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LG디스플레이가 기나긴 주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났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데다 주가 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변화에 따라 주가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오후 2시 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30일 기록했던 연저점(1만5600원) 대비 28.2%나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내리막을 탄 뒤 반등하지 못했던 주가는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간 LG디스플레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는 11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6.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실적이 영업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권성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에 해외전략 고객의 물량 축소로 영업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올해 영업흑자 전환이 기대된다”며 “모바일 디스플레이 적자 감소, 정보기술(IT)용 패널 고수익성, TV용 패널 가격의 일시적 반등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 추세적 상승 가능성은? “LCD 가격 주시해야”

다만 LG디스플레이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증권가의 의견이 엇갈린다. 무엇보다 LG디스플레이 실적과 직결되는 LCD 가격 변화가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먼저 LCD 가격 하락에 따라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감산에 나서는 데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일부 라인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점차 LCD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 경우 LG디스플레이의 올 2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3분기부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LG디스플레이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1000원에서 2만40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소현철 연구원은 “최근 LCD TV패널 가격이 현금원가까지 하락하자 중국과 대만 기업들이 감산을 시작했다”며 “샤프는 8K LCD TV패널 생산준비를 위해서 10세대 LCD라인 가동률을 축소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2분기부터 삼성디스플레이 LCD 라인 축소가 시작되면서 세트 업체들 입장에서는 타이트한 패널 수급 대비하기 위해 재고 축적에 나설 것”이라며 “패널 수급 단기 호조가 기대되는 2분기 말까지 LG디스플레이 트레이딩 기회”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LG디스플레이는 유일한 OLED TV 패널 공급 업체”라며 “애플 아이폰 OLED 패널 본격적인 공급에 대한 신호가 있으면 공격적인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LCD 업황 악화를 타개할 만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IBK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김운호 연구원은 “패널 가격 하락세의 방향 전환에 대한 정황이 부족하다”며 “아몰레드(AMOLED)를 통한 수익성 확보를 검증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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