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정기인사서 여성임원 대거 포진...'내가 바로 원더우먼'
은행권, 정기인사서 여성임원 대거 포진...'내가 바로 원더우먼'
  • 권혁기 기자
  • 승인 2019.01.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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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왕미화 WM사업부문장 겸 부행장·조경선 부행장보
KB국민은행 김종란 신탁본부 상무·조순옥 준법감시인 상무·이미경 IPS본부 본부장 등 여성 임원 다수
우리은행 정종숙 부행장·송한영 외환그룹 상무
KEB하나은행 노유정 변화추진본부 본부장·백미경 소비자행복그룹 겸 소비자보호본부 전무·김남희 남부영업본부 본부장
/사진=영화 '원더우먼' 스틸(위), 픽사베이
/사진=영화 '원더우먼' 스틸(위), 픽사베이

[한국스포츠경제=권혁기 기자] 위가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깨뜨릴 수 없는 장벽 '유리천장(Glass ceiling)'. 1986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처음 사용한 개념인 '유리천장'은 현대 직장 여성들이 승진에 있어 일정 단계에 이르면 부딪히게 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비유한 말이다. 은행권에도 유리천장은 존재했다. 지난 2013년 12월 당시 권선주 IBK기업은행 부행장이 사상 최초로 여성 은행장으로 올라서며 여풍(女風)이 불었다. 2015년 리스크관리본부장에서 우리은행 첫 여성 부행장으로 이름을 올린 김옥정 부행장, 신순철 신한은행 첫 여성 부행장 등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후 금융 공기업인 IBK기업은행 외에 여성은행장은 전무후무하고 은행계 여성 임원의 비중 역시 괄목할 정도로 늘어나지는 않았다. 지난해 김병욱(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권 직급별 여성 비율 현황'(2018년 3분기말 기준)을 살펴보면 4대 시중은행 부행장(전무) 72명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은행권에 여성 임원들이 다수 발탁되며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먼저 신한은행은 왕미화(55) 전(前) 일산본부장을 WM사업부문장(부행장 겸)으로 신규 선임했다. 2015년 신순철 전 부행장 퇴임 이후 첫 여성 임원이다. 1983년 부산진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왕 부행장은 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창원지점, 만수동지점을 거쳐 2001년 본행 인사부로 발령받았다. 2005년에는 성산동지점 개설 준비를 하면서 지점장을 맡았다. 성산동지점을 자리잡게 한 왕 부행장은 2009년 2월 서현역지점장으로 거처를 옮긴 후 10개월만에 신한PB(Private Banking·거액 예금자를 상대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주는 금융 포트폴리오 전문)방배센터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이어 신한 PWM(Private Wealth Management·복합금융업무)강남센터장, WM(Wealth Management·자산관리)사업본부장, 일산본부장을 거쳐 WM사업부문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경선(54) 신한은행 부행장보는 83년 입행했다. 영등포여자상업고등학교 출신으로 서울 을지로5가, 광화문, 당산동지점에서 근무하다 2004년 고객만족센터 부실장으로 임명됐다. 2009년 용산금융센터 지점장을 시작으로 목동하이페리온지점, 일산문촌지점, 응암동지점장을 맡았으며 2016년 원당금융센터장을 거쳐 지난해 스마트컨택본부장이 됐다.

11시방향부터 왕미화 신한은행 WM사업부문장,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보, 조순옥 국민은행 준법감시인 , 김종란 국민은행 신탁본부 상무, 정종숙 우리은행 WM그룹 부행장, 송한영 우리은행 외환그룹 상무. /사진=각 은행 제공
(왼쪽위부터)왕미화 신한은행 WM사업부문장,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보, 조순옥 국민은행 준법감시인 , 김종란 국민은행 신탁본부 상무, 정종숙 우리은행 WM그룹 부행장, 송한영 우리은행 외환그룹 상무. /사진=각 은행 제공

