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사진=셀트리온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자사 바이오의약품을 해외에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유통망을 구축한 뒤 2020년 말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램시마SC'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직접 판매에 나서겠다며 이 같은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서 회장은 “‘램시마SC’를 내세워 글로벌 직판 체제를 구축하고 올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법인 설립, 케미칼(합성의약품) 수출 등을 계획 중”이라며 “1400조원 규모의 세계 제약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램시마SC는 류머티즘 관절염과 크론병 등에 쓰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신청 단계에 있으며 이르면 올해 10~11월께 허가받을 전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의약품 기업 중 해외에 자사 제품을 직접 판매한 전례는 없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자사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기 위해 개발 중인 의약품을 해외 제약사에 기술수출하거나 유통망을 확보한 파트너사를 통한다. 최근 SK바이오팜이 뇌전증(간질)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 직접 팔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서 회장은 “세계 의료 현장을 누비며 직접 유통이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고, 이제 본격적으로 직판 시스템 구축에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셀트리온의 해외 직판 시도는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로 나가는 고속도로를 놓는 일이라며 “이렇게 되면 바이오의약품 분야를 우리나라의 중요한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셀트리온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해준다면 미련 없이 2020년 말에 (회사를) 떠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서 회장은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며 유럽 시장 영업 현장을 누볐다. 그는 “국내 업체 중 글로벌 제약 직판 경험이 있는 회사는 없었다”며 “자체 유통망을 통해 직접 판매가 가능한지 따져보기 위해서였다”고 네덜란드 주재원으로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서 회장은 “지난해 3~4분기부터 (세계 직판망 구축을 위한) 전초작업이 시작됐다”며 “2020년까지 1단계 목표는 판매망까지 갖춘 회사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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