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현대차가 아니면 누가 만들겠냐."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사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소전기차 양산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비어만 사장은 이른 시일 안에 고성능 수소전기차를 양산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8일 현대차가 제공한 비어만 사장의 인터뷰 내용 전문은 현대차의 앞으로 방향성을 읽을 수 있게 한다.

비어만 사장은 "고성능 수소차 출시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며 "현대차가 아니면 수소전기차를 누가 만들겠습니까. 고성능 수소전기차는 저희가 처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어만 사장은 지난달 현대자동차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연구개발(R&D) 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비어만 사장은 BMW에서 30여년간 고성능차 개발을 담당한 전문가다. BMW의 고성능차 브랜드 M 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재임 기간 M3와 M4 등의 제작을 이끌었다. 2015년 현대차에 합류한 그는 현대차의 고성능차 N브랜드 개발을 이끌었다.  비어만 사장은 "국적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면서 "기업 문화를 보다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고 특정 분야를 넘어 모든 기술 분야에서 엔지니어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비어만 사장은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N의 성공을 확신했다. 그는 "유럽과 호주에서 i30N을, 미국에서는 벨로스터N을 출시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며 "N 브랜드로 현대차의 전체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올해 N 브랜드 차량의 출시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구체적인 출시 시점과 차종에 대해 밝히기 어렵다"며 "이달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깜짝 놀랄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비어만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다음은 당찬 포부부터 수소차와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 등 현대차의 미래 성장 동력을 바라보는 비어만 사장의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Q.현대차그룹 외국인 임원 연구개발본부장은 처음. 그룹이 기대하는 부분이나, 핵심적인 기술 면에서 어떤 것이 있는지?

A.연구소개발본부장으로서 회사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외국인이고 아니고는 사실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으로 우리 회사가 보다 역동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일들을 할 것이고, 기업문화도 변화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연구개발본부장으로서 모든 기술 관장해야하고, 경쟁력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 어떤 한 기술만을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부문이 제대로 활동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현대차에서 고성능차량의 의미는? 그리고 올해 어떤 N브랜드 차량을 기대할 수 있는지?

A. N브랜드 론칭의 기본적인 목적은 저희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기술적 역량을 키우는 것입니다. 저희가 만드는 N브랜드의 하이 퍼포먼스 차량은 다른 경쟁 모델과 비교해 부족함 없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미디어에서 N브랜드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보면 저희의 이러한 자신감을 잘 반영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좋은 기사들이 많습니다. 유럽과 호주의 i30N, 한국 벨로스터N 론칭 등에 대한 미디어 반응이 좋습니다. 저희 브랜드 이미지가 급격히 좋아졌음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아 같은 경우 영한 느낌이 있는데, N브랜드를 통해서 그런 감성적인 느낌을 현대에도 추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N이 아닌 현대 일반차량의 경우 전통적인 현대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N브랜드 런칭한 것에 대해  저는 만족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차량이 나오냐고 여쭤보셨는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N브랜드 측면의 서프라이즈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순 없습니다.

Q. 자율주행 부문에서 어떤 계획과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지? 그리고 경쟁사와 손을 잡을 의향이 있는지?

A. 저희 회사는 평창 올림픽에서 자율주행 넥쏘를 시연한 바 있고, 지속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물론 저희 회사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고요. 협업이냐 자체 기술 개발이냐고 하셨는데,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저희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저희 같은 경우 자율주행개발센터가 있고, 자율주행 담당 기술 조직도 있습니다. 미래에 어떤 협업을 하냐를 떠나서 저희 현대만의 현대 웨이를 통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이번 CES에서도 자율주행, ICT 등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현대가 미래 모빌리티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해 공유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Q. 전동화, 커넥티드, 오픈 이노베이션 3대 키워드를 발표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모든 차에 커넥티드를 탑재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A.  2022년 커넥티드 카 1000만명 가입이라든지 구체적인 수치나 방법도 중요하지만, 저희가 실제로 이것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으로 가고, 그런 오픈 플랫폼을 통해 앱을 개발하는 회사 등 외부 기관에 데이터를 공유해서 자생적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비자의 혜택이 빠르게 넓은 분야에 생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철학이 오픈 파트너십과 개방성으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봅니다.

Q. 자율주행 분야에서 벤츠, 지엠, 구글, 웨이보 정도가 선두권이라고 본다. 현대와 기술 격차는 어느 정도인지?

A. 기술 격차가 몇 년이라는 건 큰 의미 없다고 봅니다. 일부 회사에서 파일럿 차량을 통해 좋은 기사거리가 나오게 하는 것 자체는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것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욱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메이커에서 먼저, 빨리 할 것이라는 프로파간다식의 경쟁보다 가능한 많은 고객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할 것입니다.

Q. 친환경차 고성능차 어느 정도 진척이 됐는지, 언제쯤 양산할 계획인지?

A. 친환경 고성능차 컨셉을 개발하고, 소개한 적은 있습니다. 저희가 컨셉이나 파일럿 단계에서의 고성능 차량을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만, 언제 어느 마켓을 대상으로 어떤 파워트레인을 사용한 친환경 고성능차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없습니다. 환경 규제 등으로 인해 내연기관이 종말을 맞더라도 펀 투 드라이브가 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아주 먼 미래 내연기관이 설령 종말을 맞더라도 N브랜드는 EV, PHEV 등 친환경차를 통해 펀 투 드라이브를 지속할 것입니다. 펀 투 드라이브는 죽지 않을 것입니다.