KB국민은행은 타행에 비해 여성 임원이 많은 편이다. 김종란(55) 신탁본부 상무는 덕성여고 출신으로 단국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강서·양천3 지역본부장, 여의도영업부장, 서대문지점장, 방배남지점장, 캠퍼스플라자사업단장 등 요직을 두루 섭렵했다. 호수돈여고 졸업 후 고려대 독어독문, 헬싱키 대학원에서 MBA를 전공한 조순옥(54) 준법감시인 상무는 가양동지점장, 수신부장, 무교지점장, 북부지역영업그룹 대표 등을 맡았다. 특히 조순옥 상무는 국민은행 최초 여성 준법감시인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이미경(55)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투자상품서비스)본부 본부장은 도곡스타PB 센터 본부장 이후 청담PB 센터장, 대전PB 센터장 등을 거쳤다. 국민은행은 임원대우를 받는 이지애(54) IT개발본부장, 김교란(56) 경서지역영업그룹장까지 4대 시중은행 중 여성 임원 비중이 가장 높았다.

우리은행도 김옥정 부행장 이후 3년 만에 여성 임원을 중용했다. WM그룹 정종숙(57) 부행장은 81년 충주여상 졸업과 동시에 입행해 종로영업본부장, 강남2영업본부장 임무를 수행했다. 2017년에는 WM그룹장(상무), 부행장보를 거치면서 방송통신대 경영학과, 연세대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하는 등 자신의 업무와 연관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열정가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정 부행장 외에 외환그룹 상무로 송한영(57) 전 종로기업영업본부장을 선임했다. 여성 행원들의 불모지로 불리는 기업영업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며 임원으로 발탁된 송한영 상무는 남대문기업영업본부, 종로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을 거쳐 2015년 광진성동영업본장을 지냈으며, 이번에 승진 전까지는 대기업영업 격전지인 종로기업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노유정(왼쪽) KEB하나은행 변화추진본부장, 백미경 KEB하나은행 소비자행복본부 그룹장. /사진=KEB하나은행 제공
노유정(왼쪽) KEB하나은행 변화추진본부장, 백미경 KEB하나은행 소비자행복본부 그룹장. /사진=KEB하나은행 제공

KEB하나은행은 총3명의 여성 임원이 중용됐다. 노유정(51) 변화추진본부 본부장이 올해 승진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백미경(55) 전무는 소비자행복본부 그룹장으로 보임됐다. 노유정 본부장은 금융소비자보호부를 이끈 바 있으며 백미경 그룹장은 2015년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후 첫 여성 그룹장이다. 김남희(55) 남부영업본부 본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노유정 본부장은 1992년 7월 하나은행 상계미도파지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이어 잠실역지점 가계영업팀장, 응봉삼거리 지점장, 삼성1동 지점장, 고객만족팀 부장을 섭렵했으며 통합 첫해 금융소비자보호부 부장, 이듬해 잠실레이크팰리스 지점장으로 부임했다. 백미경 전무는 1995년부터 2015년까지 다양한 지점에서 근무했다. 방배서래지점, 대치역지점, 골드클럽본점, 성북동지점, 정자중앙지점, 신반포지점, 잠원역지점 등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일한 백 전무는 고객보호본부장, 소비자보호본부장 등 '고객 만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밖에 장미경 NH농협은행 자금운용부문 부행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신동금 부행장·유기숙 전무·황해순 상무, 박현주 SC제일은행 커머셜기업금융총괄본부장(부행장보)·이종실·이천민·안현희 전무가 여성 임원이다.

박정림 KB증권 사장. /사진=KB금융그룹 제공
박정림 KB증권 사장. /사진=KB금융그룹 제공

비은행권으로 박정림(55) KB증권 대표이사도 첫 증권가 여성 CEO로 상징적이다. KB금융지주 WM총괄 부사장, 국민은행 부행장, KB증권 부사장을 거쳐 여의도 첫 여성 수장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 사장은 취임사에서 "하나의 KB증권을 위해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정립하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자. 협업과 화합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다양한 의견 개진의 자리를 만들어 치열하게 논의하고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박정림 사장과 김해경(58) KB신용정보 사장까지 두명의 여성 CEO를 배출했다.

물론 KDB산업은행처럼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방탄은행'도 있다. 유리천장을 한번에 깨뜨릴 수는 없겠지만 작은 균열이 언젠가는 큰 균열로 발전한다는 점에서 2019년 은행가를 책임질 다수 여성 임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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