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노믹스 프론티어(92)] 첼시 유니폼 팔뚝에박힌 '현대' 로고는 얼마일까
[스포노믹스 프론티어(92)] 첼시 유니폼 팔뚝에박힌 '현대' 로고는 얼마일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1.1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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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브랜드와 상품 인지도 제고 위해 천문학적 금액 지출

후원 팀과 선수가 구설에 오를 경우 역효과 보기도

[한스경제 박대웅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첼시 소속 선수들이 현대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현대차 제공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첼시 소속 선수들이 현대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현대차 제공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구단 첼시의 유니폼에 우리에게 낯익은 기업의 로고가 새겨 있다. 주인공은 바로 '현대(HYUNDAI)'다. 첼시 선수들은 왼쪽 어깨에 현대 로고를 달고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빈다. 물론 이 모습은 전파를 타고 전 세계 축구팬들의 안방으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첼시 유니폼에는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기업 요코하마 타이어를 상징하는 '요코하마(YOKOHAMA)'라는 글귀가 가슴팍에 박혀 있다. 가슴에 새겨진 요코하마와 어깨에 수놓인 현대 로고의 가치는 얼마알까. 요코하마타이어는 첼시 유니폼 정중앙에 '요코하마'라는 로고를 박기 위해 매년 4000만 파운드(한화 약 580억 원)을 쓴다. 반면 지난해 6월 첼시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고 소매에 '현대' 로고를 심은 현대자동차는 요코하마 타이어의 4분의 1인 연간 1000만 파운드(약 1450억 원)을 지불한다.

단순히 로고 하나 박는데 기업들은 왜 이렇게 많은 금액을 지불할까. 기업들은 국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인기 스포츠를 전략적으로 후원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차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첼시 이외에도 스페인 라 리가 명문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스폰서십을 맺었다. 쌍용자동차는 동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폴란드 인기 스포츠인 여자 배구 1부 리그 팀을 후원하고 있다. 또 영국 여자축구 리그에서 뛰고 있는 지소연을 물신양면으로 돕고 있기도 하다.

동부대우전자는 프랑스 국민 스포츠인 핸드볼 경기 올스타전인 '핸드 스타 게임 2018'의 메인 스폰서로 3년 연속 나서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수백억원의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가면서 소비자들에게 광고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도 브랜드와 제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스포츠와 스포츠 구단 및 선수를 활용하고 있다.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 관련 실패 사례로 2018 평창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사진)을 꼽을 수 있다. 네파 광고화면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 관련 실패 사례로 2018 평창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사진)을 꼽을 수 있다. 네파 광고화면

이런 스폰서십은 잘 되면 한 마디로 대박을 친다. 대표적으로 국내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를 꼽을 수 있다. 넥센타이어는 2010년부터 9년간 넥센 히어로즈를 운영하며 약 600억 원의 메인 스폰서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기간 거둔 마케팅 효과는 수천억원에 달한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KEB하나은행은 2018년부터 4년간 모두 140억 원 규모(연간 35억 원)의 프로축구 K리그 타이틀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다. 효과는 상당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미디어분석 업체 '더플스타'에 의뢰해 2017년 브랜드 노출 효과를 산출한 결과 KEB 하나은행의 노출 효과는 639억1473만 원이었다. 연간 35억 원을 투자하는 만큼 2017년 한 해 KEB하나은행은 무려 18배에 달하는 효과를 누린 셈이다. 요코하마 타이어에 앞서 2005년부터 10년간 첼시 유니폼의 중앙에 'SAMSUNG(삼성)'을 새겼던 삼성전자 역시 매년 300억 원 수준의 스폰서 비용을 지불하고도 수천억원 이상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의 효과를 봤다.

이 쯤 되면 첼시유니폼 소매에 박힌 '현대' 로고의 유무형의 가치는 크다. 하지만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스폰서십을 맺은 팀이나 선수의 성적이 좋지 못하거나 구설에 휘말리면 스폰서십을 안하느니 못한 경우가 생긴다. 단적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에게 통한의 패배를 당하며 독일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한 독일의 경우를 보자. 독일팀의 광속 탈락으로 독일 대표팀을 후원했던 아디다스와 벤츠 등은 판매 부진과 주가 하락 등 큰 타격을 받았다.

올 초 평창에서 열렸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실패 사례가 나왔다. 의류 브랜드 네파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김보름을 후원했다. 하지만 김보름이 팀내 왕따를 주도했다는 구설에 휘말리면서 이렇다할 스폰서십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만 얻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구 후 빚어진 인터뷰와 왕따 논란 후 네파 측에 김보름에 대한 후원을 중단하라는 요청을 줄기차게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