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이시영이 액션영화 ‘언니’(1월 1일 개봉)로 ‘신의 한 수’(2014년)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극 중 동생을 구하기 위해 나선 언니 인애 역을 맡아 대역 없이 모든 액션을 소화하며 ‘액션 여제’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맨손을 비롯해 하이힐, 망치 등 각종 도구를 이용한 다양한 액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시영은 “액션을 직접 하다보니 자신감이 생기긴 했다”며 “다음 기회에는 더 잘하고 싶다”고 했다.

-그 동안 액션 영화 출연 제안이 많지 않았나.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았다. 혼자 막연하게 액션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 ‘언니’를 처음 만났을 때는 내가 액션을 굉장히 갈구하고 있을 때다. 영화의 전체가 모두 액션으로 이뤄져 있었다.”

-‘언니’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복수라는 감정 하나로 밀고 가는 게 쉽기도 했고, 극에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오프닝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어떤 정보도 없이 카센터로 들어가는 여자가 빨간 하이힐에 원피스를 입고 망치를 들고 내려친다는 것 자체가 큰 궁금증을 느끼게 했다.”

-실화를 다룬 영화이기는 하지만 청소년 성범죄 소재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2년 전에 찍은 영화인데 그 때만 해도 이 사건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훨씬 더 사회적으로 충격적인 사건들이 많이 생겼다.”

-동생 은혜 역을 맡은 박세완은 표현하기 힘든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누가 은혜 역할을 맡을지 굉장히 궁금했는데 (박)세완이가 촬영 하는 걸 보고 너무 마음이 놓였다. 연기를 참 잘한다. 이 영화가 액션이긴 하지만 드라마적 요소도 많다. 그 부분을 세완이가 100% 이상 채워줬다고 생각한다. 정말 많이 의지했다.”

-일부 남성들이 정해놓은 여성성에 대한 반기를 들고, 복수하는 영화인데.

“분노액션이라고 홍보는 했지만 사실 더 응징해야 할 것 같다. (웃음) 원래 시나리오 자체가 가해자들에게 더 잔인하긴 했지만 많이 순화했다. 현실에서 못 하는 걸 영화로 풀어내야 통쾌함이 더 컸을 것 같다. 어쨌든 살인을 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동생을 구하는 거니까.”

-데뷔부터 지금까지 거의 쉬지 않고 일하고 있는데.

“늦게 데뷔해서 늘 조급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복싱이라는 운동을 하게 됐는데 서른이 넘어서도 꿈이 생길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꼭 운동이 아니더라도 운명처럼 뭔가를 만났을 때 설렌다. 40대~50대가 돼서도 꿈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시나리오나 대본이 들어왔을 때 항상 이 작품이 인연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것 같다. 거의 거절하지 않는다. 일을 할 수 있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문영남 작가의 신작 SBS ‘왜그래 풍상씨’에서 화상 역을 맡아 기존 캐릭터들과 다른 모습을 연기했는데.

“‘왜그래 풍상씨’는 뭔가 탈출구 같은 드라마다. 이렇게 막돼먹고 철 없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내가 또 언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거의 모든 장면에 껌을 씹고 나오는데 연기를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욕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캐릭터라 스트레스도 풀리더라. (웃음) 정말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이 배우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나.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려고 하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좀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게 사실이다. 또 어떻게 보면 약간의 여유도 느낀다. 감정 연기를 할 때 도움을 많이 받는다. 어른이 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이도 30대 후반이고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있으니 심적으로 안정적이다. 편하게 연기할 수 있다.”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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