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산업개발 "총회효력정지가처분 등 법적 조치 취할 것"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반포 주공1단지 3주택지구(3주구) 재건축 사업이 고차방정식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반포 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이 당초 HDC현대산업개발로 정했던 시공사 선정을 취소하면서 건설사들이 사업비 8000억원 규모의 ‘강남 재건축 최대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첫 발부터 다시 떼게 된 반포 3주구 사업에 건설사들의 수주 전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존 시공자였던 HDC현대산업개발과는 조합과의 다툼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주구는 전용면적 72㎡ 1490가구이며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2091가구로 다시 지을 계획이다. 사업비 규모는 8087억원 정도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오는 10일 대림산업,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 5개 건설사를 상대로 사업 조건을 받는다. 이후 총회를 열어 수의계약 대상 건설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조합은 지난 7일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HDC현대산업개발의 재건축 시공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지하기로 한 바 있다. 이날 총회에는 조합원 총 1622명 중 857명이 참석했고, 이 중 745명이 시공자 선정 취소에 찬성표를 던졌다.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 HDC현대산업개발, 법적 대응 예고

반포 3주구는 지난해 두 차례 유찰된 후 단독 입찰 시공사였던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선정된 구역이다. 현대산업개발 시공사 선정 취소 안건이 가결된 이유에는 현대산업개발이 900여억원 규모의 특화설계 비용과 공사범위에서 조합과 갈등을 빚어온 점이 꼽힌다.

현대산업개발과 조합의 결별로 새로운 시공자 수의계약 재입찰과 계약이 이뤄지기까지 한동안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조합의 시공사 선정 취소 결정에 대한 이유를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면서도 조합의 결정에 불복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총회의 결과를 당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사의 권리 보호를 위해 총회효력정지가처분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오는 20일 조합장 및 직무정지를 위한 해임총회 등을 앞두고 있어 추후 진행될 재건축 사업을 더 늦추게 됐다. 새로 비용과 노력이 수반되는 수주가 쉬운 작업은 아닌데다, 현재 현대산업개발과 조합이 벌린 ‘판’이 정리된다는 확신이 없다면 어떤 시공사든 안심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도 입찰의향서를 냈지만 의향서의 전제가 조합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법적인, 금전적인 부분들이 해소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면서 “조합에서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진정되지 않는 상황인데 향후 입찰 참여를 희망한다고 해서 섣불리 들어갔다가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어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 "반포 3주구, 재건축 수주 경쟁 상황서 충분히 참여할 만한 사업"

장기전으로 비화할 전망이나,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사업이다. 반포 3주구의 사업 규모는 지난해 체결된 정비사업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에 속했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건설사들은 다른 사업지 입찰 등으로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는데, 업계에서는 최근처럼 재건축 일감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충분히 참여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 강남권 알짜 재건축 단지 중 하나로 꼽혔던 서초구 신반포15차의 사업비 규모는 2000억원 수준이었고, 보통 재개발·재건축 구역의 평균 사업비 규모 역시 2000억원가량이 평균치인 것을 감안하면 반포 3주구의 규모는 매우 큰 편이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건설이 반포 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사업 규모만큼은 아니지만 재건축·재개발 수주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반포 3주구는) 충분히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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