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안전자산 엔화 강세 vs 위험자산 달러 약세
/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애플이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뉴욕증시와 유럽증시가 급락하면서 위험자산인 달러 역시 약세를 지속하고 대신 안전자산 엔화가 더욱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지난주: 2019 애플 실적 하향 조정에 전세계 증시 '휘청'

지난주는 '애플 쇼크'에 전세계가 휘청거렸다. 미국 주도의 화웨이 퇴출 움직임에 유럽 동맹국과 일본 등이 대거 동참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인구(14억 1504만여명 추계)가 많은 중국이 반격에 나서면서다. 중국은 자국민들에게 애플 대신 화웨이 제품 사용을 독려했고 그 파장은 벌써 일어나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애플 불매 지시를 내리는 등 화웨이 사태에 대한 보복이 일어나면서 애플과 구글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은 아이폰을 쓰면 월급을 깎는 등 대대적인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6년 필리핀 등 동남아와 엮인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시(중국 패소) 자국과 해외에서 활동 중인 중국 출신 연예인들이 '#중국은 한점도 작아질 수 없다(#中國一点都不能少)'는 해시태그를 다는 운동을 펼치는 등 중국에서 애국 마케팅은 언제나 주효하다.

특히 독일에서도 퀄컴 특허 침해 판결로 애플 구형 아이폰도 독일에서 퇴출되는 등 애플의 부진은 더욱 이어질 전망이다. 애플은 2019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최고 9% 하향 조정했으며 매출 전망치를 890억~930억달러에서 840억달러로 축소 발표했다. 이에 애플 시간외 주가는 7.3%나 하락했다.

'애플 쇼크'에 지난주 엔화는 강세였다. 지난 3일 엔화는 달러당 장중 104.79엔에 거래됐다. 애플의 실적 하향 조정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지속되는 등 리스크 요인이 지속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강세가 의미하는 바는 표면적으로는 안전자산 심리의 우위"라면서 "최근 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 시장 금리는 하락하고 있다는 점 등과 궤를 같이 한다. 그 이면에는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달러화에서 엔화로 변모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 경제의 독주에 대한 인식이 약화되고 미·일 금리 간의 스프레드가 꾸준히 축소되고 있는 배경에서 ▲엔화 강세 ▲금 가격 상승 ▲시장 금리 하락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원화는 지난해 연말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에 강세를 보인 것에 따른 기술적 되돌림 현상으로 약세를 보였다. 달러와 마찬가지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 역시 글로벌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약세였다.

◆ 美 연준 정책 스탠스 변화 가능성에 '주목'

이번 주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 정책 스탠스 변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오는 9일 연준의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된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주요 연준 위원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구랍 FOMC 회의에서는 2019년 금리인상 기조에 대해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을 모니터링 하겠다는 문구를 넣으면서 미세하게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때문에 연준이 미국 경기에 대해 시장 친화적 정책 스탠스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어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또 7일부터는 미국과 중국 무역협상단의 회의가 진행된다. 이번 협상을 통해 무역갈등의 완전한 해소는 어렵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처럼 긍정적인 결과에 대한 '신호'가 나온다면 달러의 강세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달러화의 추세적 약세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며 "1월 14일 진행되는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안에 대한 의회 표결이 난항을 겪으면서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달러화 상단이 낮아지면서 원/달러는 1115원에서 1135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과 중국 차관급 무역협상이 예정돼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이 실물 경기에서 지표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면서도 "이전 실무 협상에 비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피력했다.

◆ 이번 주 주요 일정

이번 주에는 주요국 경제지표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1일 발표될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유가 급락 영향으로 전년 대비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10일 발표될 중국 12월 소비자물가 및 생산자물가지수는 국제유가 하락과 핵심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반영되며 전년 대비 상승세가 모두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FOMC 의사록 및 연준 위원 발언을 통해 제시될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의사록 내용 및 위원 발언을 통해 향후 금리 인상 횟수와 경기 판단 내용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7일(월): 미국 11월 제조업주문, 미국 12월 ISM서비스업지수, 유로존 11월 소매판매
9일(수): 미국 FOMC 의사록 공개
10일(목): 미국 파월 연준 의장 연설, 중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중국 12월 생산자물가지수
11일(금):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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