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스포츠스타에서 스타트업 투자자로 제2의 커리어
스포츠뿐만아니라 IT, 쇼핑, 유통 등 투자 분야 다양
은퇴한 영국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왼쪽)과 패션 디자이너인 아내 빅토리아 베컴이 영국 런던의 '더 패션 어워즈'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더 패션 어워즈에서는 패션 산업에 가장 크게 기여한 영국과 전 세계 개인, 기업들을 소개한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스포츠 스타 선수들이 스타트업계의 또 다른 스타플레이어 혹은 조력자로 변신하고 있다. 스포츠 무대를 종횡 무진하던 스포츠선수에서 직접 스타트업을 설립하거나 투자자로 제2의 커리어를 쌓고 있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수입을 벌어들이는 스포츠 스타들은 일반적으로 자산관시라를 고용, 안전자산을 선호하거나 금융상품 혹은 부동산 투자, 고급 차량·요트 같은 실물자산 구입 등에 사용하곤 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금융투자에 대한 위기감과 IT기업의 성장세와 맞물려 직접 기업에 투자하거나 설립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이처럼 스포츠 스타들은 자신들이 잘 아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관심사 혹은 취미 등 다양한 분야를 살려 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전문적인 파트너와 조인해 스타트업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거나 벤처캐피탈을 설립 해 투자·자금 운용을 관리하기도 한다.

스포츠 스타들의 벤처 투자가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타트업 투자에 있어 스포츠 스타들의 참여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우선, 그들은 벤처캐피탈 설립을 위한 풍푸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양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셀럽’으로서의 유명세와 신뢰감, 그리고 홍보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또 투자자 외에도 스포츠스타들을 따르는 수많은 ‘팬’층은 스타트업에게 신규고객 전환과 로열티를 지닌 고객 확보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백만 명의 팔로워들이 스포츠 스타들의 활동을 빠르게 인지·공감하고, 관련 스타트업이 채널과 미디어에 노출되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흡수하게 된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축국 스포츠스타인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은 영국의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 앱인 ‘마이아이(MyEye)’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는데, 그의 페이스북은 5260만여명이 팔로우하고 있다. 그가 올리는 일상생활과 스포츠 관련 메시지, 사진은 세계 스포츠 팬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 된다.

미국 SNS 분석업체 오픈도스는 지난 2015년 스포츠 스타 SNS의 경제적 가치를 분석, 스포츠 스타가 자신의 SNS 계정에 글을 하나 올리면 30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동시에 읽고, 이는 TV 광고보다 5배 정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밝혔다.

◆스포츠에서 IT, 쇼핑, 유통 등 투자 분야 다양

미국 프로미식축구(NFL)의 전설적인 쿼터백 조 몬태나는 ‘리퀴드 2 벤쳐스(Liquid 2 Ventures)’를 설립한 연쇄 엔젤 투자가(Serial angel investor)로 지난 2016년 가장 활발한 투자가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는 스카이마인드(Skymind), 트루팩트(TrueFacet), 뉴클레어스(Nucleus)등 25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또 몬태나는 마이크 밀러와 마이클 마라는 각각 IBM과 구글에 창업과 매각 경험이 있는 파트너들과 함께 이미지 검색·공유 SNS ‘핀터레스트’, 클라우드 기반의 파일 저장 서비스 업체 ‘드롭박스’에 투자했다. 그는 게임온(GameOn)이라는 스포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도 지분을 갖고 있기도 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편애니메이션작품상을 받은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가 오스카상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는 바로 코비 브라이언트다. NBA 최고 스타 중 한명인 그는 2016년 은퇴 이후 전업 벤처 투자가로 변신했다. 브라이언트는 이미 2013년부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는 벤처캐피털 ‘브라이언트 스티벨’을 설립, 스포츠 미디어 웹사이트인 '더 플레이어 트리뷴(The Player Tribune)을 비롯해 법률 서비스 회사, 텔레마케팅 소프트웨어 회사(IT), 식음료 회사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더 플레이어 트리뷴’이라는 스포츠 미디어는 미국 프로야구(MLB) 뉴욕 양키스의 간판 스타였던 데릭 지터가 직접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NEA 벤처캐피털로부터 980만달러(약 108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더 플레이어 트리뷴에는 야구·축구·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 관련 글과 사진, 영상들이 올라오며, 특히 세계적인 선수들이 직접 쓴 글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클라우드 비디오 서비스 제공 기업인 ‘블루 진스 네트워크(Blue Jeans Network)’에 7650만 달러에 달하는 시리즈E 투자를 진행 하는 등 은퇴 이후 투자가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그는 블루진스의 온라인 화상 컨퍼런스 서비스를 직접 사용, 자신의 스포츠 포털에 적용해 자문위원회에 합류 할 정도로 해당 기업의 서비스를 신뢰하고 직접 투자에 뛰어들기도 했다.

또 다른 NBA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는 ‘펜웨이 스포츠 그룹(Fenway Sports Group)’과 영국 ‘리버풀(Liverpool)’구단에 투자를 진행하면서 고가의 헤드폰으로 유명한 ‘비츠(Beats)에 초기 투자하기도 했다. 비츠의 창업자인 닥터 드레(Dr.Dre)가 30억 달러에 ’애플‘에 매각했을 당시 제임스는 3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프로 선수들의 스트리밍 비디오와 팟캐스트를 서비스 하는 ’언인터럽티드(Uninterrupted)‘라는 회사를 론칭해 1580만달러(약 174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스포츠 관련 분야의 사업과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이밖에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이자 세계랭킹 1위인 앤디 머레이 (Andy Murray)는 주식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시드러스 (Seedrs)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머레이는 기술분야뿐만 아니라 건강한 레스토랑 체인인 Tossed와 3D 가상현실 쇼핑 플랫폼인 Trillenium과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Fuel Ventures에도 투자를 하는 등 활발하게 투자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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