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2017년 공개된 ‘그날처럼’은 음악 팬들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충격이었다. 귀에 쏙 박히는 멜로디와 가사, 유려한 가창력. 메이저 시장에선 무명에 가까웠던 장덕철은 ‘그날처럼’으로 자신들의 그룹 이름 석자를 대중에게 제대로 각인시켰다. 임철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그때, 우리로’와 덕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그날처럼’으로 새로운 ‘음원 강자’로 떠오른 장덕철은 이번엔 장중혁이 겪은 사랑과 이별을 토대로 한 ‘알았다면’을 발매했다. 차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방송 등의 스케줄은 당분간 없다고. 깜짝 유명세 이후 장덕철은 조금씩 자신들의 발언과 행동에 대한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임철, 덕인에 이어 장중혁의 이야기를 담은 ‘알았다면’을 발매했다. 시작부터 이런 순서대로 곡을 내기로 한 건가.

장중혁=“순서를 정해놓지는 않았다. 그냥 이번엔 내가 곡이 술술 써지더라. ‘알았다면’ 가사에 ‘길을 걷다 문득 든 네 생각에’라는 부분이 있는데, 정말 문득 그런 생각이 나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곡으로 작업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알았다면’을 들은 다른 두 멤버들은 어땠나.

임철=“좋았다. 처음 들었을 땐 ‘내 스타일은 아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듣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따라 부르고 있더라. 그래서 이 곡으로 나가면 되겠다 싶었다.”

덕인=“중혁이가 참 순수한 아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문학적 표현이 있어야 가사가 좋아진다고 생각하기도 하잖나. ‘알았다면’의 경우 단순한 노랫말에서 느껴지는 뭔가가 있었다.”

-아무래도 각자 자신이 작업한 곡에 가장 애착이 갈까.

장중혁=“좋다, 나쁘다를 판단하긴 좀 그렇고 애착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그럴 것 같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쓰는 게 용기가 필요한 작업 같은데.

덕인=“남 이야기를 쓰는 것보다 우리 이야기를 쓰는 게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곡을 쓰다 보면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이야기가 녹아 들게 된다. 가사를 쓴다는 게 내가 예전에 겪었던 일들을 쓰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발매하자마자 차트인을 했다. 예상했나.

임철=“예상은 못 했지만 기대는 하고 있었다. 차트에 들어가서 기쁘다.”

-인기를 실감하나.

덕인=“방송이나 매체 활동을 잘 안 하는 편이라 생활에 큰 변화가 없다. 차트 성적을 눈으로 보고 확인을 해도, 다른 사람들이 얘기하면 남 얘기 같고 그렇다.”
 
장중혁=“거리를 돌아다녀도 알아보는 분들이 많지 않으니까 뼛속 깊이 와 닿지는 않는다.”
 
-신곡이 나왔는데 앞으로 스케줄이 어떻게 되나.
덕인=“아직 특별히 예정된 건 없다. 우리가 지금 소속사에 입사한 이유가 음악 활동만 하기 위해서다. 방송은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하고 싶다. 공연도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고 곡이 쌓여야 많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지금은 그런 활동들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방송 활동을 하고 싶은 욕심은 없나.

덕인=“당연히 나가고 싶은 프로그램들은 많다. 그런데 우리가 아직은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대처에 미숙한 것 같다. 방송은 녹화가 되고 기록으로 남으니까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물론 섭외해 준다면 열심히 준비해서 나가겠지만. (웃음)”

장중혁=“갑자기 인지도를 얻으면서 공연, 방송 등을 하게 됐다. 준비가 조금 덜 된 상태에서 나가다 보니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 같은 게 생겼다. 무대에서 작은 실수라도 하게 되면, 비록 대중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 하더라도 우리에겐 엄청 크게 느껴지는 거다. 그래서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싶다. 조심스럽다.”

덕인=“발언에 있어서도 더 많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관심을 받다 보니 책임감이 생기는데, 아직까지는 노련함이 부족한 것 같다. 선을 잘 지키고 싶다.”

-장덕철의 음악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음악 작업에 따르는 무게감도 달라졌을 것 같다.

덕인=“평생 숙제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우리 장덕철을 믿는다. 우린 히트송을 내려고 가수가 된 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꽃을 좋아하지만 풀처럼 빛나지 않아도 늘 그 자리에 있는 존재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다. 우리의 이야기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우리에겐 동기 부여가 된다. 자극적이진 않더라도 솔직한 노래를 써나가겠다.”

장중혁=“평생 이걸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조마조마하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그걸 생각하면 힘내서 열심히 하게 된다.”

임철=“처음에 다들 재미있게 잘해보자는 생각으로 뭉쳤다. 공연하는 걸 좋아해서 매일 버스킹하고 공연을 했고. 지금은 또 그 때와 다른 재미를 느낀다. 계속 이렇게 음악을 해나가고 싶다.”

사진=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