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막무가내 '파산신청'...투자자 '뒷전' 제도개선 시급
상장사, 막무가내 '파산신청'...투자자 '뒷전' 제도개선 시급
  • 양인정 기자
  • 승인 2019.01.0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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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거래정지'제도 개선 시급
투자업계 "파산법원과 연계"
법조계 "법원 파산 선고 때까지 투자자 판단에 맡겨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파산신청만으로 공시와 함께 거래정지를 시키는 현행 거래소 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가 오히려 투자자의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와이커머스가 채권자 파산신청설에 대해 “서울회생법원에 파산신청서 접수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관련규정에 따라 지와이커머스의 주권 거래를 정지시킬 예정이다. 채권자 파산신청에 따른 지와이커머스의 주식거래정지는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와이커머스의 주주들은 급작스런 파산공시에 울상이다. 주가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막무가내식 파산신청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그간 파산신청만으로 거래가 정지되는 거래소 정책에 불만을 호소해왔다. 채권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악의적으로 파산신청을 해도 거래가 무조건 정지된다는 이유에서다. 

파산법원은 채권자나 채무자 등 이해관계의 파산신청이 있으면 회사가 파산상태인지 심사한다. 파산상태는 회사의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고 더 이상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법원은 채권자가 파산신청으로 이같은 파산상태를 밝히면 파산선고를 결정한다. 코스닥 상장사들에 대한 파산신청은 주로 빌려준 돈을 회사가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뤄졌다. 단순히 채권 회수용 파산신청 이라는 것.

이와 같이 파산을 신청한 채권자는 회사 부채가 자산보다 많다는 등 파산상태를 증명해야 한다. 파산법조계는 채권자가 회사의 파산상태를 증명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파산법조계 한 변호사는 “채권자가 회사의 파산상태를 증명하려면 회계 자료를 토대로 회사의 재무를 분석해야 한다”며 “이런 재무 자료를 갖추진 못하는 채권자의 신청은 대부분 기각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자임을 자처하면서 근거 없이 파산신청을 해도 거래가 정지되는 현행제도는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법원은 채권자가 실제로 채권을 가지고 있는지, 회사가 파산상태인지 심사 후 파산선고를 결정하는 반면, 거래소는 접수 사실만 있으면 거래를 정지시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대법원 사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법원에 제출된 법인파산신청은 모두 737건이다. 이 가운데 법원이 파산신청을 기각하거나 취하된 사건은 103건이다. 최근까지 채권자의 파산신청으로 법원이 파산선고를 결정하고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당한 기업은 전무하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1월 코스닥 상장사 케이제이프리텍의 채권자가 제기한 파산신청에 대해 “채권관계 등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했다. 이외에도 리켐, 에스마크, 레이젠, 코아크로스, 금성테크 등 상장사들의 ‘묻지마식’ 파산신청이 법원으로부터 기각되거나 채권자의 취하로 일단락됐다. 

법원이 이후 채권자의 신청을 기각하거나 채권자가 신청을 취하해도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 몫이다. 

◆ 채권 회수 압박용 채권자 파산신청...투자자 보호 대안 내 놓을 때

코스피 종목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코스피 종목은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만 거래가 정지된다. 이 점에서 신청 사실만 가지고 거래가 정지되는 코스닥과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거래정지 이외에 구체적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업계는 거래소가 법원과 연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회사가 아니라 채권자가 제기하는 파산신청에 대해서는 법원이 신속하게 검토 후 거래소에 통보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채권자가 제기한 파산신청이 단순히 채권 회수 압박용 등 악의적인 경우로 밝혀진다면 손해배상 등 책임을 지우는 제도도 법조계를 중심으로 제안되고 있다. 

여기에 투자자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별 변호사(K&Partners)는 “채권자 파산신청에 대해 법원이 심사하는 기간은 일반적으로 1~2개월”이라며 “무조건 거래정지를 하는 것보다는 법원이 파산선고를 결정하는 이 기간까지 투자 철회 여부를 투자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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