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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강성부 펀드’ 케이씨지아이(KCGI)가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핵심은 외부 인사가 중심이 되는 지배구조위원회 설치와 유휴 자산 매각 등이다. 한진그룹이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KCGI는 21일 공개 제안서인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제안은 ▲지배구조 개선 ▲기업 가치 제고 ▲고객 만족도 개선 및 사회적 신뢰 제고 등 3가지 측면에서 이뤄졌다.

제안에 앞서 KCGI는 한진그룹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지배구조 등급이 4년 연속 C등급에 머무를 만큼 낙후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항공사 대비 높은 부채비율로 신용등급이 강등된 데다 유가 등 위험 요소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고 시장 환경 변화 대응도 미흡하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주주와 채권자, 직원,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CGI는 먼저 지배구조 개선과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경영진이 추천한 사내이사 1인, KCGI가 추천한 사외이사 2인 및 외부 전문가 3인 등 총 6인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 설치를 요구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주주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안을 사전 검토·심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 KCGI가 설치를 제안한 보상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임원들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와 보상체계 도입을 추진한다.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임원추천위원회에서는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 선임을 맡는다.

아울러 KCGI는 한진그룹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한진그룹 신용등급 회복을 위한 5개년 계획’ 수립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한진그룹의 신용등급을 현재 ‘BBB0’에서 2014년 한진해운 투자 전 수준인 ‘A-’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칼호텔네트워크·LA월셔그랜드호텔의 만성적자, 와이키키리조트의 노후화, 송현동 호텔부지·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왕산마리나 개발 중단 등 항공업과 관련성이 낮은 사업 부문에 대한 문제도 언급됐다. KCGI는 그룹 측에 이들 사업에 대한 투자 당위성을 원점에서 재검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

이어 외부 전문 기관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KCGI는 한진그룹의 낮은 경영 효율성과 리스크 관리, 대외 이미지 하락 사안 등에 대책을 수립하고 그룹의 장기 발전 방향을 검토하기 위해 외부 전문 기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CGI는 또 고객 만족도 개선 및 사회적 신뢰 제고방안의 일환으로 그룹 내 일반직원들로 이루어진 상설 협의체를 조직해 한진그룹의 사회적 책임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직원들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기 위해선 ‘한진인(人) 자존감 회복 프로그램’ 등의 실질적 소통 방안 시행을 요구했다. 

KCGI는 이번 공개 제안에도 한진칼·한진의 대주주·경영진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진그룹 계열사 주주들과 제안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밸류 한진’ 홈페이지를 개설, KCGI의 제안에 동참하는 주주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KCGI는 “주주들의 소극적인 권리행사로 한진그룹의 성장이 둔화되고 기업가치가 저평가 된 부분이 있다”며 “한진그룹의 주주들이 KCGI의 제안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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