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부동산 마지막 남은 현금 결제 시장
결제, 컨설팅, 법률소송 지원 등 관련 서비스 영역 확대
"거래당사자 세원노출 꺼려"...카드 결제 활성화 걸림돌 공존
서울 강동구 일대의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연이은 카드수수료인하와 대출총량규제 등 사업 다각화에 나 선 카드사들이 신사업으로 부동산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미 카드사들은 부동산 중개플랫폼을 통해 임대료 및 중개수수료를 납부하거나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으로 부동산 계약을 체결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한 부동산 컨설팅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9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부동산 등기변동과 실거래가 알림뿐만 아니라 부동산 법률소송 지원까지 가능한 ‘부동산케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나카드의 ‘부동산케어’ 서비스는 ▲등기정보 변동 조회·알림 ▲시세 및 실거래가 조회·알림 ▲부동산관련 법률 소송 지원 ▲금융회사 등록 개인신상정보 조회 서비스 등 총 4가지의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객이 직접 편리하게 부동산 정보를 받고 관리할 수 있다.

하나카드, 부동산 관리해주는 ‘부동산케어’ 서비스 런칭. /사진=하나카드

먼저 등기정보 변동 조회·알림 서비스는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동산 주소를 등록하면, 부동산의 등기 변동 발생 시 실시간으로 SMS 알림을 받고 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본인이 거주하는 곳의 등기부등본 변동 사항, 예를 들어 소유권 이전, 근저당권 설정 변경, 가압류, 경매 진행 등의 정보를 바로 파악하여 손님들의 부동산 관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세 및 실거래가 조회·알림 서비스는 관심이 있는 부동산 주소지를 등록하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활용하여 월 1회 실거래가에 대한 SMS 알림을 받고, 해당 부동산의 시세변동 내역을 조회가 가능하다.

부동산관련 법률소송지원 서비스는 부동산 관련 분쟁 발생 시 연간 최대 1500만원에 상당하는 소송 비용을 지원해 주는 서비스다. 마지막으로 신상정보 조회 서비스는 금융회사에 등록된 본인의 개인정보가 변동 시에 실시간으로 SMS 알림을 주어 개인정보 도용 등에 의한 사기거래 피해 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하나카드 Fee-biz 사업부 관계자는 “추후 부동산 대출 진단 서비스 기능을 추가하는 등 고도화된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마지막 현금결제 시장

KB국민카드는 지난달부터 부동산 신사업 추진 관련 컨설팅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카드의 컨설팅을 맡는 회계법인은 ▲부동산 관리 사업 시장 현황 분석 ▲사업추진 기본방향 및 세부전략 수립 ▲부동산 임대관리 및 개발유동화 사업 등 사업모델 점검 ▲JV(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기획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카드는 지난해 3월 카드업계 중 처음으로 민간 부동산 임대료 납부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며 부동산 임대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후 9월에는 '탄탄대로 이지홈카드' 부가서비스에 부동산 임대료 청구할인을 추가하기도 했다.

롯데카드도 부동산 중개 플랫폼업체와 제휴를 맺고 중개수수료 카드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해당 플랫폼에서 롯데카드로 중개수수료를 결제하면 기준금액에 따라 최소 3만원에서 최대 20만원까지 캐시백 받을 수 있다.

우리카드는 카드사 최초로 부동산 임대료 결제 전용상품인 ‘리마크 우리카드’를 출시해 판매 중이다. 이 카드는 부동산종합회사 KT에스테이트의 임대주택 ‘리마크빌’ 임대료를 자동이체로 결제할 수 있다. 전월실적에 따라 최대 2만원까지 임대관리비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신한카드는 지난 6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분석 역량과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부동산 컨설팅 역량을 접목해 공동으로 빅데이터 분석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유통 상권 분석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주요 부동산 운영사, 유통사 및 대형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상업용 부동산 관련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부동산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대부분의 결제 영역에서 카드결제가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부동산이 얼마 남지 않은 현금거래 시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드사가 장기적 수익기반을 다져나가고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부동산은 결제 금액도 큰 편이라 카드 이용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서 카드결제가 활성화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교차하고 있다. 거래 당사자들은 세원노출이나 거래정보 유출을 우려해 가맹점 등록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고,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에서 중개수수료 결제 시 카드 결제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고객이 신용카드로 중개수수료와 월세를 납부하면 중개업소와 임대인이 카드결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부동산 전자계약 시스템의 경우 국토부가 투기지역에 한해 부동산 전자계약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도 부동산 결제 시장의 잠재적 성장가능성을 고려해 중개수수료, 월세 카드납 결제 시스템 구축, 컨설팅, 빅데이터 활용 등 부동산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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