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미디어에 키덜트(어린이+어른의 합성어,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일컫는 말) 열풍이 불고 있다. 30대가 주를 이룬 키덜트는 미디어 산업의 흐름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세대다. 키덜트족의 활발한 움직임에 따라 추억의 고전 명작들이 디지털 기술을 입고 다시 관객 앞에 나서고 있다.

■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재개봉..추억에 기술을 입히다

지난 해 10월 CGV 4DX로 재개봉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국내 개봉 17년 만에 돌아온 이 영화는 재개봉으로만 약 26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재개봉으로 약 30~40개 4DX 상영관에서 10일간만 상영했는데, 당시 신작 ‘창궐’과 ‘퍼스트맨’을 제치고 예매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당일 예매는 거의 불가능했으며 소위 말하는 ‘광클’(미치도록 빠르게 클릭한다는 뜻)을 상영일 며칠 전부터 해야 좌석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였다. 티켓을 못 구한 관객들은 다른 지역으로 가서 관람을 하는가 하면 온라인을 통해 티켓을 사고 팔기도 했다.

이러한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CGV 측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후속인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을 4DX로 오는 2월 21일 재개봉하기로 결정했다. 해리포터’ 팬들의 건재함이 증명된 만큼, 2편에 대한 반응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CGV 관계자는 “4DX로 재개봉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며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하는 추억의 영화라는 점, 그리고 4DX라는 기술이 더해져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리 세대’인 30대 외에도 10대와 20대로 소비층을 넓혀나고 있다”며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어 모두가 좋아하는 클래식 같은 콘텐츠가 됐다”고 설명했다.

■ 넷플릭스도 키덜트 열풍에 가세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Nexflix) 역시 키덜트족을 겨냥한 콘텐츠를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1996년 일본 TV 애니메이션으로 반영돼 당시 애니메이션 붐을 일으킨 작품인 ‘신세기 에반게리온’ 뿐 아니라 특수 효과가 없던 시절 뜨거운 사랑을 받은 ‘울트라맨’ 등이 포함됐다. ‘울트라맨’은 1979년 쓰부라야 프로덕션에서 제작돼 같은 해 MBC에서 방송됐다.

넷플릭스가 새롭게 꾸민 ‘울트라맨’은 올해 4월부터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공개된다. 초대 울트라맨 하야타 신의 아들 신지로가 아버지의 특수한 능력을 물려받아 새로운 울트라맨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국내에서도 마니아 층을 확보한 ‘세인트 세이야: 12궁의 기사단’은 올 여름에, ‘세븐시즈’는 4월에 공개된다.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은 10회 분량의 실사 드라마로 제작된다.

■ 방송사, 추억의 명작 잇따라 편성

투니버스와 애니원 등 애니메이션 전문 방송 채널 역시 명작 애니메이션을 편성하며 키덜트족을 사로잡고 있다.

투니버스는 오는 30일 ‘극장판 카드캡터 체리: 봉인된 카드’, 2월 6일 ‘카드캡터 체리 클리어카드 OVA(번외편): 체리와 두마리의 곰’을 방영한다. 2월 13일부터는 ‘카드캡터 체리 클리어 카드’ 22화 전편을 방송한다.

애니원은 여아 애니메이션 ‘프리큐어’ 시리즈의 12번째 작품 ‘GO! 프린세스 프리큐어’를 지난 9일부터 방송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5년 발을 들인 애니메이션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소녀들이 보통 인간을 뛰어넘는 괴력과 순발력의 초인적인 신체 능력을 가진 프리큐어 전사로 변신해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는다.

많은 업계관계자들은 키덜트족을 위한 콘텐츠가 향후에도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인들이 추구하는 재미, 판타지 등의 가치를 키덜트 문화의 현상으로 본다. 현대 성인들이 각박한 일상에서 벗어나 즐거운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심리 상태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매해 키덜트 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으며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라고 귀띔했다.

사진=해당 작품 포스터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