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그룹, 신동주 경영복귀?…日 롯데 주주·경영진 결정할 사안
신동빈 회장, 롯데홀딩스 대표 복귀 아직…뇌물공여 유무죄 판가름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새해 첫 출장으로 일본을 선택하면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상고심 이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안정적으로 복귀하고, 호텔롯데 상장 등을 위한 신뢰 다지기 차원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일본 롯데홀딩스 주요 경영진과 경영 현안을 점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전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현장을 방문했고, 지난 12일에는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돌아봤다.

뇌물 공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경영 공백이 있었던 만큼, 이를 메우기 위한 경영행보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를 목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관여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지난해 2월13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신 회장이 건넨 70억원을 뇌물로 인정하면서도 “강요죄의 피해자”라는 이유로 지난해 10월5일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연합뉴스

◆신동빈 회장 일본행, 형 신동주와 화해 때문?…롯데그룹 선긋기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이번 일본 출장이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과 화해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은 ‘화해의 기본 방침’이라는 편지를 신 회장에게 전달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중단하고, 일본 롯데홀딩스부터 한국 롯데그룹을 독립시키자는 게 골자다.

다만 롯데 측은 신 전 부회장의 편지와 관련해 “화해 시도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신 전 부회장과 민유성 씨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문료 소송에서 밝혀진 것처럼 두 사람은 신 회장 구속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 L’이라는 계약서까지 작성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 전 부회장은 그간 고령의 아버지(신격호 명예회장)를 앞세워 각종 계약서, 위임장 등을 작성해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켜 온 데다 증여받은 한국롯데 지분을 대부분 매각했다”며 “이같은 행동이 창업주의 뜻과 같은지 의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은 앞선 5번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모두 패했다. 지난해 6월은 신 회장이 구속 중임에도 불구하고 경영복귀 등의 안건이 통과되지 않았다. 게다가 일본 법원에서는 ‘경영자로서 부적격하고 윤리의식도 결여돼 있다’는 판결을 받는 등 사실상 현지 경영진으로부터 모든 신뢰를 잃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 중이던 지난해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열고 자신의 경영 복귀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연합뉴스

◆재계 “‘현장경영’ 신동빈 회장, 日 롯데 이사진과 더 깊은 신뢰 다질 것”

재계 관계자들은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복귀 전 일본 주요 이사진과 더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출장을 떠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2월21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등기이사 유지)에서 사임했다. 통상적으로 일본은 경영인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 맡고 있던 자리에서 물러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 상고심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대표이사 복귀는 어렵다.

하지만 올해 대법원 판결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리 롯데홀딩스 이사진의 신뢰를 다져놓는 작업이 필요하다.

롯데홀딩스 지배구조는 ▲광윤사(28%, 신동주 전 부회장 50%+1주 보유) ▲종업원지주회(27%) ▲임원지주회(6%) ▲관계사(14%) 등이다.

여기서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의 입김이 절대적이다.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 주요 길목에서 일본을 방문에 임직원들을 설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롯데호델 소공점. /롯데그룹

◆호텔롯데 상장, 롯데홀딩스 승인 절대적

아울러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 당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로 일본 롯데의 지분율을  50% 이하로 끌어내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그룹에 미치는 지배력은 롯데지주 출범(2017년 10월) 이후 약해졌지만 여전히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다.

호텔롯데는 롯데캐피탈(39.37%) 롯데손해보험(23.68%) 롯데렌탈(20.77%) 롯데건설(43.07%) 롯데상사(34.64%) 롯데알미늄(25.04%) 롯데물산(31.13%) 등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 순항을 위해서도 롯데홀딩스 이사진의 변함없는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일본행과 관련해 “구속 전에도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로 나가 현장을 챙겼다”며 “이번 출장도 평소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복귀에 대해 “아직 상고심이 남은 만큼 당장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최종적으로 유무죄 여부가 판단돼야 논의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 전 부회장과 화해 문제도 이번 출장과 관련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정리가 되더라도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는) 주총에서 경영진과 주주들을 설득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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