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존 주택시장은 침체, 청약시장은 ‘활활’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여전한데 대출은 막혀있고…. 기존 주택시장은 내리긴 커녕 더 올랐거나 계속 오르고 있으니 부동산 시장의 극과 극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거에요.” (A건설사 관계자)

새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청약시장은 기본 두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지만 기존 주택시장은 이같은 열기가 무색하게 얼어붙었다. 이 현상은 각종 수치들에서 더 명확히 드러난다.

◆ ‘꽁꽁’ 얼어붙은 기존 주택시장

7일 국민은행 리브온의 12월 월간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4502만원으로 전월(8억4883만원) 대비 381만원 낮아졌다. 23개월 만의 하락이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가격이다. 중위가격은 평균가격에 비해 고가주택의 영향을 덜 받아 시세흐름을 판단하기에 적합하다.

주요지역 중위 주택매매 및 전세가격.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4502만원으로 전월(8억4883만원) 대비 381만원 낮아졌다. 사진=국민은행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 2017년 1월 5억9585만원에서 지난해 1월 7억500만원, 지난해 9월에 8억2975만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에는 8억4883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 큰 충격으로 다가온 9·13부동산 대책 이후 고점을 거듭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약세로 돌아섰고, 중위가격도 내려갔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도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서울아파트 분양권 거래 건수는 1238건으로, 2017년 연간 거래량(6061건)의 20%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잇달아 부동산 시장에 강력한 규제를 들이대면서 분양권 거래시장이 빠르게 식었다.

◆ ‘활활’ 타오르는 청약시장

그에 반해 청약시장은 분양 아파트마다 두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연초부터 달아오르는 청약시장에 불을 지핀 대표 분양단지가 바로 북위례 첫 분양인 ‘위례포레자이’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GS건설이 공급하는 ‘위례포레자이’는 1순위 청약을 받은 결과 487가구 모집에 6만3472명의 청약통장이 몰려 평균 130.3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많은 가구를 모집한 101㎡A형은 208가구 모집에 무려 3만2631명이 신청해 156.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108㎡T형에서 나왔다. 3가구 모집에 728명이 신청해 242.67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21일 개관한 위례포레자이 견본주택 전용면적 101㎡B 타입 유니트에 입장하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김서연기자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5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는 249가구 모집에 8307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33.36대 1로 집계됐다. 전용면적 51㎡가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2가구 모집에 559명이 신청해 279.5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 지방도 두 자릿수 경쟁률

지방 역시 평균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대구 남산자이하늘채는 551가구 모집에 4만6469명이 신청하며 평균 경쟁률이 84.34대 1에 달했다. 최고 경쟁률은 84㎡ 주택형으로, 179.31대 1을 기록했다. 다산신도시 자연앤자이는 208가구 모집에 1만689명이 청약해 평균 51.3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견본주택도 연일 붐비고 있다. 새해 첫 주말부터 검단신도시에 개관한 우미건설 ‘검단신도시 우미린 더퍼스트’, 한신공영 ‘검단신도시 한신더휴’는 지난 4일 개관해 사흘간 1만2000여명이 방문했다. 분양승인 철회를 받았다가 같은날 재개관한 대우건설 ‘수지 스카이뷰 푸르지오’에도 사흘간 1만여명이 몰렸다.

우미건설 ‘우미린 더 퍼스트’(왼쪽), 한신공영 ‘검단신도시 한신더휴’ 견본주택 외관. 사진=김서연기자

청약일정이 곧 시작되는 단지의 경쟁률도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동화건설은 8일 대구 달서구 감삼동 492-2외 6필지에 들어서는 ‘죽전역 동화아이위시’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분양가는 84㎡A가 금융결제원 대표금액 기준 5억1900만원에 책정됐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최근 대구 분양시장에서 도심에 위치한 재건축, 재개발 단지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이 곳 역시 두 자리 수의 청약경쟁률이 예상된다”며 “1순위 경쟁률을 40대1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민간 주택 분양물량은 지난해보다 많을 뿐 아니라,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와 수도권 신도시·택지지구처럼 인기 지역에서 신규 분양이 예정돼 있다”며 청약시장의 활황을 점쳤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20개 단지, 총 세대수 2만1379세대 중 1만3592세대가 일반분양된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아파트 청약시장의 선호가 여전할 것으로 직방은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달 분양물량의 경우 수도권은 인천광역시에, 비수도권은 대구광역시에 공급이 집중될 것”이라며 “일부 입지가 우수한 수요자 선호 단지들이 올해로 연기되면서 청약 수요자들의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김서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