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가수 겸 배우 진영에게 영화 ‘내안의 그놈’(9일 개봉)은 도전 그 자체였다. 상대와 몸이 바뀌는 설정, 특수분장, 생애 첫 코미디 연기까지 소화해야 했다. 아이돌로서 무대 위에 선 모습과는 전혀 상반된 캐릭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고교생 동현과 40대 중년 ‘아재’ 판수(박성웅)를 오가며 1인 2역을 어색함 없이 ‘뻔뻔한’ 연기로 표현했다.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라 부담을 느낄 텐데.

“영화를 끌어가야 하는 역할이다 보니 부담을 느끼긴 하지만 떨쳐내기로 마음먹었다. 흥행은 하늘이 내린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을 다 찾아본 것 같다. (웃음) 일반 시사회를 몰래 찾아가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했다.”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

“다행히 반응이 다 좋았다. 다들 너무 웃으셔서 ‘팬 분들께서 보러 오신 건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코미디 장르에 충실한 영화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웃음 포인트가 많으니까.”

-몸이 바뀌는 ‘체인지업’ 무비는 쉽게 하지 못할 도전인데.

“진짜 도전이었다.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연기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과연 나와 잘 어울릴 지 긴가민가한 상태에서 결정했다. 오히려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생 뭐 있어?’가 내 마인드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몸이 바뀌는 설정도 어렵지만 딸을 향한 부성애와 40대 ‘아재’가 돼서 라미란 선배, 김광규 선배를 대하는 것도 못 겪어본 상황이라 어려웠다.”

-1인 2역인데 연기할 때 중점을 어디에 맞추려고 했나.

“그냥 억지로 웃기려는 마음으로 했으면 힘들었을 것 같다. 코미디라는 게 ‘핑퐁’ 게임처럼 해야 한다고 하더라. 중간에 붕 뜨는 느낌이 없도록 연기했다. 영화 속 상황 자체가 말이 안 되지 않나. 이 상황에 나도 속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뻔뻔하게 연기해야 했다. 무조건 박성웅 선배의 모습을 떠라 하는 게 아니라 사소한 습관을 캐치했다. 디테일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특수 분장을 하며 연기했는데 힘들지 않았나.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원래 특수 분장 설정은 시나리오에 나와 있지 않았는데 내가 제안했다. 극적인 효과와 재미를 주고 싶었다. 분장을 하니 스태프들도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했다. ‘복면가왕’같은 느낌이었다. 연기를 할 때도 의식하지 않고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몸이 바뀐 설정이다 보니 라미란과 뜻하지 않은 멜로 연기를 했다.

“정말 편하게 대해주셔서 어렵지 않았다. ‘나를 다른 사람으로 생각해봐’라고 하셨다. 실제로 만나보니 매력이 참 많은 분이더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뺨을 맞는 신이었다. 라미란 선배에게 뺨을 맞고 슬프게 쳐다보는 신이었는데, 뺨을 맞자마자 머리가 핑 돌았다. (웃음) 옆 테이블에 가서 앉은 건 NG였는데 감독님께서 그 장면을 쓰셨다.”

-연기를 하고픈 마음이 들도록 자극한 배우가 있다면.

“어린 시절 차인표 선배를 보며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어떤 작품이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차인표 선배를 보고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2대 8 가르마를 타고 다녔다. 별명이 ‘이대팔’이었다. 어머니 친구분들께서 ‘차인표’라고 부르셨다. 차인표 선배를 시상식에서 한 번 뵙긴 했지만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기회가 된다면 만나 뵙고 싶다.”

-가수와 배우를 겸업하고 있는데 각각 어떤 매력이 있나.

“두 매력이 너무 다르다. 연기를 할 때는 내가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 나온 다음에 반응이 보인다. 가수는 무대 위에 설 때마다 반응이 실시간으로 온다. 스타일과 매력이 너무 다르다. 두 분야에서 모두 인정 받고 싶다. 어릴 때부터 칭찬 받는 걸 굉장히 좋아했다. (웃음)”

-최근에는 신생 기획사에 둥지를 틀고 독자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데.

“오랫동안 고민해서 내린 결정은 아니다. 그래서 손해를 볼 때도 많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간다. 좀 더 새로운 걸 원해서 내린 결정이다. 워낙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 번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일단 지르고 보는 것 같다.”

-비원에이포가 3인 체제로 바뀌었다. 팬들은 아쉬울 수밖에 없을 텐데.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팬 분들이 아쉬워하지 않도록 음악도 연기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너무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그룹 활동이) 하기 싫은 게 아니라 더 보여드리고 싶은 게 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사진=더콘텐츠온·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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