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세계 2위 중국 제약 시장, 시장 규모 꾸준히 성장 중
복제약보다 신약·바이오의약품 진출 유리할 듯
국내 기업들이 중국 제약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중국 정부가 최근 외국산 의약품 수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화이자, 사노피,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등 '제약 공룡'으로 불리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 셀트리온, 대웅제약, 일양약품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중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며 경쟁 열기를 더하고 있다.

에피스는 중국 바이오사 ‘3S바이오’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현지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7일 밝혔다. 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회사로 바이오시밀러(복제 바이오의약품) 연구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에피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대장암, 폐암 등 치료에 사용하는 바이오시밀러 ‘SB8' 등 일부 파이프라인 판권을 3S바이오에 위임한다. SB8은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판매하는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다. 아바스틴은 2017년 기준 전세계에서 약 7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세계 2위 의약품 시장 중국, 수출 어려웠던 이유는

중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의약품 시장으로 2013년 5505억 위안(한화 약 90조원) 규모에서 2017년 7457억 위안(약 122조원)으로 꾸준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업체들의 진출은 활발하지 않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업체들의 의약품 수출 중 중국 비중은 7.5%에 불과했다. 중국이 철저하게 자국 의약품 보호 위주의 정책을 폈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의 진출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자국 의약품만으로는 다양해지는 중국인들의 질병을 소화하기 벅찼고,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시장을 개선하고 시장의 전반적인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 정부는 다양한 제도 개선과 함께 수입 장벽 낮추기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2017년 6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HC)에 가입해 의약품 평가·승인 제도 전반을 개혁했다. 신약 개발을 위해 임상 시험 문턱도 낮췄다.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은 2017년 10월 임상 시험 관련 규제를 완화했고 이로 인해 임상 시험 기간은 약 1~2년 단축됐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산 합성의약품을 최초 수입 시에만 통관검사하고 이후에는 통관검사를 면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이 의약품 시장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국내 업체들도 중국 진출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에 중국 진출을 본격화한 에피스를 비롯해 국내 대표 바이오의약품 기업인 셀트리온 또한 현재 중국에서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3개 제품 허가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보톡스) ‘나보타’를 중국에 수출하기 위해 현지 임상을 준비 중이며 일양약품도 최근 만성 골수성백혈병 신약 ‘슈펙트’ 중국 임상 3상을 시작했다.

그래픽=이석인 기자

◆국내 제약사, 중국에서 살아남으려면…‘신약’만이 살 길

중국은 최근 고령화로 암 환자가 많아지는 추세다. 중국 베이징 국립암센터 첸왕칭(陳萬靑) 박사팀에 따르면 2015년 중국에서는 281만4000여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하루 약 7500명이 암으로 죽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중국은 의약품 중에서도 바이오의약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중에는 암 치료에 효과가 뛰어난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바이오의약품을 7대 신산업에 포함하고 외국인 투자 장려산업으로 지정했으며 2017년에는 2020년까지 바이오의약품 및 바이오시밀러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앞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중국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향후 10년 간 연평균 16%,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71%씩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중국 의약품 시장은 아직 성장 단계라 관련 제도나 규제가 다소 일관성이 없고 변화도 잦은 편이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은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의약품들은 이미 중국산 의약품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므로 시장성이 매우 낮다”며 “시장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인들에게 필요한 희귀 질병 치료약이나 새로운 효능을 가진 신약이 필수”라고 말했다.

장수혜 KOTRA 중국 정저우무역관은 “중국의 한국 의약품 수입 비중은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에 미비하고, 성장률도 뒤떨어져 진출이 쉽지는 않다”며 “중국 시장에서 잘 나가고 있는 화이자, 사노피 등 선진국 제약사의 성공 요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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