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이어 김보름… 잇따른 폭로전으로 얼룩진 빙상계
심석희 이어 김보름… 잇따른 폭로전으로 얼룩진 빙상계
  • 이상빈 기자
  • 승인 2019.01.1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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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채널A와 인터뷰서 '왕따 파문' 심정 밝혀
성폭행 피해 호소한 심석희까지… 빙상계 어두운 민낯
심석희(왼쪽), 김보름. /SBS 8뉴스, 채널A '뉴스 LIVE' 캡처
쇼트트랙 심석희(왼쪽),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SBS 8뉴스, 채널A '뉴스 LIVE' 캡처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종목에서 '왕따 주행' 파문으로 대중의 비난을 받았던 김보름(26ㆍ강원도청)이 피해를 호소하며 방송 인터뷰에 나선 사실이 알려졌다. 얼마 전 쇼트트랙 심석희(22ㆍ한국체대)도 조재범(38) 전 코치로부터 폭행에 이은 성폭행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빙상계가 잇따른 폭로전으로 얼룩진다. 

김보름은 10일 채널A '뉴스 LIVE'가 공개한 예고 영상에서 "괴롭힘을 당했었다"며 "소리 지르고 욕을 하고 쉬는 시간에 라커룸으로 불러서 한 시간이고 두 시곤 세워서 폭언했을 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왕따 가해자로 지목돼 비난과 싸웠던 그가 피해자를 자처하는 뜻밖의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겁이 나지 않냐는 질문에 "이런 부분은 부모님께도 말씀드린 적 없고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조심스러웠고 다른 부분으로 두려운 게 있다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보름이 평창 동계올림픽 팀 추월에서 노선영(30)을 뒤로한 채 박지우(21ㆍ한국체대)와 결승선을 통과하자 고의로 따돌린 게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됐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 보인 태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선배를 무시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웃었다는 게 이유였다. 대중이 공분했고 노선영이 피해자, 김보름은 가해자로 낙인찍혔다.

올림픽이 끝난 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빙상연맹에 특정 감사를 진행해 사태 파악에 나섰다. 고의성이 없었다는 결론이 나와 김보름은 비난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차가웠다. 이 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았다.

빙상계 폭로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김보름의 폭로 예고에 앞서 심석희의 성폭행 피해의혹이 세간을 뒤흔들었다. 심석희는 십 대 때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일삼았다며 지난해 9월 조 전 코치를 고소했다. 3개월 뒤엔 2014년부터 성폭행에 시달렸다고 밝히면서 추가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름ㆍ심석희 사태에서 보듯, 빙상연맹은 책임을 피하고 있다. 피해자들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개인이 나서서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분위기로 번졌다. 선수들의 고통을 내부에서 해소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겹겹이 싸인 문제가 밖으로 터져 나왔다. 각 종목에서 추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연맹은 물론 대한체육회 등 관련 기관들의 강력한 조처가 시급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