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OTT 기업 콘텐츠 투자에 나서...한국판 '넷플릭스' 기대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주요 증권사가 올해 ‘황금돼지’ 업종으로 콘텐츠주(株)를 꼽았다.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콘텐츠 투자에 나서면서 관련 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스튜디오드래곤·제이콘텐트리 등 드라마 콘텐츠 제작사의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날 9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월 2일 대비 1.3% 오른 수준이다. 제이콘텐트리는 같은 기간 12.5% 상승해 이날 51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 넷플릭스 COO “전 세계가 한국 콘텐츠 좋아해”

증권가에서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시장 경쟁 심화로 콘텐츠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유튜브·넷플릭스 등이 주름잡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시장에 월트디즈니·애플·AT&T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이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릴수록 콘텐츠의 몸값이 높아지는 셈이다. 콘텐츠 기업들은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방송 시장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시장 성장에 따른 기업 재평가 가능성이 높은 미디어 콘텐츠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 드라마 콘텐츠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두터운 팬 층을 보유하고 있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지난해 11월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 행사에서 “전 세계가 한국 콘텐츠를 굉장히 좋아한다”며 “아시아 지역 전력의 일부로서 한국에 큰 투자를 하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데다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드라마 콘텐츠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경우 7~8편의 텐트폴(tent pole·거대 자본을 투입해 제작하는 콘텐츠) 작품을 포함해 역대 가장 많은 드라마 콘텐츠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상파 3사, CJ 계열사, JTBC뿐 아니라 넷플릭스, 워너브라더스까지 드라마 시장에 가세하며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며 “올해 드라마 편성편수는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역대 최대인 108편에 달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 스튜디오드래곤, 국내 1위 드라마 제작사 저력 과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스틸컷. /사진=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홈페이지

올해 가장 주목받는 콘텐츠주는 국내 1위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경쟁력을 살려 사업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40편 제작 목표를 내세운 만큼 올해 33~34편 수준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미 올해 텐트폴 드라마로 ‘아스달연대기’를 비롯해 박지은 작가와 홍자매 작가가 참여하는 두 편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캡티브(계열사 내부시장) 채널을 중심으로 드라마를 공급한 것과 달리 올해부턴 넷플릭스 오리지널과 중국 플랫폼 등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좋아하면 울리는’이 확정됐고 추가적으로 1~2편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해 공급할 전망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스튜디오드래곤의 드라마 작품수가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양적 성장 기조는 확실시되고 있다”며 ”드라마 콘텐츠 공급처 다변화와 중국 제작사와의 공동제작 등이 올해 스튜디오드래곤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부턴 스튜디오드래곤의 중국향 드라마 콘텐츠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앞서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시작으로 중국 판권 판매를 확대하고 중국 드라마를 현지 제작사와 협업해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효진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스튜디오드래곤의 중국 판권 판매 규모는 300억원 가량, 이익은 240억원 가량일 것”이라며 “또 계획대로 올 상반기 중국 드라마 2편을 제작해 방영된다면 160억원의 이익을 낼 전망“이라고 추측했다.

◆ 제이콘텐트리에 날개 달아준 ‘스카이캐슬’

스카이캐슬 포스터. /사진=스카이캐슬 홈페이지

제이콘텐트리는 드라마 사업부문인 드라마하우스가 공동제작한 JTBC ‘스카이캐슬(SKY 캐슬)’인기에 힘입어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진 곳이다. 지난해 11월 첫방송 당시 ‘스카이캐슬’ 시청률은 1.7%에 불과했으나 지난 5일 방송된 14회 시청률은 15.8%에 달했다. 이는 JTBC 역대 최고 시청률이기도 하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품 하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다”면서도 “제이콘텐트리가 드라마 제작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보여준 성과라는 점에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 제이콘텐트리는 텐트폴 작품 2편을 포함해 13편의 드라마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중국 시장 개방까지 고려했을 때 드라마 제작·판매 확대로 방송 부문이 제이콘텐트리의 성장 드라이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제이콘텐트리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020년 드라마 제작 물량이 20편에 불과해 40편에 달하는 스튜디오드래곤보다 적은 데다 제이콘텐트리 본사의 JTBC콘텐트허브 지분율(42.4%), 상대적으로 낮은 드라마 제작 마진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평가 요인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스튜디오드래곤 대비 과도한 저평가 상태로 판단된다”며 “올해 제작사 인수가 가시화하면서 드라마의 낮은 프로젝트 마진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저평가 국면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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