Q. 미래 자율주행차가 가까이 온 것 같은데 어느 정도까지 왔는지. 친환경 자율주행차 언제쯤 상용화 가능한지?

A. 개인적으로 언제 내연기관차가 종말을 맞을 거냐는 것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의 예를 들어보면,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국가, 지역, 적용수준 등에 따라 모두 상황이 다를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자율주행기술이 아주 큰 규모를 가지고 글로벌 모든 지역으로 적용될 때까지는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파워트레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규제를 맞추고, 내연기관의 연비를 개선하고,이미 수소전기차 등 많은 친환경차를 선보이고 있지만 이것 자체가 내연기관차가 금방 수명을 다한다는 걸 의미하진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코나ev, 니로ev 같은 차량을 저희가 소개하고 있는데 이 차량들도 파워풀하고 핸들링이 좋은 펀 투 드라이브카입니다. 수소전기차도 운전이 재미없는 차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미래 친환경차들도 역시 펀 투 드라이브라는 측면을 가진 차량이 될 것입니다.

Q. 고성능 수소전기차 기대해도 되나?

A. 시간 문제입니다. 현대가 아니면 누가 고성능 수소전기차를 만들겠습니까. 저희가 수소전기차에 관한 가장 앞선 기술을 가진 회사이기 때문에 누군가 고성능 수소전기차를 만든다면, 저희가 처음 만들 것입니다.

Q. 앞으로 어떤 모빌리티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선보일 것인지, 현대차의 방향성은?

A. 공유 경제 등 서비스 측면에서 많은 서비스가 생기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즉 아직 정착이 안된 시작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수준에서 공유 서비스, 모빌리티 서비스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제 생각에는 저희가 유동성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니즈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유서비스라든지 모빌리티 서비스가 미래에는 반드시 큰 주축으로 자리를 잡겠지만, 그러기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BMW 연구개발 직원에 비해 현대차 연구개발직원들의 강점과 보완점은 무엇인가?

A. 한국에 머문 지 4년이 됐습니다. 한국의 유능한 엔지니어들과 일할 수 있어서 아주 기쁩니다. 한국 엔지니어들은 독일과 비교해서 좀 더 진취적이고, 끊임없이 뭔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어떤 영역이 되었든 모든 엔지니어들이 쉬지 않고, 개선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하는 것은 한국 엔지니어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엔지니어 간의 경쟁심이 독일과 비교해 강하고, 좀 더 타인보다 잘하려고 하는 욕구가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욕구에 의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차량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단점으로는 아주 가끔은 그런 경쟁심이 서로 협동하고 협력하는데 있어서 장애의 요인이 되기도 하는 걸 경험했습니다. 제가 고성능차를 개발하면서 일부 조직 간 과도한 경쟁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그럼에도 이를 잘 조정해서 좋은 성과를 낸 적이 있습니다.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연구개발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입니다.

Q. 제네시스와 기존 현대기아차의 차별점과 제네시스 슈퍼카 개발 계획이 있는가?

A. 특정 판매 수치를 목표로 하는 것보다는 제네시스가 갖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잘 정착 시키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같은 경우 일부 세일즈 라이센스가 적용되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이 문제가 잘 해결됐고, 한국 국내시장에서는 세일즈도 잘 되고 브랜드 이미지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네시스와 현대 비교 측면에서는, 제네시스는 럭셔리, 안전사양, 편의사양, 브랜드 이미지, 소비 비용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다른 고객 경험과 만족도를 제공합니다.그리고 제네시스 고성능차에 대해 말씀드리면, 이미 G70가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에 선정됐고, 북미 올해의 차 선정도 긍정적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네시스가 고성능 측면에서 잘 개발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특별히 제네시스를 고성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향후 출시될 제네시스 차량을 개발하고 있는데 저는 만족하고 있으며, 향후 선보일 다음 세대 제네시스 차량들은 제네시스를 다음 레벨로 올리는데 공헌할 것 입니다.

Q.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의 뜻은?

A. 기존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를 넘어서, 제조업 혁신뿐 아니라 ICT 산업과의 융합이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나갈 계획입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란 미래의 일상 생활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현실과 상상을 연결해주고, 도시, 환경, 에너지문제 등을 개선해주는, 혁신기술을 선도하고 미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을 뜻합니다.

Q. ICT 기업과 적극적으로 손잡고 있지 않은 것 처럼 보이는데, 특별한 이유는?

A.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싱가포르 차량공유업체인 그랩,이스라엘 커넥티드카 업체 오토톡스, 중국 커넥티드카 업체 바이두, 인도 카셰어링업체 레브 등 다양한 ICT 관련 기업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도 ICT본부가 따로 있는 만큼 자체적인 연구개발도 풍부하게 진행중입니다.

Q. 자율주행자동차 정부 제약이 있는지?

A. 이 부분은 정책쪽에서 답변 드릴 수 있는 질문으로, 답변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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