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어닝시즌 돌입...주요기업 실적 하향 전망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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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이번주 코스피는 2100선 안착을 시도할 전망이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미국 ‘셧다운(정부 일시 폐쇄)’ 사태와 브렉시트(Brexit)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대신 미·중 무역협상, 중국 경기 부양 등이 국내 증시에 훈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지수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050~2170이다. 지난 18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3% 오른 2124.28에 거래를 마감했다.

◆ 중국 경제지표 부진…경기 부양책 가속화

그간 국내 증시뿐 아니라 신흥국 증시에 가장 큰 부담 요인이었던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국이 무역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만큼 무역분쟁이 머지않아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빨라지면 수급 여건 개선되고 시장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보다 외교 사안에 대해 완화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2020년 재선을 앞두고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 최근 중국의 경제 지표는 미·중 무역분쟁, 내수 부진 등으로 중국 경기가 악화됐다는 걸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당장 오는 2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예상치(6.45%)를 밑돌 전망이다. 이어 31일 공개되는 국가통계국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경기 확장의 기준선인 50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부양책 시행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해 들어 통화·재정정책을 연달아 단행한 데다 지방정부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인민정치협상회)의 일정을 앞당겨 경기 부양책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비롯해 중국의 정책이 가동되고 있는 만큼 정책 영향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업종의 정상화가 부각될 것”며“소재·산업재, 상사·자본재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

◆ 주요 기업 실적 발표…전망치 하향 조정세

아울러 오는 23일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 삼성SDS, 호텔신라, 현대건설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진행된다. 문제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 추정치는 36조8000억원으로 한달전보다 15.8%나 내렸다. 게다가 4분기 실적의 경우 빅 배스(Big Bath·대규모 손실처리) 현상에 따라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기로 꼽힌다. 

김병연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선행지수 하락, 4분기 실적 시즌의 빅배스 현상, 올해 기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등이 코스피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지수는 좁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미·중 무역협상과 중국 경기 부양책의 영향으로 2100선으로 올라섰다면 추세적 상승을 위해선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에 대한 눈높이가 점차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 우려가 커지자 시장에서는 오히려 올해 실적을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인환 연구원은 “올 1·2분기 전망치는 하락세지만 3·4분기 전망치가 소폭 반등했다”며 “주가가 이익을 선반영하는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중 하반기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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