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여자)아이들.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최근 K팝신에서 가장 핫한 그룹 가운데 한 팀을 꼽으라면 (여자)아이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 국적의 미연, 수진, 소연과 태국 출신 민니, 대만에서 온 슈화, 중국 멤버 우기 등으로 구성된 6인조 다국적 그룹 (여자)아이들은 데뷔 때부터 자신들에게 딱 맞는 곡과 콘셉트의 곡으로 주목 받았다.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신인산을 싹쓸이할 수 있었던 (여자)아이들의 저력은 바로 '자체제작돌'이라는 데 있다.

■ 아이돌=음악성 부족? 옛날 이야기

한 때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음악성은 부족한데 외모로 승부를 하는 가수라든가 립싱크의 대명사쯤으로 여겼다. 실제 비교적 최근까지 아이돌 그룹들은 그들의 능력과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이 만든 노래를 부르고 다른 이들의 프로듀싱 하에 움직인다는 이유로 음악성이 부족하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최근 들어 가요계에 불고 있는 '자체제작돌' 바람은 이 같은 생각이 편견에 지나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 데뷔부터 '자체제작돌'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온 세븐틴을 비롯해 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자신들이 부를 노래를 직접 만들고 앨범 프로듀싱에도 적극 관여한다. 블락비 출신 지코나 솔로 가수 아이유, 빅뱅의 지드래곤 등 대중성과 평단 모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아이돌 겸 프로듀서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8년 최고의 루키라 해도 과언이 아닐 (여자)아이들은 멤버 소연이 데뷔 때부터 '라타타', '한' 등 타이틀 곡을 모두 직접 썼다. 단순히 차트에서 먹힐만한 노래인가를 떠나 자신들이 가진 그룹색과 멤버들의 개성까지 고려한 노래들은 짧은 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여자)아이들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여자)아이들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이들 이전에도 펜타곤으로 이미 '자체제작돌'의 재미를 봤다. 펜타곤의 후이는 자신들의 노래는 물론 워너원의 데뷔 곡인 '에너제틱'까지 작업하며 아이돌계 '히트메이커'로 떠올랐다.

그룹 세븐틴.

멤버들이 작사와 작곡, 퍼포먼스에 모두 참여하는 그룹 세븐틴은 '자체제작돌'이란 표현이 널리 쓰이게 만든 주인공들이다. 세븐틴 역시 데뷔 때부터 앨범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덕에 '청량한 소년들'이라는 이미지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었다.

■ 자작곡, 진정성 보여줄 창구

자신들의 앨범 전반을 프로듀싱하는 또 다른 유명한 그룹이 방탄소년단이다. 청소년 시절에 데뷔한 이들은 '학교 3부작'을 시작으로 '청춘 3부작',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까지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공감되는 이야기를 노래와 퍼포먼스에 녹여냈다.

데뷔 초기까지만 해도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니란 이유로 '흙수저 아이돌'이란 별명까지 얻었던 방탄소년단은 '진정성'의 힘으로 곧 전 세계적인 그룹으로 거듭났다. 방탄소년단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전 세계의 많은 팬들은 이들의 노래에 공감하며 위로를 받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

신인 발굴팀에서 일하는 한 관계자는 "자작곡은 아이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팬들에게 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엔 사운드클라우드 등에 올라온 자작곡들을 듣고 신인들을 발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예전엔 이미지만 잘 포장해도 먹혔다면 이제 대중은 '진짜'를 보고싶어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체제작돌'을 만들기 위해 연습생 시절부터 작사, 작곡 공부를 시키는 기획사들이 꽤 있다"고 밝혔다. "아이돌들이 바쁜 스케줄 속에서 꾸준히 작업물을 낼 수 있으려면 연습생 시절부터 많은 공부를 시켜야 한다"는게 그 이유. 실제 연습생들이 치르는 월말 평가에 자신이 직접 만든 노래를 발표하는 항목을 넣은 기획사들도 여럿이라고.

이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들이 많아지면서 각 팀에 맞는 색을 찾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중요해졌다"면서 "멤버들이 직접 앨범 제작에 참여하는 '자체제작돌'들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자신들의 색을 찾고 유지하는 데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임민환 기자, 플레디스 제공

정진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