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울시 제로페이 VS. 카드사 QR결제 서비스
지난달 20일 한 시민이 선보이는 제로페이 시범서비스. 제로페이는 매장에 비치된 전용 QR코드를 기존 은행이나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대금이 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 시스템이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간편결제 ‘QR페이’가 민·관 경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지난달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한 정부주도의 ‘제로페이’가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가운데, 카드사들이 새로운 통합 ‘QR결제 서비스’ 시작을 알렸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롯데·BC카드는 ‘QR 스캔 결제’ 서비스를 7일부터 시작했다. 카드업계 중복 투자를 막는 것은 물론, 가맹점 수수료도 낮춰 가맹점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결제 서비스는 가맹점 QR코드를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실물카드 없이 결제가 완료된다.

◆ 카드사 공통 QR페이는 상호결제 가능

카드사 공통 QR페이는 하나의 QR코드로 참여 카드사간 상호 결제가 가능하다. 고객은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카드사 앱으로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하면 결제된다. 따라서 기존 신용·체크카드의 할인,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롯데카드는 ‘롯데카드 라이프’, BC카드는 ‘paybooc(페이북)’, 신한카드는 ‘신한payFAN(페이판)’ 앱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푸드트럭 등 카드 결제 인프라를 갖추기 쉽지 않은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가맹점 매출 증대 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QR 스캔 결제’는 금융위원회에서 제시한 QR코드 결제 표준 범위 내에서 통합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일한 규격으로 동시 서비스를 출시하는 신한, BC, 롯데카드와 상호 호환이 가능해 불필요한 중복 투자비용을 절감했다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연내 QR스캔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주도의 ‘제로페이’와 카드사들이 선보이는 ‘QR결제 서비스’는 똑같이 앱투앱(App to App) 방식의 QR 결제 스캔 방식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별도의 단말기 필요 없이 밴(VAN·결제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프로세스를 간소화했기 때문에 QR 결제 건에 대해서는 가맹점 수수료도 할인 적용한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비씨카드의 경우 다른 결제방식보다 0.14%포인트, 신한과 롯데카드는 0.13%포인트 각각 낮다. 하지만 연 매출 8억원 이하 가맹점에 대해 0% 수수료인 제로페이에 비하면 아직 높은 수준이다.

◆ 수수료에선 제로페이가 강점

반면, 카드사 QR결제의 가장 큰 장점은 카드 기반의 신용공여 기능과 혜택이다. 계좌이체 방식의 다른 페이 서비스와 달리 신용카드처럼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일정기간의 외상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와 제로페이의 경우 계좌이체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계좌에 잔액이 없으면 결제가 되지 않는다. 제로페이는 소득공제 40%, 지자체시설물 이용 할인 등을 제시했지만 여행, 공연, 외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카드의 혜택이 고스란히 유지되는 카드사 QR페이는 소비자에게 더 매력적일 수 있다.

또한 카드사 QR페이는 800만개에 달하는 가맹점으로 출발 우위를 점한 상태다. 카드 3사 이외에 다른 카드사도 동참할 경우, 소비자의 사용 망 확보 면에서 유리하다. 카카오페이는 전국 19만개, 제로페이는 서울 지역 3만개의 가맹점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가맹점과 소비자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민·관 QR페이 경쟁의 주요 승부수이기 때문에 누가 먼저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만 민·관 QR페이 모두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어, 휴대폰을 이용한 QR결제라는 새로운 결제 경험을 이끌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QR페이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QR 결제를 하면서도 원래 사용하던 신용, 체크카드의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고, 특히 가맹점은 가맹점 수수료를 할인 받을 수 있어 고객과 가맹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결제 서비스”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제로페이’ 사업에 대해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며 ”지난해 12월20일부터 시범서비스 중으로 결제인프라, 가맹가입절차, 사용처, 인센티브 등의 개선점을 계속 찾고 있다. 3월 정식출범 전까지 지속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휴대전화를 가지고 바로 찍으면 될 정도로 간단하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혜택이 가기 때문에 같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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