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기자] '발라드의 정석' 황치열이 돌아왔다. 그것도 무려 12년 여 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을 들고. 강산이 변할 시기를 거치고 내는 정규앨범에 황치열은 공을 많이 들였다. 음악을 더 이상 CD로 듣지 않는 시대에서 여전히 앨범을 선물로 주고받을 수 있는 풍경을 꿈꾸며, 한 곡 한 곡에 정성을 쏟았다.

-새 앨범의 타이틀 곡이 '이별을 걷다'다. 어떤 곡인가.

"그 동안 슬픈 발라드 위주로 음웡늘 많이 냈다. 이버에는 경연 프로그램에서 많이 보여드렸던 가창에서 거품을 많이 뺀 작업을 했다. 듣고 났을 때 여운이 남는 곡을 타이틀로 하고 싶어서 '이별을 걷다'를 타이틀로 정했다. 겨울이라는 시기에도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비해 가창에서 힘을 뺀 것 같은데.

"여러 번 들어도 귀가 피로하지 않은 소리를 가수로서 들려드리고 싶었다. 녹음하면서도 실제 목소리에서 힘을 많이 뺐다."

-정규앨범의 모든 수록 곡 작사는 물론 프로듀싱 전반에 참여했는데.

"원래 나는 음악 하나만 보며 산 사람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휴머니즘적인 면도 많이 보여드렸는데, 앨범에서는 음악적인 무게감을 보여드리고 싶더라. 사실 이전 앨범들의 프로듀싱 전반에도 늘 참여해 왔다. 이번에는 정규앨범인 만큼 더 힘을 쏟았다. 앞으로 음악적인 부분들을 대중에게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무려 12년 여 만의 정규앨범이다.

"정말이다. 무려 12년. 그래서 내 손을 거친 그런 것들을 더 많이 담고 싶었던 것 같다. 이번 앨범의 제목이 '포 시즌스'다. 1월부터 12월까지 앨벙미 고루고루 활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다이어리 형식으로 제작했다. 폰트도 그래서 더 심플하게 했고. 나한테 큰 의미가 있는 앨범이고, 이렇게 제작하면 팬 분들께도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재미있게 사용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다이어리 형식의 앨범은 정말 특이하다.

"사실 요즘 앨범을 선물로 잘 주고받지는 않지 않나. 그래도 정말 주변에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이야'라고 하면서 선물하고 싶을 때 있지 않나. 다이어리 앨범이면 '이거 다이어리야'라고 하면서 선물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앨범 전반적인 작업 기간은 어느 정도 되나.

"기간으로 치면 굉장히 길다. 곡 수집 기간부터 하자면. 녹음을 제대로 하기 시작한 건 지난 해 8월부터다."

-곡 작업의 영감은 어디서 받나.

"나도 연애 경험이 있으니까 그걸 기반으로 쓰기도 하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참고하기도 한다. 내가 하지 못 한 사랑에서 나오는 글귀, 스토리가 있으니까 그런 것들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영감을 준 작품 가운데 어떤 영화가 제일 기억에 남나.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는 한 6번은 본 것 같다. 볼 때마다 너무 운다. (웃음)"

-황치열이 생각하는 황치열의 매력은?

"내게서 팬심을 느끼게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측은지심 아닐까 싶다. 상남자 같으면서도 뭔가 짠한 그런 느낌이 나는 것 같다."

-뜨고 난 뒤에도 한결같이 성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가 있나.

"몸이 가난을 기억하고 있다. 나는 회사에서 어떤 방법을 배우지도 못 했고 기획에 의해 탄생하지도 못 했다. 그냥 시골에서 서울로 와서 혼자서 이런저런 것들을 습득하면서 활동을 이어왔다. 그 시절에 습관화 된 것들이 내 몸에 계속 남아 있다. 쉽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잘되고 못되고를 떠나 원래 그렇게 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전에는 압박감을 가지고 일을 했다. 지금은 즐기자는 마음이 더 크다. 전에는 어두운 시골길을 헤드라이트도 켜지 않고 운전하면서 가는 기분이었는데 이제는 어둡지는 않다. 지금은 건강도 신경쓰이고 날 응원해 주는 분들과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다."

-일번 앨범 활동의 목표가 있다면.

"사람에겐 다 여러가지 색이 있지 않나. 나 역시 마찬가지다. 격동적인 치열이가 있다면 차분한 치열이도 있다. 그렇게 여러 음악적 색이 있다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다. 시대에 따라 발 맞춰가는 것도 가수의 본분이라 본다. 많이 예뻐해주시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매일 듣는 노래' 때처럼 '이별을 걷다'도 많은 분들이 커버해 주는 곡이 됐으면 싶다."

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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