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CES 2019 폐막, 155개국 4500개 기업, 18만명 관람
구글·아마존, 더 똑똑해진 AI 선봬
올레드 폭포에서 쪼개지는 TV까지…’8K TV’ 전쟁 본격화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전자 전시회 ‘CES 2019’가 지난 1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현장엔 155개국 4500개 기업이 참가했고 관람객 18만명이 몰려 글로벌 IT 기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올해 CES 키워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AI·5G·로보틱스 등이었지만 보다 진화된 형태로 소비자 삶에 한층 가까워진 모습으로 다가왔다.

CES는 기존의 ‘가전 쇼’에서 ‘서비스’와 ‘미래 기술’의 현장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967년 뉴욕에서 처음 막을 올린 CES는 소니, 모토로라, 삼성, LG 등 전자업계의 참여가 두드러졌으나 최근 들어 구글, 아마존은 물론 현대·기아차,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 기업까지 다양한 기업이 참가하는 추세다. 첨단 기술이 각종 산업으로 스며들며 그 경계를 허물고 있기 때문이다.

◆ ‘음성인식’ 날개 단 AI…자율주행·헬스케어까지 ‘종횡무진’

삼성전자는 CES2019에서 '뉴 빅스비'를 탑재한 AI 스피커 '갤럭시 홈', 냉장고 '패밀리허브' 등을 선보였다./사진=삼성전자

올해 CES의 최대 화두는 ‘진화한 AI’였다. 구글과 아마존은 자사의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를 전면에 앞세워 행사장을 꾸몄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AI 스피커와 스마트홈 등으로 꾸민 ‘미래의 집’을 그려냈다.

삼성전자는 참가 기업 중 가장 넓은 3368㎡(약 1021평)의 전시장을 ‘삼성 시티’ 콘셉트로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뉴 빅스비’가 탑재된 AI스피커 ‘갤럭시 홈’으로 집 안의 여러 기기들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을 소개했다. 스마트TV와 냉장고, 패밀리허브 스크린

LG전자는 ‘LG 씽큐(ThinQ) AI존’을 구성해 한층 발전한 인공지능 기술을 소개했다. 단순히 명령어에 따라 동작하는 기존 방식을 넘어 고객의 생활 패턴 등을 분석해 자동으로 솔루션을 제공했다. 가령 사용자가 청소기로 청소를 시작하면 LG 씽큐가 로봇청소기를 작동시켜 청소를 돕고, 사용자가 최근 세탁을 자주 했다면 “세탁을 30번 했는데, 세탁통을 세척할까요?”라고 제안하는 식이다.

LG전자 'LG 씽큐(ThinQ)'는 단순히 명령어에 동작하는 기존 방식을 넘어 AI가 스스로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습을 시연했다./사진=LG전자

글로벌 AI 시장을 이끄는 구글과 아마존은 올해 AI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구글 어시스턴트 탑재 기기는 이달 말까지 10억대를 돌파할 예정이며 아마존 알렉사 역시 150종, 1억개 기기에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AI도 더욱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음성인식 기업인 아이플라이텍(iFLYTEK)은 실시간 영어 음성인식 기술을 시연했는데, 발표자의 영어 발음이나 억양이 미국식이 아니었음에도 정확하게 음성을 인식했다. 스마트스피커에서 헬스케어, 로봇제어, 쇼핑까지 음성인식과 결합한 AI가 우리 삶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 둘로 쪼개고 돌돌 말고…진화 거듭하는 ‘미래 TV’

LG전자의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은 엔가젯, 월스트리트저널, 씨넷, 디지털트렌드 등 현장에 참가한 유력 매체 50여곳으로부터 어워드를 수상했다./사진=LG전자

‘8K TV’로 대표되는 TV 대전도 눈길을 끌었다. 돌돌 말리는 ‘롤러블 TV’에서 천장과 벽면을디스플레이로 가득 채운 OLED 폭포, 둘로 쪼개지는 ‘마이크로 LED’까지. 글로벌 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는 눈부시게 화려한 ‘미래의 TV’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돌돌 말리는 롤러블 TV ‘LG시그니처 올레드 TV R’을 선보였다. 평소에는 펼친 상태로 두다가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돌돌 말아 넣어둘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롤업’ 기능 외에도 천장이나 바닥에 붙여 공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고, 화면 일부만 노출되는 ‘라인 뷰’, 화면이 완전히 내려간 ‘제로 뷰’ 등 다양한 모드로 활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CES2019에서 'QLED 8K' 98형을 공개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19형 마이크로 LED를 선보였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µm·100만분의 1미터)의 초소형 LED 반도체칩이 촘촘하게 배열돼 세밀한 화질을 구현한다. 또 베젤이 없고 얇은 두께의 ‘인피니티’ 디자인에 패널을 쪼개고 붙일 수 있는 ‘모듈형’으로 화면크기와 비율을 원하는대로 확장할 수 있다.

8K TV 시장은 2020년을 기점으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CES 주관사인 ‘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은 8K TV 출하량이 올해 20만대, 2020년 50만대, 2021년 12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이 8K 방송 송출을 준비하고 있어 TV시장이 또 한번 프리미엄화와 대형화를 겪게 된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 5G, 스마트폰 밀고 통신사 이끈다

LG전자와 퀄컴은 새롭게 시작할 5G 시대에 대한 비전을 공개했다./사진=LG전자

본격 개막하는 5G 시대도 CES의 화두였다. 삼성전자는 프로토타입 5G 스마트폰을 전시하고 국내는 3월, 미국에선 상반기 중에 출시될 계획을 공개했다. LG전자는 파트너사인 퀄컴과 함께 새롭게 시작할 5G 시대에 대한 비전을 공개했다.

LG전자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짐 트랜 퀄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5G는 AI 기술과 어우러져 모바일 분야 뿐 아니라 가전, 자동차 등 우리 일상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LG전자와 퀄컴이 협력해 5G 시대를 함께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통신업계의 최대 키워드도 5G였다. 지난 8일 기조연설에 나선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Verizon) 최고경영자(CEO)는 “5G로의 진화는 3G에서 4G로 전환했을 때보다 세계 경제에 더 큰 도약을 만들 것”이라며 5G는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미디어, 의료, 가상현실(VR), 엔터테인먼트 경험 등 모든 것에 변화 바람이 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CES 현장을 찾았다. SK텔레콤은 기아자동차와 5G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고 SM엔터테인먼트 등과 협력해 5G 엔터테인먼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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