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수소차, 수소폭탄과 수소 분자 달라 폭발 위험 낮아

보조금 등 고려하면 수소차 가격 경쟁력 높아

수소차, 달리는 공기청정기 역할도 '톡톡'
소방관(왼쪽)이 화재가 난 차량의 불길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궁극의 친환경 차'라고 불리는 수소전기자동차가 우리 생활을 바꿀 날이 머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울산을 찾아 '수소경제시대'를 선언했다. 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과 연계해 대한민국을 수소경제 1등 국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수소경제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잡는 모양새지만 아직 수소차를 필두로 한 수소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수소차와 수소가 그릴 우리의 미래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수소전기차(FCEV·이하 수소차)의 상용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수소차에 대한 인식은 수년째 걸음마 단계다. 대표적으로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효율이 낮고 폭발 위험이 있다는 오해를 꼽을 수 있다. 수소차에 대해 우리가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는 대표적 사례 몇가지를 정리했다. 

◆수소차, 사고나면 수소폭탄?

많은 이들이 수소차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만큼 폭발 사고가 나면 수소폭탄이 되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을 갖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 '수소차=수소폭탄'은 오해다. 일종의 선입견이다. 이런 오해는 수소차와 수소폭탄의 원리를 알지 못한데서 비롯한다. 수소차에 사용하는 수소와 수소폭탄에 쓰는 수소는 명칭만 같은 뿐 완전히 다르다.

수소차에 사용하는 수소는 일반적인 수소분자다. 수소차는 이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 끝에 발생한 전기를 이용해 구동한다. 반면 수소폭탄에 사용하는 수소는 삼중수소와 중수소 등 1억 도의 온도와 수천 기압의 압력 아래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야만 한다. 수소 핵융합을 활용한 수소핵자동차는 세상에 없다.

또 수소차의 저장탱크에서 수소가 샐 경우에도 폭발의 위험은 극히 낮다. 가벼운 수소는 공기 중으로 빠르게 증발하는 특성이 있어 폭발에 필요한 연소 시간을 현저하게 줄인다. 수소 연료탱크 역시 탄소 복합 소재로 만들어 최악의 경우에도 터지지 않고 찢어지게 설계됐다. 전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상용화한 현대자동차의 설명을 종합하면 수소 연료탱크는 철보다 강도가 10배 높은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안전성 시험 결과 용광로는 물론 수심 7000km의 고압에서도 터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세상에 100% 안전한 차는 없다. 수소차 사용에 있어서 주의와 사고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수소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수소차는 비싸다?

수소차는 비싸다는 선입견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현재 수소차 가격은 내연기관 차보다 3배~3.5배 가량 비싼 건 맞다. 하지만 정부의 보조금을 더하면 가격은 크게 낮아진다. 지난해 시판한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를 예를 들어 살펴보자. 넥쏘의 가격은 모던 모델이 6890만원, 프리미엄 모델은 7220만원이다.

물론 이 가격을 모두 주고 넥쏘를 살 필요는 없다. 정부 보조금 225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1000만~1250만원을 지원 받으면 넥쏘의 실구매가는 3390만~3970만원대로 낮아진다. 내연기관의 동급차량과 유사한 수준이다.

수소차는 앞으로 더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수소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수소차 구매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정부는 2017년부터 수소차에 대한 개별소비세(교육세 포함 최대 520만원)와 취득세(최대 200만원)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또 2017년 9월부터는 고속도로 통행료 50% 감면 혜택도 시행하고 있다.

유지비 역시 저렴하다. 수소연료의 가격이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울산에 설치된 충전소 기준으로 수소연료 가격은 kg당 5500원선이다. 6.33kg의 수소 저장탱크를 갖춘 넥쏘 기준으로 완충 비용은 3만5000원이다.

정부는 수소차 보급 확대를 선언했다. 정승일 산업통산자원부 차관은 16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대한 사전브리핑에서 "수소차를 10만대 생산하면 가격이 3000만원대로 떨어져 내연기관과 같은 공급가격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개한 수소경제 로드맵에는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공급과 수소충전소 1200개 확충 ▲수소선박, 열차, 건설기계 개발 ▲안정적 수소 생산 및 공급시스템 조성 등이 담겼다.

수소전기차의 공기정화 과정이다. 현대차 제공

◆수소차는 오염물질 없는 달리는 공기청정기?

시쳇말로 수소차에는 오염물질이 '1도' 없다. 운행 중 이산화탄소 및 기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수소차는 오로지 물만 배출한다. 수소(H)와 산소(O2)만으로 전기를 만들어 구동하기에 물(H20)만 만든다.

수소차는 달리는 공기청정기이기도 하다. 최근 현대차가 시연한 수소차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 시연행사에서는 "수소차 10만대가 4시간을 달리면 제주도 전체 인구(68만1095명)가 하루 숨 쉴 양보다 많은 공기가 정화된다"는 언급이 나오기도 했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수소차의 구동원리를 봐야 한다. 수소차는 내부 수소탱크에 저장한 압축 수소를 연료전지에 보내 공기 중 산소와 결합시켜 전기를 만든다. 이 전기로 차가 움직인다. 수소차의 공기청정 기능은 여기서 나온다. 수소와 산소를 결합하는 장치인 연료전지는 고순도의 청정 공기만 사용한다.

수소차는 이를 위해 공기 정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먼저 유입된 바깥 공기는 먼지와 화학물질을 포집하는 공기 필터를 거친다. 여기서 초미세먼지의 97%가 걸러진다. 이어 막 형태의 가습기를 통과하면 미처 걸러내지 못한 초미세먼지가 추가로 제거된다. 끝으로 연료전지 내부에 있는 탄소섬유 종이로 돈 기체확산층을 통과하면 미세먼지는 99.9% 이상 걸러지고 깨끗한 수증기만 배출된다.

공기청정 기능은 주행 중에도 계속된다. 현대차의 말을 정리하면 넥쏘를 한 시간 운행할 경우 공기 26.9KG이 정화된다. 이는 성인(64KG 체중 기중) 42.6명이 한 시간 동안 호흡할 수 있는 양이다. '10만대 운행=제주 인구 숨 쉴 공기'라는 공식도 이런 수치를 기반으로 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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