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작년 11월 고위급회담 막판 무산 '학습효과'…北대응 놓고 '강온 메시지' 동시 발신
북한 김영철, 17일 워싱턴행 유력./ 연합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문을 앞두고 미국 정부는 북·미 고위급회담 등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는 등 막판까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은 뒤 이튿날인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 등 북한 관계자 3명은 17일 오후 6시 25분 베이징발 워싱턴행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UA808 항공편을 예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전날 밤 17일과 18일 같은 시간대 항공권을 예약 상태로 걸어뒀다가 아침 17일자 항공편 예약을 확정했다. 북한 유엔대표부가 자리한 뉴욕을 거치지 않고 워싱턴을 직접 찾은 것이다. 이는  북한 고위관리로써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 방미로 김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은 지난해 5월 말 뉴욕 회담으로 부터 7개월 만에 두 번째 회동이 이뤄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22~25일 스위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래서 김 부위원장과 18일 하루 회담을 하는 것이 유력하다. 김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베이징을 떠나면 시차상 같은 날 워싱턴에 도착해 다음날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정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북한 고위관리의 특성상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 부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가 가져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친서에 담길 메시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 부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NN도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할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고위급회담 결과에 따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측이 이번에 '함구'로 일관하는데는 일단 지난해 11월 한차례 회동이 무산된 데 따른 '학습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8일 뉴욕 북미 고위급 회담 당시에도 제재 문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북측이 결국 마지막 순간에 연기를 요청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은 올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비핵화와 대화 의지를 피력하자 연일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던 것과는 대비되는 태도이다. 대신 지난 주말 사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물밑에서는 2차 핵 담판을 앞두고 톱다운 조율에 나서며 '강온' 메세지를 이어가고 있다.

백악관이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오찬을 진행했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를 앞두고 북측에 전달할 메시지를 가다듬는 등 '전략'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행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확정을 긍정적 의미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김 부위원장이 뉴욕 방문을 전격 취소한 이유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불발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 부위원장은 18일 오전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을 하고 오후 전격적으로 백악관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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