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반도체’ LG는 ‘TV·스마트폰’…주력분야가 발목잡은 ‘어닝쇼크’
삼성은 ‘반도체’ LG는 ‘TV·스마트폰’…주력분야가 발목잡은 ‘어닝쇼크’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9.01.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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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지난해 4분기 나란히 '어닝쇼크'
반도체 가격 하락·스마트폰 시장 포화, 주 원인으로 지목
올해도 업황 좋지 않아...단기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듯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나란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은 반도체, LG는 TV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분야 실적 부진이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그래픽=허지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나란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은 반도체, LG는 TV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분야 실적 부진이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그래픽=허지은 기자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전년 대비 38.5% 감소”

“LG전자 4분기 영업이익 753억원…전년 대비 79.5% 감소”

8일 발표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두고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전통적 비수기인 4분기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시장 전망치를 한참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 부진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삼성은 반도체, LG는 TV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분야 실적 부진이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반도체 슈퍼호황이 사실상 막을 내린 상황에서 올해 반도체 실적 부진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포화상태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전부문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4분기 뼈아픈 성적을 받아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2018년 4분기, 전자업계 쌍두마차의 이유있는 부진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반도체 수요 둔화에 가격이 급감하며 DS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그래픽=이석인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반도체 수요 둔화에 가격이 급감하며 DS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그래픽=이석인 기자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각각 10조8000억원, 753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양 사의 4분기 시장 전망치는 각각 13조4000억원, 3232억원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전망치의 80%, LG전자는 23% 수준에 그친 것이다.

1년 전 영업이익과 비교해보면 실적 부진은 더 명확해진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38.5% 감소했다. LG전자의 경우 무려 79.5%나 감소했다. 전기전자업종의 전통적 비수기인 4분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어닝쇼크’ 수준이다.

4분기 실적 감소의 주 원인으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둔화와 스마트폰 시장 악화 등이 지목되고 있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시장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력 사업분야인 TV 등에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종료는 삼성전자 실적 부진으로 기정사실화됐다. 삼성전자의 ‘밥줄’이나 다름없는 디램의 4분기 가격은 전기 대비 10%나 하락했다. 여기에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설비투자가 줄어들며 디램 수요가 급감, 가격 하락을 더 부추기고 있다. 올해도 수요가 급증할 마땅한 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반도체 부문 실적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거라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 스마트폰 시장 포화…2020년까진 어둡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79.5%나 감소한 75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232억원의 23% 수준에 그친다./그래픽=이석인 기자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79.5%나 감소한 75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232억원의 23% 수준에 그친다./그래픽=이석인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통으로 품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이미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에 접어든 데다 교체 주기마저 길어지고 있기 때문. 폴더블폰 등 폼팩터 진화와 5G 스마트폰 등 신제품 출시 기대감이 모이고 있지만 상용화 시점까지 단기 수익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분기 최대 실적을 올린 지난해 3분기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부문은 고전을 면치 못 했다. 삼성전자의 IM부문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2조2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52% 감소했고 4분기에도 실적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영업손실 1463억원을 기록하며 1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까지는 스마트폰 시장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5G폰 상용화 시점 등에 맞춰 반등의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는 분석도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신흥국 환율이 여전히 비우호적”이라면서도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미국, 한국 등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G폰 선점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 삼성vsLG ‘TV 맞대결’…’경쟁 심화→실적 감소’ 악순환

8K TV 시대를 맞아 맞대결 양상을 보인 TV부문도 지난해 4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쇼핑시즌을 맞아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돌입한 것이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양 사의 TV 경쟁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마케팅 비용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9’에서도 삼성전자는 ‘QLED 8K’를, LG전자는 ‘롤러블 TV’ 등을 앞세워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라이벌 관계인 삼성과 LG는 유독 가전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두 회사 모두 초고가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고 주력 제품군 역시 겹치기 때문”이라며 “삼성과 LG의 경쟁심리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치킨게임일 뿐이다. 지나친 경쟁은 오히려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