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본부장급 이상 임원인사 4명→2명...남성 본부장 임원 6명 →8명
기업은행 "형평성과 관계 없다...여성 지점장 발탁에 방점"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IBK기업은행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여성 승진 인사를 두고 은행 내부에서 일부 여성 직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임원 승진으로 가는 길목인 본부장급 인사에서 여성 수가 예년보다 줄어들어서다. 기업은행은 이번 인사를 놓고 역대 최대 여성 승진자 발탁으로 인사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본부장급에선 여성 승진자가 줄어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겉보기만 여성 승진자 대거발탁이지만 실질적으로 여성 임원을 제한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업은행 인사에서 본부장급 이상 고위급인사에서 여성 수를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점장을 포함 전체적으로 인사결과를 놓고보면 역대 최대급 여성 승진 인사지만 본부장급 인사에서 여성 승진자는 지난해 4명에서 올해 2명으로 줄었다. 반면 남성 본부장 임원은 8명으로 늘어났다. 은행 본부장자리는 예전에는 임원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영엄점포가 줄어들면서 은행 내부에선 준임원급으로 분류된다. 다만 금감원 규정에선 은행 본부장급부터 임기제를 적용받도록하고 있다. 따라서 임원급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다만 본부장을 거쳐야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만큼 본부장은 은행원들이 임원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기업은행은 대규모 정기인사를 통해 부행장 2명, 지역본부장급 8명 등 2097명을 승진, 이동시켰다. 기업은행은 신임 부행장으로 감성한 서부지역본부장을 부산·울산·경남그룹 부행장에, 서치길 호남지역본부장을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에 각각 선임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이번 인사를 통해 역대 최대 수준의 여성 승진 인사를 단행해 주목을 받았다. 창립 이래 최대 인원인 여성 팀장 15명을 지점장으로 승진시켰다. 부지점장, 책임자급 여성 승진인원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승진자 총 335명 중 절반에 가까운 175명이 여성 승진자다.

◆ 여성 임원 늘리는 추세 역행 ‘형평성’ 문제... “경영 전략의 문제일 뿐”

기업은행의 정기인사에서 여성 승진자 수는  지점장 부문에선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지만 본부장급은 줄었다. 이에 기업은행내에선 여성 임직원 인사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도하다.  

기업은행 한 직원은 “은행이 여성 인사 승진이 많다는 인사평을 내놓고 있는데 막상 본부장급 이상 임원은 오히려 4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면서 “임원급으로 가는 여성의 숫자를 줄이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인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라고 말했다. 대거 여성 승진이 이뤄졌지만 본부장급 여성 임원 인사 때문에 빛이 바랬다는 의미다. 

또 다른 시중은행들의 경우 이번 인사에서 여성임원들을 대거 발탁한 것과 기업은행의 이번 본부장급 인사는 비교된다. 올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은 총 3명의 여성임원을 승진시켰고, 우리은행은 여성 임원 2명을 승진시켰다. 

기업은행 노조 측은 여성들의 승진에 의미를 두면서도 본부장급 인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여성들이 대거 승진대열에 올라 큰 의미를 갖는다”면서도 “상징성이 있는 임원에 대해 여성의 수가 줄어든 부분에 대해 향후 내부 분위기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본부장급 임원 수가 줄었다는 사정만으로 임원의 인사문제를 형평성 문제로 재단하기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한 지방은행의 고위직을 지낸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의 임원은 정부의 금융정책과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민첩하게 대처하면서 고도의 정무적 감각이 필요한 직책”이라며 “형평성 문제라기보다는 은행의 경영전략상 필요에 따라 본부장급에서 여성 수가 줄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여성 본부장 승진자 수가 줄어든 것만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은행의 중추적 역할을 해주고 성장해 나 갈 지점장 수가 늘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냐"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점장 포함 여성 승진자 수가 역대 최고 수치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기존에 여성 본부장들은 퇴직한 것이 아니라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등으로 자리 이동을 한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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