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환 기자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완벽한 캐릭터 소화로 본명보다 맡은 역할로 기억되는 배우들이 있다. 바로 김민규가 그렇다. tvN 월화극 '계룡선녀전'에 출연한 그는 웹툰 속 박신선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계룡선녀전'에 이어 JTBC 월화극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김민규는 작품 속 캐릭터로 기억된 뒤 대중이 자신을 알아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계룡선녀전’에 이어 ‘일뜨청’ 종영을 앞두고 있는 소감은.
“’계룡선녀전’은 4월에 시작해서 12월에 촬영이 끝났다. 배우, 스태프분들과 4계절을 함께 했다. 아직까지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작품에 대한 설렘도 있다. 일단 ‘일뜨청’촬영 중이라 집중 있게 찍고, 무사히 마치는 게 목표다”
 
-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와 ‘단말머리’가 눈에 띄었다. 어떻게 준비했나.
“첫 번째 오디션 후 감독님이 ‘박신선 역을 준비해서 다시 보자’라고 하셨다. 그것을 계기로 계룡산에 사투리를 공부하러 갔다. 2박 3일 동안 시장, 마을회관 등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인터뷰한 뒤 녹음했다. 녹음파일을 반복 듣기 하면서 사투리를 연구했다. 단발머리는 감독님의 제안이 있었다. 머리 스타일을 어떻게 할 생각이냐 물으셔서 ‘개구쟁이스럽게 파마를 하면 좋겠다’라고 했더니 ‘단발은 어떠냐’라고 되물으셨다. 그 뒤로 단발에 대한 회의를 하기 시작했다. 길이부터 시작해서 여러 단발머리 맞춰본 결과 지금의 모습이 가장 베스트였다”
 
- 신선 3인방으로 함께 연기한 안길강(구선생 역), 황영희(오선녀 역)와의 호흡은 어땠나.
“촬영 전부터 안길강 선배님과 티타임을 자주 가졌다. 늘 저녁 먹은 뒤 남양주에 있는 좋은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많이 편해졌다. 덕분에 촬영이 시작되고 나서는 아주 편안한 상태에서 연기했다. 황영희 선배님께선 상황을 즉흥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 많이 얘기해주셨다. 그래서인지 셋이 있을 때 모든 장면들이 잘 맞아떨어졌다. 두 분의 장점이 충분히 좋은 그림을 만들어 냈고, 저는 옆에서 지켜보고 배울 수 있었다”
 

임민환 기자

- ‘계룡선녀전’에선 대선배들과 ‘일뜨청’에서 또래 배우들과 함께 했는데, 어떤 촬영이 더 즐거웠나.
“둘 다 각각의 매력이 있었다. 마음가짐에 있어서는 선배님들과 있을 때가 편했다. 부족한 것이 있을 때 선배님들에게 기댈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일뜨청’ 동생들과 있을 땐 당연히 즐겁지만, 맏형으로서 느껴지는 이상한 책임감이 있다. 동년배라 얘기할 땐 편할지언정 작업에 대한 무게는 더 많이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계룡선녀전’ 선배님들께 고마움이 크다”
 
- 연극으로 데뷔했는데, 연극과 드라마의 매력이 각각 뭐라고 생각하나.
“연극은 배우 예술이라고도 하잖나. 무대가 시작되는 순간 배우를 통해 라이브로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때문에 배우가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다양하다. 반면 카메라 앞에서의 작업은 보다 냉철하고 치밀한 계산이 필요하다. 아마 기술적인 부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또 연극은 관객의 분위기가 중요한 반면 드라마는 현장에 대한 분위기, 스태프들과의 분위기가 작품을 만드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차이가 난다”
 
- 드라마 데뷔작은 2014년 ‘신의 퀴즈4’. 이후 한 해도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만족하나.
“만족하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작품에 같이 실리는 것만으로도 정말 뿌듯하고 감사하다. 어머니가 대구 서문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계신데, 지금까지 국수를 많이 사셨다. 작품 할 때마다 주변 분들에게 국수 돌리셨다더라. 그런 말 들으면 너무 가슴 따뜻하고, 하는 일에 감사함을 느낀다”
 

임민환 기자

-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제 나이에 맞는, 제 나이에 공감할 수 있는 역할 해보고 싶다. 32살의 남자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다. 소소하고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들로 꾸며져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나고 싶다”
 
- 험난한 연예계에서 살아남을 자신만의 강점은.
“촌스러움을 유지하는 것. 사실 아직까지도 연예계에 몸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예계라고 하면 멋지고, 세련된 느낌이 강하다. 나만의 촌스러움을 유지한다면 조금 더 롱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래 가지고 있던 것에 변함이 없다면 누군가 찾아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시청자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김민규’라는 이름 세 글자를 기억해주고 알아줬으면 하는 욕심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이상적인 것은 맡은 역할로 기억되는 것이다. ‘계룡선녀전’ 박신선 역처럼 대중에게 ‘아, 박신선 좋았다”라고 남았으면 좋겠다. 역할로 기억된 뒤 김민규를 알아봐주면 좋을 것 같다”
 
- 2019년 새해 마음가짐은.
“며칠 전 포스트잇 사서 하나 적은 게 ‘선택한 것은 즐기자’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선택 전에도 고민하고, 선택한 후에는 2~3배 고민하는 내 모습을 봤다. 선택한 것에 있어서 충분히 즐기거나 느끼지 못했다.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2019년에는 선택한 것을 편하게 누리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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