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百, 인천터미널까지 핵심상권 장악…영등포 상권 2020년부터 3파전 전망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백화점 빅3인 롯데 현대 신세계가 서울 영등포·여의도와 인천 지역에서 신규출점을 앞두고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신세계백화점이 그동안 운영해오던 인천터미널점 영업권은 롯데백화점에게 넘어갔다. 또 현대백화점은 롯데와 신세계가 자리 잡고 있던 영등포 상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와 현대가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특별한 확장 계획이 없다. 이로 인해 신세계백화점은 '2위 탈환' 3년 만에 3위로 내려앉게 되는 등 백화점 업계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외관./ 롯데쇼핑

롯데百, 인천 핵심상권인 터미널점에 4일부터 ‘입성’

인천 핵심상권에 위치한 인천종합터미널 내 백화점 주인이 새해부터 롯데로 변경됐다.

롯데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에게 백화점 운영권리 등을 이전받아 지난 4일 인천터미널점을 정식 개장했다.

인천터미널점은 신세계백화점이 1997년부터 21년간 운영해온 점포다. 하지만 2012년 9월 롯데가 인천시로부터 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9000억원에 매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인천터미널점을 사수하기 위해 법적 분쟁까지 벌였지만 결국 소송에 패하면서 롯데백화점에게 인천터미널점을 내주게 됐다.

롯데백화점은 인천터미널점의 신세계백화점 협력업체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피해를 막기 위해 기존 백화점 의류 등 브랜드 대부분 그대로 승계했다. 그 결과 3일 만에 재개장 준비를 마치는 등 오픈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다만 백화점 식품 매장의 경우 브랜드를 그대로 승계하기가 어려운 관계로 리뉴얼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내년 4월 말에야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백화점 지하에 있던 대형마트도 이마트에서 롯데마트로 변경하는 내부공사를 진행한 후 7일 재개장했다. 롯데마트 인천터미널점은 지난달 문을 연 롯데마트 금천점에 이어 차세대 스마트 기술이 대거 적용된 스마트 스토어 형태로 꾸며졌다.

롯데백화점의 인천터미널점 출점은 인천지역 최대 유통사업자 지위를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에게 인천터미널점을 넘겨받으면서 인천의 핵심상권으로 꼽히는 남동구 구월동·미추홀구 관교동 일대에 2개의 백화점을 운영하게 됐다. 인천종합터미널 옆 남동구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 부지도 롯데가 인천시로부터 매입해 복합쇼핑몰·백화점·거리형 쇼핑몰 등을 개발할 계획이란 점까지 감안할 때 인천 핵심상권은 모두 롯데 영향권에 들어가는 셈이다.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점 조감도./ 현대백화점그룹

◆ 현대百, 2020년 여의도 파크원점 오픈…영등포 상권 ‘3파전’

현대백화점은 2020년 하반기나 2021년 상반기에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점’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여의도 파크원점은 ‘미래형 쇼핑몰’ 형태로 들어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미래형 유통매장 구현을 위한 전략적 협력 협약(SCA)’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시스템 자회사이자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서비스 분야 세계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아마존 첨단 기술을 대거 적용한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특히 여의도 파크원점에는 세계 최초 무인 자동화 매장 ‘아마존고(Amazon GO)’의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을 활용한 무인 슈퍼마켓이 들어설 전망이다.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은 매장 천장에 부착된 인공 지능 센서가 이용객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구매 제품을 인식하는 최첨단 기술로 컴퓨터 비전, 딥러닝 알고리즘, 센서 퓨전(Sensor Fusion) 등 자율주행차량에 활용되는 것과 유사한 기술이다.

여의도에 현대백화점이 오픈하면 도보 30분 거리에 불과한 영등포 상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영등포역에는 롯데,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업체들이 자리해 있어 3파전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복합쇼핑몰 형태를 지향할지라도 업체 간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와 여의도역에서 이어지는 장소에 타임스퀘어와 IFC몰이 각각 선점하고 있어서다.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의 경우 여의도역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때문에 향후 영등포·여의도 지역상권을 누가 차지할지 쉽게 전망하기 어려운 상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신세계백화점

◆ 백화점 빅3 판도 바꿔…신세계百, 점포 수 3위로 ‘추락’

롯데와 현대백화점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점포를 증축하는 등 '내실 다지기'로 대응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21년 대전 사이언스 콤플렉스를 오픈하고 2022년 스타필드 청라에 백화점을 입점할 계획이 있지만 당장 인천점에 대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데다 새롭게 백화점을 출점할 계획은 없는 상태다.

지난 2016년 신세계백화점은 롯데에게 인천점을 빼앗기면서 뼈아픈 실책을 맛보게 됐다. 신세계 인천터미널점은 그동안 연 7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강남점, 센텀시티점, 본점에 이어 네 번째로 매출을 많이 내는 지점이었던 상황이다.

인천점 영업 종료에 따라 점포 수도 13개에서 12개로 줄어 들게 됐다. 이는 롯데백화점(34개)뿐만 아니라 현대백화점(13개) 전체 점포 수와 비교해봐도 가장 적은 수치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점포 증축을 통한 내실 다지기로 상황 반전을 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인천터미널 인수 실패한 2016년부터 강남점 등 기존 점포 증축에 돌입했다. 강남점 영업면적을 만평 이상 늘려 수익을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그 결과 2017년에는 백화점 점포당 매출이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을 앞질렀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로 큰 성과를 냈다.

올해 상반기부터 신세계백화점 본점 일대를 신세계타운으로 변화시키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관 분수대부터 시작해 2023년까지 메사 빌딩에 이르는 지역을 쇼핑타운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인천터미널점의 매출 규모를 능가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대비를 통해 만들어 놨다”며 “2021년 이후로 출점계획이 잡혀있는 만큼 계속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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