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기 신도시 지정·전매 제한 기간 확대→청약 부진
올해 검단서 1만2000세대 쏟아진다…“청약 경쟁률 낮을 것”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3기 신도시 지정 여파에 따른 부작용이 현실화하고 있다. 올해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첫 분양을 진행한 건설사들이 잇달아 저조한 청약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9년 검단 분양의 ‘바로미터’로 청약 흥행 기대를 안고 분양에 돌입한 두 단지가 ‘청약 미달’ 사태를 빚자, 건설·부동산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단에서는 올해에만 1만세대가 넘는 분양 물량이 쏟아질 예정인데, 지난해만큼의 청약 성적을 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4일 인천 서구 원당동 329에서 개관한 우미건설 ‘우미린 더 퍼스트’(왼쪽), 한신공영 ‘검단신도시 한신더휴’ 견본주택 외관. 사진=김서연기자

◆ 미달, 미달, 미달…석달 새 반전된 검단 분양시장

14일 부동산 정보 서비스 직방에 따르면 올 한해에만 검단신도시에서는 1만1948세대가 쏟아진다. 올해 검단서 첫 분양 포문을 연 한신공영 ‘검단신도시 한신더휴’와 우미건설 ‘검단신도시 우미린 더 퍼스트’가 청약이 미달되면서 검단서 예정된 후속 분양 물량에도 부담을 키우는 상황이 됐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인천 검단신도시 한신더휴 1순위 청약에서 899가구 모집에 843명이 청약해 186가구가 미달됐다. 전용면적 74㎡A를 제외한 나머지 세 개 주택형이 모두 미달했다. 평균 경쟁률은 0.95대 1이다. 같은날 1순위 청약을 받은 ‘우미린 더 퍼스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37대 1에 그쳤으나, 전용면적 74㎡B는 미달됐다.

전용면적 3.3㎡당 평균 분양가는 우미린 더 퍼스트 1208만원, 한신더휴 1189만원으로 우미린 더 퍼스트가 높았다. 하지만 한신더휴와 비교해 우미린 더 퍼스트 단지가 상대적으로 신설역이 가까워 그나마 청약자들이 몰린 듯 했다.

지난해 첫 분양을 시작한 검단 분양시장의 분위기는 불과 석달 사이에 싸늘해졌다. 지난해 10월 말 분양한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의 평균 경쟁률이 6.25대 1이었고, 11월 분양한 ‘검단 금호어울림센트럴’도 5.14대 1을 기록했다.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의 전용면적 3.3㎡당 평균 분양가는 1201만원 수준이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이들 단지의 평균 경쟁률은 수도권에 공급됐던 것 치고는 평탄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도 “그 당시 분양시장이 지금보다 분위기가 좋았고 검단신도시 첫 분양이라는 메리트도 있었다”며 “하지만 2~3개월 사이에 3기 신도시가 발표되고 여러 규제들이 적용된 영향으로 시장 분위기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우미건설 ‘검단신도시 우미린 더퍼스트’ 견본주택을 방문한 내방객들. 사진=우미건설

◆ 검단, 낮은 청약 성적표 받아든 이유는

이 같은 검단 청약 부진 현상에는 인천 계양의 3기 신도시 지정, 전매 제한 기간 확대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먼저, 전문가들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인천 계양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이 검단신도시 청약 경쟁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인천 계양구 일대 약 335만㎡에 1만7000여 가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마지막 2기 신도시인 검단신도시 옆에 또 다시 신도시가 들어서는 것이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부분은 검단신도시와 계양구가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향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검단은 자족기능이 없는 베드타운(bed town)의 기능만을 가지고 있다. 입지적으로 놓고 보면 계양지구의 서울 접근성이 검단신도시보다 오히려 더 우수하다. 교통 대책도 뚜렷하게 없는 상황에서 입지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계양으로 수요가 다 옮겨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 랩장은 “인근에 계양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이라 계양신도시에 청약을 기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굳이 지금 (검단에) 청약을 할 필요 있냐’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연초에 분양했던 것이 일부 미달되면서 후속 분양 물량에도 부담을 키우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 분양 계획으로 청약 수요가 분산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전매 제한 기간이 늘어난 것도 청약 부진 현상의 이유가 된다. 검단신도시는 최근 청약 규제 강화로 전매 제한 기간이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지난달 11일 발표한 주택공급에 대한 규칙 개정안에서 비조정지역 공공택지의 전매 제한 기간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검단신도시는 비조정지역으로 아파트를 되팔 수 있는 기간이 2년 더 연장됐다. 전매 제한 기간 확대가 유동성과 환금성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 올해 검단서 쏟아질 1만2000세대…향후 분양 전망은

앞선 두 단지의 흥행 실패는 당장 올해 분양을 앞두고 있는 검단신도시의 또다른 분양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검단신도시 2019년 분양계획. 표=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검단신도시의 분양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해 총 1만1948세대가 분양 예정인 가운데 대우건설, 동양건설산업, 대림산업, 대방건설 등 후속 분양이 계속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이달 분양하는 검단신도시푸르지오(AB16)(1550세대)를 시작으로 △2월 동양건설산업 ‘검단파라곤’(887세대) △2월 대방건설 ‘인천 검단1차 대방노블랜드’(1281세대) △5월 금성백조주택 ‘검단예미지1차(AA11)’(1249세대) △대방건설 ‘인천검단2차(AA12-2)’(1417세대) △9월 동양건설산업 ‘검단2차파라곤(AA2)’(1122세대) △하반기 모아주택산업 ‘인천 검단신도시 모아엘가’(535세대) △하반기 모아건설 ‘인천 검단신도시 모아미래도’(711세대) △2019년 중 대림산업 ‘인천검단e편한세상(A1,B1)’(3196세대) 등이다.

올해 첫 분양부터 미달이 났기 때문에 이들 단지의 경쟁률 역시 아주 높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김 팀장은 “검단신도시의 경우 수요자들이 좀 더 지켜보려는 관망세가 있는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수도권 지역 입주물량이 올해 많아서 공급 증가에 따른 영향도 분양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고 전매 제한 등 여러 규제가 강화되면서 청약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검단신도시의 분양가는 계양신도시보다 장점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함 랩장은 “앞서 검단에 분양된 단지들의 전용면적 3.3㎡당 평균 분양가가 1200만원대에 공급됐는데 그 이후 공급될 계양신도시가 그보다 낮기는 어렵다”면서 “2021년에 첫 공급이 이뤄지는 계양보다 분양가가 낮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굳이 실수요자들이 (검단 청약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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