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열린 '행복토크'를 통해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최태원 회장/사진=SK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은 꽝입니다”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SK그룹 서린사옥에서 열린 ‘행복토크’ 행사에서 자신의 워라밸 점수는 60점 정도라며 “여러분까지 그렇게 일하라는 건 절대 아니다. 그렇게 말하면 꼰대”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그룹 신년회에서 올해 임직원을 100회 이상 만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선 4일 첫 번째 행복토크가 진행됐고 8일은 두 번째 행복토크였다.

최 회장은 지난 8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행복토크 시간을 가졌다. 임직원들의 업무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점심시간에 행복토크를 진행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SK이노베이션 등 서린사옥 내 구성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모바일 앱을 이용해 즉석 질문을 받고 최 회장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아이 셋을 둔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한 직원이 남성 육아휴직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묻자 최 회장은 “애 셋 아빠에게 일단 박수!”라고 호응을 유도한 뒤 “육아와 일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좋은 ‘상품’을 함께 고민해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이어 “팀원이 팀장을, 팀장이 임원을 택해 일하는 인사제도 도입은 어떻겠느냐”는 한 직원의 의견에 “장단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류의 과감한 발상을 하는 퍼스트 펭귄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고 긍적적으로 답변했다.

최 회장은 신고 있던 줄무늬 양말을 임직원들에게 내보이며 “이 양말처럼 사소한 변화라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의 행복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추진해달라”고 '양말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직장생활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조직·사람·제도를 바꾼다고 긍정적 변화가 한 번에 생기지도 않는다”면서도 “긍정적 변화를 효과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고 작은 해결방안이라 하더라도 꾸준히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 외부의 이해관계와 상충한다는 선입견을 갖지 말자”며 “외부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함께 공유, 공생하는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SK관계자는 “단순히 SK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해 소통경영에 나서고 있다”며 “올해는 경영현장을 찾아 소탈하게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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