에 의해 다소 줄어든 적은 있지만 녹십자는 항상 주주친화적인 입장으로 고배당의 입장을 고수해왔다”며 “특히 올해는 정부의 배당확대 요구와 사내 의견이 맞아떨어졌고, 실적도 많이 오름에 따라 배당모범주로서 높은 배당금 상향을 결정한 것이다”고 전했다.

그 다음으로 매출이 높은 제약사는 광동제약(9,555억원), 대웅제약(8,005억원)이었다. 제일약품(5,947억원)은 다소 차이가 큰 6위였다. 차세대 한미약품으로 불리는 종근당은 매출 5,925억원으로 7위에 머물렀다. 동아에스티(5,679억원)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이들 제약사들은 아직 배당액을 발표하지 않았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참고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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