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K-ICS 도입 대비 자본관리 수단 다변화 필요...현행 자본관리 ‘한계’
보험사, K-ICS 도입 대비 자본관리 수단 다변화 필요...현행 자본관리 ‘한계’
  • 박재형 기자
  • 승인 2019.01.0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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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보험사 평균 RBC 비율 261.9%
K-ICS 도입 대비 선제조치 시행되면 RBC 비율 대폭 하락 예상돼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보험연구원이 7일 발표한 ‘신 지급여력제도와 자본관리 다변화’ 자료에 따르면 최근까지 보험사들은 높은 지급여력비율(RBC비율·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가능 여부를 나타내며 경영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을 유지함으로써 자본관리에 충분한 여력이 있었지만 향후 신지급여력제도(K-ICS·새 국제회계기준에서 적용에 맞춰 보험사의 자산부채를 완전 시가 평가하는 제도) 도입을 대비한 선제조치가 시행되면 RBC비율 대폭 하락이 예상된다. 이는 금융감독원 필드테스트의 비공식적 결과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RBC비율이 대폭 하락한다는 추정치가 제시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보험사의 평균 RBC 비율은 261.9%로 최저비율인 100%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요구자본(리스크 규모를 측정해 산출된 필요 자기자본)에 비해 가용자본(리스크 규모를 측정해 산출된 지급여력기준금액)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 보험사는 충분한 여유자본(가용자본-요구자본)을 갖고 있어 자본관리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K-ICS 도입 대비에 따른 지급여력제도의 강화로 인해 최근 여유자본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회사 RBC 비율 추이./자료=보험연구원.
보험회사 RBC 비율 추이./자료=보험연구원.

보험사의 RBC비율 하락은 보험사의 사업에 이용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들고 자산운용에 투입할 자본이 부족해짐에 따라 보험사의 지급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보험사들은 RBC비율의 급격한 하락 방지를 위해 현행 자본관리 대책을 보다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후순위채권·신종자본증권 발행, 장기국채매입 등으로 자본관리

보험사들은 RBC비율 안정기에는 주로 가용자본 관리를 위해 금리변화에 대한 채권재분류 전략을 사용하고 RBC비율이 하락하면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요구자본 관리 수단으로는 장기국채를 매입했고 RBC비율 하락기에는 자본집약도가 낮은 금리연동형상품이나 보장성상품 도입을 통해 요구자본을 경감하는 방식도 활용했다.

2018년 보험회사 자본확충 현황./자료=보험연구원.
2018년 보험회사 자본확충 현황./자료=보험연구원.

하지만 이 같은 보험사들의 현행 자본관리 기법은 부채의 시가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K-ICS 제도에서는 제한적이다. 채권재분류가 가용자본 확충에 크게 기여하지만 K-ICS 제도에서는 자산뿐만 아니라 부채도 시가평가대상이기에 채권재분류를 통해 자산평가익에 의존하는 기존 자본관리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저금리 상황에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회수기간) 확대를 통해 요구자본을 경감시킬 수 있지만 낮은 운용수익률로 인해 가용자본 확충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RBC 비율 하락기에 보험사들이 활용한 금리연동형 및 보장성 상품 판매 확대는 요구자본 경감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장기적 방안이다.

보험사의 여유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하게 되고 신용평가등급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자본시장을 통해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금 조달 비용도 상승할 수 밖에 없다.

◆재보험·파생상품 활용 등으로 자본관리 다변화 필요

이에 보험사들은 다가오는 K-ICS 제도에 발맞춰 현행 자본관리 방법의 한계를 인지하고 자본관리 기법을 보다 선진화된 방향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우선 보험사들은 재보험 계약을 통해 보험부채의 규모나 보험부채에 내재된 보험·금리위험을 재보험회사로 이전해 가용자본을 확대하거나 요구자본을 경감 시킬 수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도 금리위험을 재보험사로 이전해 부채 듀레이션을 줄이는 공동재보험 도입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급여력조치 강화로 RBC비율이 하락해 보험사의 여유자본이 부족한 경우에는 보험계약가치를 자본화해 가용자본을 추가로 확충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미래에 발생하는 보험이익을 할인된 현재가치의 금액으로 유동화해 가용자본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차입하거나 특별목적회사에 이관해 미래 보험이익의 가치를 유동화·증권화하는 것이다. 다만 은행을 통한 자금차입은 현행 국내 감독규정에서 가용자본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부분이기에 미래 보험이익 가치의 유동화·증권화 등이 국내 실정에 적합하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이와 함께 요구자본의 경감 수단으로 파생금융상품을 활용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금리리스크 헤지를 위해 보험사가 국채선물, 금리스와프 등 금리파생상품을 활용하고 이를 RBC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행 RBC제도에서는 금리파생상품을 통해 보험부채의 금리위험을 관리하는 기법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2년부터 K-ICS 도입에 따른 지급여력비율의 급격한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보험사는 현행 자본관리 방식을 보다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사는 선진화된 자본관리를 위해 재보험의 활용, 보험계약가치의 자본화 등을 활용해 가용자본을 확충하고 요구자본을 경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와 더불어 파생금융상품도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다각적으로 자본관리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