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선수들/사진=구단 제공.

배수진을 친 대한항공이 체력안배에 들어간 OK저축은행을 물리치고 ‘봄배구’의 불씨를 살렸다.

대한항공은 2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6-24 25-17 30-28)으로 이겼다. 20승15패 승점 61이 된 4위 대한항공은 3위 삼성화재(22승12패ㆍ승점 63)를 승점 2차이로 압박하며 3위 싸움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OK저축은행은 22승13패 승점 68로 2위를 유지했다.

이날 양팀의 자세는 사뭇 달랐다. 대한항공은 최소 준PO 진출을 위해 대한항공과 승점 차를 3이내로 좁혀야 하는 상황이었다. 경기 전까지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에 승점 5가 뒤져 있었다. 장광균 감독대행이 경기를 앞두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른 것에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고 말한 것처럼 대한항공은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남다른 투지를 보였다. 반면 이미 PO직행 티켓을 거머쥔 OK저축은행은 급할 것이 없었다. OK저축은행은 간판 선수인 시몬, 송명근 등을 빼고 경기에 임했다. PO를 위해 주요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해놓겠다는 심산이었다.

의지의 차이는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대한항공은 1세트 중반 이후부터 꾸준히 앞서 나갔다. 외국인 선수 모로즈와 김학민, 정지석 등이 잇따라 득점에 성공한 대한항공은 1세트를 따냈다. 대한항공은 2세트에서도 모로즈를 앞세워 맹공을 퍼부었다. 모로즈는 2세트까지 11득점을 기록했다. 기세가 꺾인 OK저축은행은 3세트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결국 차포 빠진 OK저축은행을 상대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모로즈는 양팀 최다인 21득점을 올리며 이름값을 해냈다. OK저축은행은 시몬 등 주포들의 공백을 절감하며 힘없이 주저앉았다.

앞서 경북 김천체육관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홈팀 한국도로공사를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2-25 25-19 26-28 25-22 15-7)로 이겼다. 승점 2를 추가한 3위 흥국생명은 17승12패 승점 46이 되면서 4위 GS칼텍스(13승15패ㆍ승점 42)와 승점 격차를 4점으로 벌렸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3위까지 나서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흥국생명은 팀의 정규리그 최종전인 3월 5일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승점 2를 추가하면 자력으로 3위를 확보한다. 한국도로공사(13승16패ㆍ승점 40)는 이날 패배로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이 좌절됐다.

안산=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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