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아시안컵 1차전 진땀승, 우승 위한 예방주사 되길
[심재희의 골라인] 아시안컵 1차전 진땀승, 우승 위한 예방주사 되길
  • 심재희 기자
  • 승인 2019.01.0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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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필리핀에 1-0 승리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필리핀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필리핀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스포츠경제=심재희 기자] 벤투호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진땀승'을 챙겼다. 필리핀의 밀집수비에 막혀 오랫동안 0의 행진에 묶였다. 황의조의 시원한 한방으로 승리를 거뒀으나 전체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그래도 다행이다. 승점 3을 따내며 결과를 만들어냈다. 우승을 향한 긴 여정의 첫걸음을 잘 마감했다. 이제 첫 경기에서 발견한 숙제를 예방주사로 삼는 게 중요해졌다.

쉽지 않았다. 예상보다 더 고전했다. 파이브백에 미드필더 4명까지 촘촘하게 공간을 지킨 필리핀 수비진을 효율적으로 뚫지 못했다. 전반전 내내 공격 전개 속도가 느려 제대로 된 찬스를 잡을 수 없었다. 황의조가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2선의 구자철·이재성과 '엇박'을 내면서 득점이 불가능했다. 세트 피스 공격의 정확도도 떨어졌다.

한국 공격은 필리핀의 지역방어 범위에 자주 갇혔다. 필리핀의 기본 수비라인을 깨뜨리기 위해 다양한 공격이 필요했지만 대체로 단순했다. 짧은 패스 위주로 공격을 진행하가는 것 자체가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다양성이 떨어져 상대를 헷갈리게 하지 못했다. 얼리 크로스와 중거리 슈팅, 수비라인을 세로 혹은 대각선으로 파고드는 스루패스가 실종되어 답답한 공격에 그쳤다.

후반전 초반 투입된 교체 카드들이 흐름을 바꿨다. 황인범과 이청용이 그라운드에 나서면서 한국 공격의 세로 및 대각선 움직임이 살아났다. 후반 19분 구자철을 대신해 나온 이청용의 스루패스 한방이 압권이었다. 중앙에서 공을 잡은 이청용은 페널티박스 안으로 날카로운 오른발 아웃사이드 종 패스를 찔렀다. 필리핀 수비수들 사이를 파고드는 '살아 있는 패스'가 황희찬에게 전달됐고, 황의조가 횡의찬의 도움을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벤투호는 공격의 다양성을 확보하며 좋은 찬스들을 잡아나갔다. 측면과 중앙을 고루 활용했고, 과감한 중거리포를 시도하며 필리핀 수비수들을 앞으로 전진하게 만들었다. 전반전과 달리 공격을 진행하는 선수들의 동선 겹침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골 결정력 부족으로 추가골을 낚는 데 실패했으나 공격 속도와 키패스의 정확성이 크게 올라간 부분은 고무적이다.

조별리그를 거쳐 토너먼트 일정에 돌입하는 큰 대회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우승후보들은 전력과 컨디션 리듬을 토너먼트 이후로 맞춰놓는 경우가 많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한국은 결과를 잡아야 하는 1차전에서 성과를 이뤘다. 밀집수비 공략 약점을 드러냈고, 기성용의 부상 및 주축 선수 3명 경고라는 수업료를 지불하고 승점 3을 얻은 셈이다. 필리핀과 1차전에서 발견한 여러 가지 숙제들이 59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위한 예방주사로 작용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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