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주(株) 어벤저스’로 통하는 SM·YG·로엔·CJ CGV의 연초 날씨는 흐림이다. SM·YG는 일본 증시의 하락으로 동반 침체 곡선을 그렸고, CJ CGV는 중국발 나비효과로 주저앉았다. 내수 시장 비중이 큰 로엔만 활짝 웃었다. 국내 1위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 카카오가 인수한 뒤로 기대심리가 커지며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SM의 연초 주가 판세는 1월과 2월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첫 장을 4만1,550원으로 열고 1월 22일 4만7,1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월은 정반대다. 지속적으로 내리막을 타면서 지난달 17일 4만원 선이 무너졌다. SM이 지난해 3,252억원의 연매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공시한 날이다. 앞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소식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는 신인 그룹 NCT 관련 비용과 모바일 신규 사업 개발비, 해외 사업 확대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 영업이익 감소에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그러나 중국 자회사 드림메이커는 반등의 열쇠로 꼽힌다.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엔터 사업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현지상장을 추진 중이다. 자체 법인에 알리바바를 포함한 유수 미디어 기업을 주주로 받아들여 동력을 키울 전망이다.
 

■ YG엔터테인먼트
YG의 주가도 SM과 괘를 같이했다. 4만원 대를 꾸준히 유지하던 주가는 2월 들어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12일에는 3만9,500원으로 마감되며 약 2년 만에 3만원대로 내려갔다.

빅뱅, 아이콘, 위너 등을 앞세운 매니지먼트 매출은 확대됐지만 자회사 YG PLUS의 부진한 실적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공시된 YG의 2015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5% 증가한 1,931억1,206만원이다.

영업이익은 218억1,1170만원으로 0.4% 감소했다. 화장품 브랜드 문샷이 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올해도 여전히 YG의 난제로 남겨질 전망이다.

반면 빅뱅의 왕성한 활동은 YG의 상반기 매출을 끌어올린다. 지난해 4월부터 150만 관객을 쓸어모았던 월드투어는 오는 6일 서울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11일부터 중국 투어에 나서며 4월에는 일본서 대규모 팬미팅을 계획하고 있다.

 
■로엔엔터테인먼트
로엔은 1월 카카오에 인수된 소식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때 6만8,800원까지 내려간 적이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8만원 대를 회복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9만원 대를 넘보고 있다. 다른 K팝 관련주들이 지지부진한 사이 홀로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로엔의 카카오 효과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멜론은 새로 시작하는 공연 티켓 사업과 쇼핑 분야에 카카오 페이를 접목시킬 예정이다. 음원사이트 멜론과 아이유·씨스타·에이핑크 등을 활용한 다양한 시너지를 구상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MOU를 체결한 중국 1위 IPTV사업자인 LeTV와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는 원년이기도 하다.
 

■CJ CGV
영화관 업계 1위 CJ CGV의 주가 흐름은 하락세다.

지난해 4분기 CJ그룹주가 동반 어닝쇼크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있었던 2월초부터 힘을 못쓰고 있다. 특히 중국 진출 과정에서 초기 투자 비용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가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1월 관람객수가 지난해 대비 24.9%나 줄었고, 영등포 CGV아트하우스 폐쇄 여파로 일회성 손실이 20억 원 반영됐다. 게다가 중국이 이달부터 외국계 합자회사의 중국 내 인터넷 출판 서비스사업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타격을 받았다.

1월 중순 14만 1,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2월 들어 10만4,500원까지 주저앉았다.

심재걸·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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