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류 콘텐츠 기획·제작·육성 영역 확대

한류가 아시아 문화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자본력이 탄탄한 엔터 공룡들이 발톱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 한류 전반에 중국 엔터테인먼트 대기업들이 잇달아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중국 엔터 기업들은 한류 콘텐츠에 대한 실익에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과거 한류 엔터 회사들과의 제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진출은 물론 한류 콘텐츠의 생산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토양을 가꾸고 있다. 중국 엔터 기업들은 IT, 부동산 등에서 벌어들인 종잣돈을 들고 한국으로 건너와 콘텐츠 기획 및 제작과 스타 육성, 매니지먼트까지 다양한 영역에 손을 대고 있다. 중화권 엔터 기업 ‘빅4’로 꼽는 알리바바, 완다, 엠퍼러, 화이그룹의 대(對)한류 정책을 알아봤다.

■ 알리바바 (阿里巴巴)

알리바바는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이다. 직구열풍을 통해 C2C(고객 대 고객) 플랫폼 타오바오와 B2C(기업 대 고객) 사이트 T몰로 국내에도 알려지며, 전자상거래 업체 중 세계 최고의 매출을 올린 회사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로 시작해 인터넷 비즈니스의 전 영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예외가 아니다. 포털사이트 야후 차이나, 동영상 사이트 요쿠투도우를 인수했고, 한국과는 알리바바 픽처스, 알리 뮤직과 콘텐츠 제휴 및 투자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알리바바 픽쳐스는 한류스타 김수현의 스크린 컴백작 ‘리얼’에 투자, 일정 지분을 확보하고 중국 배급을 맡는다. 또 ‘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이 연출하는 ‘대단한 부녀’의 투자 배급도 맡고 있다. 드라마 제작도 당연히 훌륭한 먹잇감이다. 이다해 주연의 한중 합작드라마 ‘세기의 커플’은 이 회사가 설립한 드라마 채널을 통해 소개됐다. 앞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과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 등을 투자 배급하기도 했다. 알리 뮤직은 SM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유상증자를 했다. 355억원의 유상 증자 뒤 알리바바는 SM의 지분 4%를 확보했다. 이로써 SM 아티스트의 모든 음원과 동영상은 알리 뮤직을 통해 제공된다. 이 제휴로 알리 뮤직은 엑소 소녀시대 샤이니 등 돈되는 한류 콘텐츠를 확보하게 됐다.

■ 완다 (大連萬達)

대련완다(완다)는 중국 내 부동산 1위이자 전세계 2위의 기업이다. 완다를 이끄는 왕젠린 회장은 약 300억 달러(약 35조원)로 재산으로 중국 부호 순위(포브스)에서 알리바바 그룹 마윈 회장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완다는 부동산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중국뿐 아니라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12년 ‘쥬라기월드’의 제작사 AMC엔터테인먼트 홀딩스를, 2015년 호주 극장체인 호이츠를 차례로 인수했다. 중국의 CGV로 불리는 완다시네마라인도 운영하고 있다. 그룹 내에서 미디어 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왕 회장의 아들인 왕스충(프로메테우스캐피털 대표)이 담당하고 있다. 왕스충은 국내 시각효과업체 덱스터의 2대 주주이자, 티아라와 EXID의 중국 매니지먼트를 위한 바나나프로젝트(香蕉计划)를 설립하기도 했다. EXID의 소속사 예당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사명을 ㈜바나나컬쳐로 바꿨다. 또 양띵, 김이브 등이 소속된 1인 창작콘텐츠(다중채널네트워크) 기업 트레져헌터와도 사업제휴를 맺었다.

■ 엠퍼러 (英皇娛樂集團)

엠퍼러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홍콩 재계 10위권 안에 드는 재벌기업으로 금융, 부동산, 호텔, 엔터테인먼트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청룽, 리렌졔, 류더화, 저우룬파, 장쉐여우 등 중화권 최고 배우들의 영화를 제작•배급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유명하다. 앨버트 영 회장은 오래 전부터 한국 연예계에 관심을 보였다. 2004년 이효리와 100만 달러(약 12억원) 규모의 홍콩 영화 출연 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회사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EEK)를 설립하고, 총 1억 달러(약 1,200억 원)을 들여 경쟁력 있는 한국 콘텐츠를 선점해 중화권에 전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영애의 복귀작 ‘사임당, The Herstory’에 100억 원을 지원했고, 이밖에 한국영화 제작•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 소속가수 안다(ANDA)를 글로벌 스타로 성장시키는 등 한류 콘텐츠 중심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 화이브라더스 (华谊兄弟)

화이브라더스는 중국 영화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 최대 종합 미디어 그룹이다. 1994년 왕중쥔, 왕중레이 형제가 설립해 영화, 드라마, 음반, 광고, 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 사업을 하고 있다. 2010년 HOT 출신 장우혁과의 계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한류 시동을 걸었다. 2012년 6대 소속사(SM YG JYP 스타제이 AM 키이스트) 연합 UAM(United Asia Managemnet)과 계약을 채결했고 영화 ‘미스터고’에 5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56억원)를 투자했다. 2014년 이민호 소속사 스타하우스와 업무협력을 맺었으며, 지난해엔 국내 4대 배급사 중 하나인 쇼박스와 중국법인 쇼박스차이나를 설립해 3년간 6편 이상의 한중 합작영화를 제작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도 많은 중국 거대 기업들이 국내 연예계를 눈독을 들이고 있다. 위에화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를 출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쑤닝 유니버설 미디어는 FNC엔터테인먼트에 330억원을 투자했고, 중국 인터넷 미디어 기업 르티비는 아이유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와 중국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중국의 화책미디어는 국내 투자배급사 뉴(NEW)와 합자법인 화책합신을 설립하고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미디어 전문그룹 DMG와 화이자신은 각각 초록뱀미디어와 이미연, 김현주 등이 소속된 씨그널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이현아 기자·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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