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하락장서 선전
지난해 누적수주액 175조원
올 상반기 가장 주목받는 업종 부각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새해 들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2차전지주(株)’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시작되면서 전기자 배터리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덕분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이들 기업의 실적이 부진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모멘텀(상승 동력)이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종가기준 LG화학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8500원(2.36%) 오른 36만8500원이었다. 올해 첫 국내 주식시장 거래일이었던 지난 2일 종가보다 9.3% 오른 수준이다. 같은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각각 10.5%, 8.6% 오른 23만2500원, 18만3500원에 마쳤다. 

◆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 협상력 강화될 것”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지난해 110조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3사의 누적 수주액은 175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들 3사의 수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규모는 올해 610만대에서 2025년 2200만대, 3600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수요 역시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3세대 전기차를 출시하는 데다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 역시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미국·유럽의 환경 규제 강화로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의 우려와 달리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의 수는 예상보다 제한적”이라며 “기술적으로 고밀도 배터리 제조가 어렵고 업계에서 요구하는 안정성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의 협상력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삼성SDI, 중대형배터리 부문 BEP 달성 기대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업들에 대한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하이투자증권은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각각 기존 46만원에서 48만원으로, 기존 40만원에서 4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4분기 기초소재 부문 실적이 부진했으나 배터리 부문의 꾸준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중대형배터리 수주잔고가 60조원이었으나 신규 프로젝트 및 기존 프로젝트에서 수주가 큰 폭으로 늘어났을 것”이라며 “최근 전기차 배터리 가격 인상 소식을 감안, 실적 개선과 생산능력 가이던스의 상향 조정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SDI의 경우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중대형배터리 부문의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점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SDI의 중대형배터리 사업은 전기차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이라며 “중대형배터리의 영업적자 규모가 올해 안에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 SK이노베이션, ‘배터리주’로 바라봐야 할 때

SK이노베이션 또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 재고 평가손실과 휘발유 크랙 마진 축소로 정제 마진 악화 등 악재가 발생한 탓이다. 그럼에도 전기차 시장 성장세 속에서 배터리 부문 투자를 확대, 수혜가 예상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수주 잔고는 320GWh로 세계 3위권”이라며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능력을 100GWh로 확대를 고려하고 있어 ‘배터리주’로서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원민석 연구원 또한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기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목표치를 55GWh로 올렸다”며 “최근 서산 배터리 제2동 가동으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이 증가했고 중국, 유럽, 미국의 증설을 추진해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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