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무대 위에서 딱 3분만 청하예요. 내려오면 친구, 동생, 언니로 바뀌죠.”

2일 신곡 ‘벌써 12시’를 내고 컴백한 청하는 새 싱글 발매를 기념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무대 위에선 영락 없는 가수 청하는 무대에 내려오면 “다시 나로 돌아왔다”고 느낀다고 했다. 당당하고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사랑을 받고 있는 청하의 인간적인 면은 어떨까. 또 가수라는 직업은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

-신곡 ‘벌써 12시’가 나왔다.

“블랙아이드필승 작곡가와 ‘롤러코스터’ 이후 두 번째로 작업한 곡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속마음을 담은 노래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면서 들어주실 수 있을 것 같다.”

-노래에선 벌써 12시가 됐다고 아쉬워하는데, 실제 통금 시간이 있나.

“통금 시간이 있었던 적이 없다. 만날 새벽에 연습을 하니까 그런 생활에 적응한 것 같다. 어느 날은 12시 전에 연습이 끝나서 집에 들어갔는데 ‘12시인데 벌써 오냐’고 하더라. 그런 ‘벌써 12시’는 있었다. (웃음)”

-이 노래로 컴백한 이유가 있나.

“가이드를 듣자 마자 후렴 부분이 계속 생각이 났다. 회사에서도 나와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래서 이 곡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번 노래의 콘셉트를 설명해 달라.

“‘롤러코스터’ 때는 반짝반짝 거리는 느낌이었고, ‘러브 유’ 때는 청량한 면을 보여드렸다. ‘벌써 12시’는 매트한 느낌이다. ‘롤러코스터’ 때는 스팽글 있는 의상도 많이 입었는데, 이번엔 글리터 하나 안 붙인다. 입술색도 조금 다크하게 하고 있다.”

-이미지 변신을 꾀한 이유가 있을까.

“솔로 데뷔를 했을 때 의아해하는 팬 분들이 있었다.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때나 아이오아이 때 다크한 댄스 무빙이 강했던 무대를 많이 보여드렸기 때문에 솔로로 활동할 때도 그런 면을 많이 보여드릴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데뷔 곡 때부터 맑고 청량한 느낌을 많이 보여드린 것 같아서 이번에 터닝포인트를 한 번 줘 보고 싶었다. 아이오아이 ‘와타맨’ 이후 흑발은 처음이다. 팬 분들이 좋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홀로 활동을 하며 힘든 점이 많을텐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나는 억지로 뭔가를 숨기거나 강하게 보이려고 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 힘들면 힘들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고 도움을 청하고 싶을 때는 친구들이나 편한 지인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물어본다. 조언을 많이 구하는 편이다. EBS 라디오 ‘경청’을 진행하면서 많은 사연들과 만났다. 어떤 직업이든 어떤 포지션에 있든 사람이 놓이는 상황과 고민은 비슷한 것 같더라. 물론 내 직접이 특수해 보일 수는 있겠지만, 혼자라는 생각을 딱히 안 하려고 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분들이나 매니저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한다. 그런 걸로 정신을 정화하기도 하고 힘도 낸다.”

-요즘 최대 고민이 있다면.

“활동 말고 거의 하는 게 없는 것 같다. 활동을 안 하거나 쉴 때 할만한 취미를 만들든 배울 것을 찾든 하고 싶다. 활동 외의 에피소드를 많이 만드는 게 올해의 목표다.”

-무대 아래에서의 청하는 어떤가.

“무대에서 딱 3분만 청하인 것 같다. 그 아래에서는 친구, 동생, 언니가 된다.”

-무대 위와 아래에서가 달라서 허무함을 느낀다는 이들도 있는데.

“허무하거나 허하지는 않다. 돌아왔다는 느낌이다. (무대 아래에서는) 다시 나로 돌아왔다는 생각이다.”

-솔로 가수로 활동하며 좋은 점이 있다면.

“나를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아무래도 그룹일 때보다는 내 의견이 많이 드러나다 보니 그룹을 할 때보다 이것저것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또 내 목소리도 다시 듣게 됐다. 원래 나는 내 목소리를 10분 이상 못 들어봤다. (웃음) 아이오아이 때는 내게 주어진 파트만 죽어라 하고 그게 끝나면 끝이었다. 그룹 성향에 맞게 톤도 조금 높여서 불렀고. 솔로를 할 때는 작곡가가 내게 편한 목소리가 뭔지 물어보더라.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내 목소리가 이렇구나’를 더 잘 알게 됐다.”

-최근 전 세계에서 K팝 열기가 뜨겁다. 영어도 가능하니 미국 활동에도 욕심이 나지 않나.

“꿈만 같은 일이다. K팝이라는 분야가 너무 커져서 이 안에서 K팝 문화를 함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큰 기쁨이다. 운도 따라주고 좋은 기회도 생긴다면 미국, 영국 같은 시장에도 진출해 보고는 싶다.”

사진=MNH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