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청와대 기업인 초청 간담회, 김정주 대표 불참
김택진 엔씨 대표·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참석
"의도적 배제·넥슨매각설 이슈 부담" 갑론을박
1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 현장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오른쪽)는 참석한 반면 김정주 NXC 대표(왼쪽)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래픽=허지은 기자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국내 게임업계 양대산맥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 현장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참석한 반면 김정주 NXC 대표는 빠졌기 때문. 청와대 초청으로 마련된 간담회 자리에 업계 1위인 넥슨이 불참하며 연초부터 매각설에 휘말린 넥슨이 의도적으로 배제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게임업계와 청와대에 따르면 전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내 대기업·중소기업인 128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어우러진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인 간담회에서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그룹으로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이름을 올렸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현장을 찾았다.

청와대 간담회에서 김택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바로 왼편에 앉았다. 방 의장 역시 오른쪽으로 자리했다. 통상 자리 배치를 청와대가 직접 결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통령이 그만큼 게임업계를 그만큼 중요하게 여겼다는 평가다. 방 의장은 간담회 직후 이어진 청와대 경내 산책에도 함께 동행했다.

1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바로 왼편에 앉았다./사진=청와대

그러나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참석 명단은 대한상의가 작성하고 개별 기업과 조율해 청와대에 전달했다. 대기업의 경우 매출 기준 25위권까지, 중견기업의 경우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을 선정했다는 게 대한상의의 설명이다.

그런데 중견기업 참석 명단 39곳 가운데 넥슨의 이름은 없었다. 대한상의 측은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나 김정주 NXC 대표를 포함해 일본에 체류 중인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 법인 대표 누구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택진 대표가 대통령 지척에서 대담을 나누는 동안 넥슨은 철저히 배제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연초부터 불거진 ‘넥슨 매각설’이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일 김정주 대표는 공식 입장을 통해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이라며 “넥슨이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겠다”라며 사실상 넥슨 매각을 인정했다. 업계 추정 넥슨 매각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국내 M&A 진행 건 중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김정주 대표나 넥슨 고위 관계자가 현장에 나타날 경우 매각 이슈 등이 다시 떠오를 것을 대한상의가 고려한 것 같다”며 “초청기업을 업권별로 정했다는 점에서 엔씨소프트는 피씨, 넷마블은 모바일을 대표해 나왔다는 얘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견기업 참석 39곳 중 게임업계에선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의 이름이 빠져 궁금증을 키웠다./그래픽=허지은 기자

실제로 대한상의는 이날 간담회 초청 기업 중 ‘사회적 논란’이 있는 기업을 임의로 배제했다. 당초 대기업 참석 명단에는 재계 자산 25위권 기업이 이름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한진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을 제외한 22명만 참석하기도 했다. 이들은 각각 ‘총수 일가 갑질’, ‘횡령 및 배임’, ‘운전기사 폭행’ 등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실무진의 실수로 참석이 취소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네이버의 경우 국내 최대 IT기업인만큼 카카오와 함께 초청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한성숙 대표의 해외 일정이 겹쳐 불참 의사를 대한상의에 전달했다. 그런데 대한상의는 대표급 임원의 대리 참석도 가능하다고 네이버에 재공지했으나 네이버 측 실무진의 실수로 해당 공지가 누락되며 최종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방준혁 의장은 간담회 직후 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경내를 걸으며 게임산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방 의장은 “게임산업이 일자리 창출과 수출에 기여하는 바가 있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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