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키움증권-히어로즈, 5년간 총 500억 규모 '네이밍 파트너십' 체결
프로야구, 금융업계 황금알 낳는 거위로 등극하나
키움히어로즈 앰블럼. /사진=키움증권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영웅과 영웅이 만났다’. 국내 주식투자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선도하고 있는 키움증권과 프로야구 히어로즈의 만남을 두고 하는 얘기다. 키움증권의 HTS 이름이 '영웅문'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이 프로야구 구단 서울히어로즈의 새 파트너가 됐다. 금융사가 야구단에 이름을 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사례를 분석했을 때 키움증권의 매출 증대 효과로 이어질지 스포계와 금융투업계의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체가 프로야구 구단과 네이밍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것은 키움증권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KBO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나 키움증권처럼 특정 구단의 이름을 독점하는 스포츠마케팅에 뛰어들진 않았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 왕좌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프로야구에 키움증권이 뛰어든데는 여러 해석이 공존하지만 결론은 ▲회사 이미지 향상과 ▲수익창출로 모아진다. 연인원 1000만 관중을 확보한 국내 프로야구가 이제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성공적 스포츠마케팅 모델로 자리매김했다는 얘기다.  

키움증권은 올해부터 5년동안 KBO프로야구 시즌내내 키움히어로즈 팀의 파트너로 히어로즈 팬들과 호흡을 같이 한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스포츠계의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키움증권이 프로야구 네이밍 스폰서십 체결을 통해 과연 어느정도 규모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다. 키움증권의 앞서 히어로즈와 네이밍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던 넥센타이어의 경우 8년 계약기간동안 약 80%에 이르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키움증권도 히어로즈와 네이밍 파트너십 체결로 프로야구 팬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기회를 얻게됐다. 이에 키움증권은 이번 네이밍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넥센타이어 못지않은 수익창출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배가되고 있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15일 오전 열린 키움히어로즈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 이현 대표 “키움과 히어로즈 유전자 비슷해”

키움히어로즈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출범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운찬 KBO 총재,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박준상 서울히어로즈 대표이사, 선수단 등은 키움히어로즈의 성공적인 출발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이날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키움과 히어로즈는 유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며 “키움은 정보기술(IT)와 금융이 융합된 새로운 디지털 금융회사로 성장해왔고 히어로즈는 네이밍 스폰서라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키움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이름이 ‘영웅문’인 만큼 키움과 히어로즈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며 “키움과 히어로즈가 키스톤 콤비를 이뤄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해 11월 서울히어로즈와 메인스폰서십 계약을 체결,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히어로즈에 연 100억원씩 총 500억원을 투입한다. 키움증권이 2017년 기준 영업이익 3200억원을 기록한 데다 두 자릿수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보여 온 점을 감안하면 스폰서 비용에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히어로즈는 프로야구 구단 중 유일하게 ‘명명권(Naming Right·네이밍 권리)’ 계약을 체결하는 곳으로 올해부터 KBO리그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만날 수 있게 됐다.

◆ ‘가성비’ 좋은 야구 마케팅…브랜드 인지도 제고

그간 키움증권를 비롯해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SK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유니폼·펜스 광고 등 야구 마케팅을 진행해왔다. 그럼에도 키움증권은 가장 적극적으로 야구 마케팅에 나서며 증권사 야구 마케팅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키움증권은 2006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프로야구 1군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 외야 펜스에 사명을 노출시키는 광고를 시작했다. 그동안 서울 잠실구장과 고척구장, 광주구장, 대구구장, 부산 사직구장 등 펜스에 광고를 부착했다. 또 NC다이노스의 홈구장인 마산구장 전광판 상단에는 대형 ‘키움증권’ 간판을 세우기도 했다.

이같은 키움증권의 야구 마케팅은 소위 ‘가성비’ 좋은 홍보 수단으로 꼽혀왔다. 3시간 넘게 진행되는 경기 동안 야구장을 찾는 관중뿐 아니라 TV 생중계 시청자들에게도 간판·펜스의 사명을 각인시킨 덕분이다. 이로써 키움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야구 마케팅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는 게 키움증권의 설명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TV 야구 생중계에서 대형 간판과 펜스를 통해 사명이 노출됐다”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키움증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곤 했다”고 설명했다.

키움히어로즈 선수단. /사진=키움증권

◆ 키움히어로즈 경제적 효과? 실적 개선 기대

키움히어로즈의 탄생으로 키움증권은 증권사뿐 아니라 금융사 야구 마케팅의 정점을 찍게 됐다. 현재 금융지주회사법·은행법 상 금융사는 프로스포츠단을 법인 소유로 할 수 없다. 농구나 배구와 달리 야구단은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어 그간 금융사들은 야구단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었다. 키움증권의 경우 명명권 계약을 통해 규제를 피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업계 처음으로 명명권 계약을 체결한 키움증권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 특성상 매출·영업이익 증대 효과를 구체적으로 추산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넥센타이어의 사례를 고려했을 때 키움히어로즈가 키움증권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는 2010년 히어로즈와 메인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2009년 넥센타이어 매출은 9662억원 수준이었으나 2013년 1조7282억원, 2015년 1조8375억원, 2017년  1조9646억원을 기록,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를 정확한 수치로 예측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다만 기존 넥센타이어 매출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80% 이상 늘어난 만큼 실적 개선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키움증권이 키움히어로즈로 가장 기대하는 건 제3인터넷전문은행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앞두고 키움 브랜드를 알리는 데 키움히어로즈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외에도 키움증권이 중장기 신사업을 추진할 때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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