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ㆍ조재범' 거론한 여준형, 그가 꺼낸 그 날의 목격담
'심석희ㆍ조재범' 거론한 여준형, 그가 꺼낸 그 날의 목격담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01.10 2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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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준형 대표 "빙상계 성폭력 의혹, 5~6건 있다"
대한체육회, 심석희ㆍ조재범 파문에 사죄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왼쪽)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해 스포츠계 전반에 파문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왼쪽)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해 스포츠계 전반에 파문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출신인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가 조재범(38) 전 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의혹을 두고 빙상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관련 대책을 내놨다.

◇빙상계 성폭력 의혹, 5~6건 더 있다

여 대표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체육ㆍ시민단체들이 함께 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피해자나 학부모들은 폭로를 해도 자신들만 피해를 보고 바뀌는 게 없다고 생각해 그냥 참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운을 뗐다. 아울러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여 대표는 젊은빙상인연대가 2개월여 전부터 빙상계의 성폭력 의혹을 접수해 사실관계를 조사했으며 현재 5∼6건의 의혹이 있고, 이중 2건은 피해자를 통해 직접 성추행 의혹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역 선수도 포함돼 있다고 부연했다.

여 대표는 기자회견 등을 통한 피해 사실 발표 여부는 향후 조심스럽게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현역 선수들이 있는 데다, 피해자들이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젊은빙상인연대는 오는 14일쯤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선수가 직접 가해자의 실명을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사건이 불거진 후 피해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면서 회견 계획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여 대표는 "빙상계가 다른 종목에 비해 폭력이 더 만연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라면서도 "체육계 전반의 수직적인 구조가 (폭력의) 가장 큰 요인이며 특히 빙상은 특정인의 권력이 커서 공론화가 힘들다"고 꼬집었다. 또 "대한빙상경기연맹도 선수를 위하는 연맹이 돼야 하는데 선수를 징계하기만 바쁘고 방지대책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여 대표는 조 전 코치의 심석희(22) 폭행 장면을 한 차례 직접 목격 했다며 "선수촌 라커룸 등이 외부와 차단돼 있어서 충분히 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언급했다.

◇대한체육회 “전 종목 조사, 강력한 조처 약속”

한편 같은 날 대한체육회는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체육회는 이기흥 체육회장 명의의 사과문과 함께 체육계 비위근절 전수조사,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관리 강화를 주된 내용으로 한 개선책을 공개했다. 사과문에서 이 회장은 "먼저 조 전 코치의 폭력 사건, 성폭력 의혹 사건과 관련해 용기를 내준 심석희 선수에게 깊은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하며 상처를 받은 피해자 가족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체육회는 선수촌 전 종목에 걸쳐 현장 조사를 벌여 강력한 조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포츠 인권 관련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 개선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체육회는 특별조사반을 꾸려 서울 태릉과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현장 조사에 나섰다. 스포츠 인권 전문가, 국민감사관, 법률 전문가 등 외부인으로 구성된 특별조사팀을 꾸려 회원종목단체와 시도체육회를 대상으로 (성)폭력, 조직 사유화, 횡령 및 배임, 승부 조작과 편파판정 등 스포츠 4대 악(惡)을 조사할 방침이다. 4대 악을 조직적으로 일삼은 회원종목 단체는 즉각 자격을 박탈할 예정이다. 사실상 무관용 원칙을 공언한 셈이다. 그리고 여성 전문위원을 증원해 이들에게 여자 선수들의 인권 침해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위험요소를 차단하게끔 할 예정이다.

체육회는 선수들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선수촌 내 주요 사각지대에 인권 보호를 위한 CC(폐쇄회로)TV를 설치하고 남녀 선수 로커에도 비상벨을 달며, 로커에 무단출입 시 즉각 퇴촌 조치를 하겠다고도 전했다. 선수위원회에 고충 상담 창구를 열어 선수 출신 위원들과 현역 선수들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스포츠 인권 교육 부분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