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수당 강경파·민주연합당 재신임 찬성…브렉시트 혼란 지속되나
메이, 野 대표들 만나 “여러 방법 찾아야만 한다”…플랜B 돌입
메이 英총리, 정부 불신임투표 승리…"야당과 브렉시트 대안 논의"./ 연합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의 책임을 물어 야당이 제기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16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부결됐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제출한 정부 불신임안에 대해 영국 하원은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부결시켰다. 전날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기록적인 패배를 당한 총리 측이 가까스로 재신임에 성공한 것이다.

전날 제1야당인 노동당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부결 발표 직후 메이 행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는 노동당이 정부 불신임안 통과를 통해 조기 총선을 개최,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정권을 잡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부결로 인해 조기총선을 통한 노동당 주도의 정권을 세우려는 전략은 일단 제동이 걸린 상태다. 또 전날 승인투표에서는 메이 안에 반기를 들었던 보수당 강경파와 민주연합당(DUP)이 총리 재신임에 찬성한 것이 이번 투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민주연합당은 내각에 각료를 파견하지 않지만 사실상 보수당 연정 파트너다.

불신임안 부결에 따라 메이 총리는 위기를 넘겨 한숨 돌렸지만, 당분간 정국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메이 총리는 불신임안이 부결된 직후 야당 대표들과 각각 만나 “우리는 협상 가능하고 충분한 여러 방법들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에 불참했다. 코빈 대표는 하원에 총리가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을 배제해야 긍정적인 토론을 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3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역시 대화 참여 전제조건으로 정부가 브렉시트 연기나 제2 국민투표 개최를 옵션 중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수당 내에서도 브렉시트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EU와 확실한 결별을 요구하는 브렉시트 강경파는 물론 정반대로 제2 국민투표를 통해 EU 잔류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목소리가 다양해 메이 총리가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메이 총리는 야당과 보수당 강경파를 설득할 ‘플랜B’를 내놓은 뒤 다시 승인투표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플랜B는 이날로부터 3개회일 이내, 즉 오는 21일까지 제시해야 한다. 메이 총리가 마련할 플랜B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점은 브렉시트 합의안 중에서 의회의 반발이 심했던 이른바 ‘백스톱(backstop)’에 있다.

백스톱은 아일랜드-북아일랜드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2020년 말까지 북아일랜드를 비롯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 남아있다는 내용이다.

만약 플랜B에 대한 2차 투표마저 부결된다면 영국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유럽연합(EU)에서 떨어져 나가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겪을 위험이 있다. 현재 영국 내 EU 탈퇴파와 잔류파에 관계없이 ‘노딜’만은 피해야 한단 기류가 강한 만큼 관련대안 마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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