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무이자 할부 및 항공 마일리지 축소
비용절감 위해 카드 '단종' 시키기도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인하 여파로 카드사들이 카드 혜택 축소와 함께 일부 카드를 단종시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카드사들이 카드 혜택 축소에 이어 카드를 ‘단종’ 시키는 극단의 선택에 나섰다. 지난해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마케팅비 축소 압박으로 카드사들의 비용절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달 말 나올 금융당국의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 가이드라인’등이 구체화되면 무이자 할부 및 항공권 마일리지 등 카드 혜택 축소가 전 방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연말부터 비용부담을 줄이고자 일정 기간이 지난 카드들이 사라지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1일부터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일부 축소했다. 또 지난해 상시 제공하던 업종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올해부터는 특정기간에만 제공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이사철에 가전·가구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신한카드와 비씨카드는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줄여나가고 있다. 업계에선 무이자할부를 시작으로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혜택 등의 부가서비스가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카드도 다음달 1일부터 일상 사용처에서 자사 포인트인 H코인 100% 사용 시 제공했던 5% 할인 혜택을 종료한다. 그동안 현대카드는 외식, 쇼핑, 금융, 패션 등 고객들이 자주 찾는 가맹점을 확보해 H코인 사용혜택을 제공하고, 결제 시 사용 코인의 5%를 추가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해왔다.

또 올해부터 고가의 스마트폰 구매 시, 통신사 제휴카드로 통신비 할인 혜택을 받기 어려워진다. 현대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통신비 제휴카드 신규발급을 중단하거나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카드의 경우 통신사와 제휴를 더 연장하지 않고 'kt-현대카드M 에디션2'와 'LG U+-현대카드M 에디션2'의 신규·교체·갱신 발급을 지난해 말 종료했다.

신용카드의 대표적인 혜택인 항공마일리지 서비스도 축소된다. 국내 1위인 신한카드는 항공권 마일리지 적립 등 고객혜택이 많은 카드상품에 대해 연초부터 단종을 추진한다. 출시 5년이 지난 카드상품으로 한정했지만 고객에 주는 혜택이 많아 고객 불만 등의 후폭풍도 예상된다.

하나카드는 올해부터 ‘시그니처 카드’ 신규발급을 중단했다. 시그니처 카드는 항공 마일리지 적립에 특화된 프리미엄 카드로 연회비(15만원)가 비교적 높다. 하지만 신규 발급 시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PP카드와 15만원권 신라면세점 오프라인 할인쿠폰 또는 국내선 동반자 무료항공권을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말 ‘모두투어 투어마일리지 카드’를 단종 했다. 해당 카드는 삼성카드 포인트를 쌓아 일등석 항공권을 일반석 티켓 가격으로 구매하는 이른바 삼포적금(삼성포인트 적금)으로 활용할 수 있어 고객들에게 입소문을 탔다.

KB국민카드는 포인트리 항공 마일리지 전환 서비스를 축소했다. 이에 따라 고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선물 받은 포인트리를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없다.

또한 국민카드는 아파트 관리비 자동납부 시 최대 2만원까지 제공하던 캐시백 혜택을 이달부터 최대 1만원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고객은 자동납부를 신규 신청하고 최초 납입하면 5000원, 2회차 연속 납부 시 5000원 추가 캐시백 혜택만 받을 수 있다.

삼성, 우리, 비씨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도 지방세 카드 납부 관련 수수료 면제 혜택을 없앴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순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금융당국이 마케팅비 축소로 이를 만회하라고 한다"며 “부가서비스 등 각종 혜택이 줄어들면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생존을 위한 비용 절감 대책에 나설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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