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개그우먼 안영미의 지난 2018년 한 해를 정리하면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성장’이다. 2004년 KBS 19기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 19금 코미디로 웃음을 안겨줬던 안영미는 작년 걸그룹, 배우, 라디오 DJ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유독 눈에 띈 활동은 tvN ‘계룡선녀전’ (극본 유경선, 연출 김윤철)을 통해 희극이 아닌 정극 연기에 도전했다는 점이다. 안영미는 극중 캠퍼스 커피트럭을 운영하는 터주신 조봉대 역으로 호연을 펼쳤다. 이를 시작으로 안영미는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라고 욕심을 밝혔다.
 
-김윤철 감독님의 첫 번째 캐스팅 대상이었다. 출연 제의를 받아들인 이유는?
"처음엔 거절했었다. 그러다 원작인 웹툰을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우주와의 합일' 장면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오르가슴을 느끼며 연기하는 장면인데, '아 이게 나구나', '이거 누구 할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터주신인 조봉대는 진지하면서도 유머가 장착된 캐릭터다.
"처음에는 조봉대라는 인물 그대로, 대본대로 카리스마 있게 가고 싶었다. 그런데 부자연스러워 보이더라. 안되겠다 싶어서 애드리브를 넣었더니 감독님께서 '훨씬 좋다'라고 반응했다. 그때부터 조금씩 눈치 보면서 했다. 또 초반에 다른 배우분들이랑 붙는 신이 거의 없어 어떤 톤으로 연기하는지 몰랐다. 자꾸 나 혼자만 오버하고 튀는 것 같아 눈치를 봤던 기억이 난다”
 
-캐릭터 방향성에 대해 감독님과 어떤 이야기 나눴나.
"조봉대 캐릭터에 대해 확실히 정하지 않으셨다. 어떻게 방향을 잡을지 말이 없었다. 그게 좀 부담스러웠다. 첫 촬영 때 한 번에 오케이 하시길래 ‘내가 잘 했나' 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배우들한텐 자세히 코멘트 해주시는 걸 봤다. 코미디언 출신이라 연기자랑은 별개로 생각하시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오처럼 생각하는 건가 두려움도 앞서고, 방송 후 나만 욕먹으면 어쩌나 걱정도 됐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한테 많이 물어봤다. 매니저한테도 '자연스러워?', '튀어 보여?'라는 식으로 계속 조언을 구했다"
 

-‘빨간 탈색 머리’가 OCN 드라마 ‘구해줘’ 조성아 이후로 큰 화제거리였다. 
"탈색을 4년 넘게 해왔는데, 이번에 두피가 녹는 느낌이 들었다. 조성아 씨의 머리색이 나오려면 탈색을 3-4번 해야 된다. 이래서 처음에 설정을 잘 잡아야 한다. 저는 초반부터 웹툰 캐릭터와 똑같이 하려고 했다. 연기도 반 시트콤적으로 변했고, 자주 나오는 편도 아니기 때문에 비주얼까지 달라져버리면 캐릭터 방향을 잃을 것 같았다. 다행이었던 건 빨간 머리가 의외로 뭘 입어도 잘 어울리더라. 그래서 형형색색의 다양한 옷들을 많이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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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 고두심에게 반말하는 연기 어렵지 않았나.
"터주신 조봉대가 선계에서 ‘2인자’다. 선녀한테 반말하는 게 당연한 건데, 현실에선 대선배님이시라 부담스럽긴 했다. 마인드 컨트롤이 힘들었다. 주눅 안 든 척하는 게 화면에 잡힐까 봐 걱정됐다. 그래서 선생님이랑 붙는 신을 가장 많이 연습했다. '큐' 하면 바로 나올 수 있을 정도로 했다. 덕분에 대부분 장면이 NG 없이 잘 넘어갔다. 애드리브도 자제하고, 민폐 끼치지 않으려 했다”
 
-앞으로도 연기 계속하고 싶은가.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하고 싶다. 감독님들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올해도 안영미 쓰실 거예요?'라고 묻고 싶다”
 
-어떤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지.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 큰 스린에 내가 나오면 어떨까 생각을 해봤다. 카메오로 출연한 적 있긴 하지만, 그건 치고 빠지는 수준이었다. 장르 상관없지만 희대의 연쇄 살인마, 사이코패스 역할 해보고 싶다. 할리우드 배우 짐 캐리 같은 경우도 코미디에서 시작해 무거운 연기를 도전했다. 그처럼 안 보여줬던 나의 모습, 나의 어두운 면, 차분한 면을 보여주고 싶다. 호흡 맞춰 보고 싶은 배우는 최민식 배우님이다. 이런 굵직한 분들과 연기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아니면 반대로 이분들과 코미디 연기를 해보면 어떨까도 싶다. 얼마나 망가질 수 있을까 궁금하다"
 
-현재 일반인 남자친구와 공개 연애 중이다. 결혼 얘기도 오가나.
"이전까지는 비혼주의자였는데, 남자친구를 만나고 나서는 안정감이 들어 마음이 바뀌었다. 남자친구가 프러포즈를 한다면 결혼할 생각이 있다. 기다리라고 해서 아직 기다리는 중이다"
 
-2018년 라디오 DJ, 춤꾼, 배우 등 만능 엔터테이너의 면모를 보여줬다. 올해 계획은?
"작년 한 해는 생각지도 못하게 춤꾼이 됐고, 라디오 DJ, 배우가 됐던 한 해였다. 특히 그룹 셀럽파이브가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봐줘 감사하다. 송은이 선배, 김신영 씨가 계획을 했던 판에 저는 열심히만 했을 뿐인데, 같이 올라갈 수 있게 돼서 진짜 기쁘다. 제가 큰 수혜자였던 것 같다. 라디오 DJ로서는 아직도 배우는 단계다. '안영미, 최욱의 에헤라디오'에서 최욱 오빠한테 많이 배우고 있다. '이런 게 진행자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올해는 무계획이다. 그저 ‘구설수에만 오르지 말자’는 마음이다. 큰 기대 없이 그때그때 맡은 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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