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NASH 신약후보물질 산 길리어드, 이번엔 웃을까?
유한양행 NASH 신약후보물질 산 길리어드, 이번엔 웃을까?
  • 김지영 기자
  • 승인 2019.01.07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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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어드, NASH 파이프라인만 3개
유한양행 본사/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지난해 비소세포폐암 신약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을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유한양행이 이번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후보물질로 또 한번 기술수출 홈런을 쳤다. 이번에 유한양행과 계약을 맺은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는 NASH 치료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로 유한양행 신약후보물질로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한양행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에 총 7억8500만달러(한화 약9000억원) 규모로 NASH 신약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다고 7일 밝혔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은 1500만달러(약 168억원)며 개발 상황과 매출에 따라 유한양행은 마일스톤 7억7000만달러(8600억원)를 추가로 받게 된다. 이번 계약에 따라 길리어드는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전세계 개발 및 사업화 권리를 갖게 되며, 유한양행은 대한민국에서 사업화 권리를 유지한다.

이번 계약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7~10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개막을 앞두고 체결됐다. 양사는 공동 영업마케팅, 원료 공급 등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왔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에도 레이저티닙을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얀센)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바 있다. 이는 국내 항암제 역사상 단일 기술이전 규모로는 역대 최대였다.

이번 길리어드와 맺은 기술이전 계약도 작은 규모는 아니다. 지난해 큰 규모 기술이전으로 꼽히는 인트론바이오 ‘SAL200'의 기술수출 규모는 6억6750만달러(약 7500억원)였으며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는 5억9160만달러(약 6600억원)에 기술이전됐다. 유한양행 레이저티닙과 두 회사의 기술수출은 각각 지난해 제약사 전체 기술이전 규모 순위 중 1~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NASH 시장, 아직 치료제 없어 ‘블루오션’

자료=각 사

NASH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소량 마시는데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현상인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이 악화돼 간세포 손상이 진행된 단계를 말한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NASH 치료제는 없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 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6억1800만 달러(약 1311억원)에 달했다. 2026년에는 253억달러(약 28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시장은 규모는 큰데 아직 치료제는 없기 때문에 NASH 시장은 제약사들에게 ‘블루오션’으로 통한다.

하지만 치료제가 없다는 것은 개발이 까다롭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NASH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가 임상 중단을 알린 바 있다.

미국 제약사 갈렉틴 테라퓨틱스는 지난해 말 발표한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하며 임상 3상을 사실상 중단했다.

지난 4월 일본 다케다가 인수하기로 결정한 아일랜드 샤이어가 개발 중이던 NASH 치료제도 임상 3상에 진입하지 못했다.

전세계적으로 NASH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업체는 70여 곳에 이르지만 임상 막바지인 3상 단계에 있는 회사는 미국 인터셉트파마와 프랑스 제약사 젠핏, 미국 엘러간, 이번에 유한양행과 계약을 체결한 길리어드 4곳이 전부다.

◆NASH에 공들이는 길리어드…유한양행 후보물질 ‘효자’ 될까

이번에 유한양행과 계약을 체결한 길리어드는 NASH 분야에서 가장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인 제약사다. 길리어드는 유한양행과 계약 체결 이전에도 ‘셀론설팁’, ‘GS-9674’, ‘GS-0976’ 3개 임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었다. 이 중 3상 단계에 있는 후보물질은 셀론설팁이다. 관련 신약후보물질 3개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만 봐도 길리어드가 NASH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아픔도 있었다. 길리어드는 LG화학이 NASH 치료제 후보물질 ‘GS-9450’을 기술수출을 통해 도입해 임상을 진행했지만 부작용 문제가 제기되며 중단해야 했다.

이번에 길리어드가 도입한 유한양행 NASH 신약후보물질은 전임상시험 전단계로 최종 후보물질조차 도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계약의 계약금이 총 규모에 비해 비교적 적은 1500만달러(약 168억원)로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계약금은 보통 총 규모의 5~10% 수준으로 매겨지는데 총 규모가 클수록 계약금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유한양행의 NASH 신약후보물질이 임상 초기 단계임에도 총 계약 규모가 상당한 것은 미래 가치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임상 단계에도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과를 지켜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그동안 공동 마케팅 등 여러 활동을 함께한 길리어드와는 협력관계가 돈독한 편”이라며 “양사 간 신뢰 관계에 기반해 길리어드가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NASH 신약후보물질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길리어드는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개발 중인 치료제가 전체 NASH 질환을 포괄할 수 있도록 병용요법(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함께 투여하는 것) 등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