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스카이캐슬'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JTBC 화제작 'SKY 캐슬'의 인기가 오히려 독이 됐다. 첫 회 시청률 고작 1.7%로 시작해 20%까지 치고 올라온 'SKY 캐슬'. 그러나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에 대한 결과는 대본 유출로 나타나고 말았다. 인기 여파로 스포일러 몸살을 앓더니 급기야 대본 유출 사태까지 벌어져 제작진이 사태수습에 나섰다.
 
■ 어쩌다 유출됐을까
관심유발자의 ‘의도적’ 유출일까 아니면 제작관계자 측의 ‘단순한’ 실수일까. 역대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SKY 캐슬’의 대본 유출로 연예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2일 16회 방송에서 김혜나(김보라)가 난간에서 떨어져 죽음을 맞이하자 ‘자살이다’ ‘친모의 죽음으로 분노조절장애가 생긴 우주가 밀친 것이다’ 등 다양한 추측성 스포가 이어진데 이어 급기야 대본 유출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주말 내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는 ‘SKY 캐슬 스포’ ‘스카이캐슬 결말’이라는 단어가 고정되더니 아직 전파를 타지 않은 17, 18회 대본이 방송 전에 버젓이 나돌아다니게 된 것. 지난 1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SKY 캐슬' 17회-18회 대본이 PDF파일 형태로 떠돌았고, 특히 34쪽 분량의 완성된 17회 대본은 증권가를 중심으로 퍼졌다. 다양한 스포 논란에 제작진은 "스포일러 유출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대본까지 유출되면서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아직까지 자세한 유포 경위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대본 하단에 '차기준'이라는 배역 명이 기재돼 배우 조병규가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파일 형태로 소속사에 전달이 됐다면 해당 배우만 대본을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스타일리스트, 매니저 등 다양한 관련자들의 손을 탈 수 있다. 이에 대해 'SKY 캐슬' 제작진과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블리스 미디어 측은 "유출과 관련해 내부에서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tvN '응답하라 1994'

■ 인기작들 대본 관리 어떻게 하나
드라마 대본 유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도 비슷한 곤욕을 치렀다. 16회 분이 방송되기 전 그 내용을 담은 대본 일부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당시 제작진은 "스태프가 아무 생각 없이 공개했다고 하더라. 의도적 유출은 절대 아니다"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많은 이들의 손길이 필요한 만큼 대본 관리는 철저해야 한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인기작들은 대본 사수에 특별한 공을 들인다. 같은 해 인기리에 종영했던 '응답하라 1994'는 특별판 0회를 제작하면서 드라마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책 대본'으로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 지난 2017년 인기작 '도깨비'는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대본을 일부 소수 연기자들에게만 극비리에 전달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SKY 캐슬’측 역시 시청률이 20%을 넘나드는 인기를 끌고 있는 중에 대본 유출로 맥이 빠졌을 터. 그동안 ‘SKY 캐슬’ 제작진은 내용 유출에 대비해 제작 일정을 공유하는 카페를 두차례나 개설했고, 일정표에도 장면 넘버 외에는 촬영 내용을 명시하지 않았다. 대본도 일부 배우를 제외하고는 파일이 아닌 책 대본으로 배부하는 등 노력을 펼쳤다. 하지만 긴장감이 넘쳐야 할 막바지에 대본 관리의 허술함이 드러나고 말았다. 현재 유현미 작가는 19회까지의 대본을 배우들에게 전달, 마지막 20회를 탈고 중이다. 
 

JTBC 'SKY 캐슬'

■ 어떤 대응법을 강구해야 할까
대본 유출 사태를 맞은 'SKY 캐슬'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유출 경위를 상세히 조사 중이며, 시청자 여러분의 시청권 보호를 위해 해당 내용의 무단 유포자들을 대상으로 강력히 법적 책임을 묻겠다"라는 경고를 날렸다. 법적 책임은 어디까지 물을 수 있을까. 관계자는 "아직 유출 경위 등 자세한 사항을 확인 중이다. 어떤 내용으로 소송을 취할 수 있을지는 법적으로 알아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유출된 대본에 명시된 '차기준'이라는 배역 명으로 골머리를 앓은 배우 조병규 소속사 측 역시 "유출 경위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짧게 대답했다. 다만, 현장 스태프의 소행이라면 스포일러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각서, 서약서를 쓴 경우 업무 방해 등의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인기작 대본 유출과 관련해 "자신이 특이한 상황이 됐을 때 인터넷에 올려 관심을 받고, 영향을 미치는 이런 현상을 즐기는 네티즌들이 존재한다. 과도한 인증샷을 올렸다가 되려 욕을 먹는 경우도 있다. 이번 인기 드라마 대본 유출도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으니까 대본을 가진 사람이 특이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 공개했을 수도 있다는 상황을 추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전개될 내용들을 인터넷에 계속해서 올리면 관객, 시청자의 입장에선 테러가 될 수 있다. 아직 보지 않은 분들에 대해 배려해야 할 자세가 필요하다"라며 대중이 지켜야 할 선에 대해 설명했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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