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간편결제 확산에 신용카드 위협
‘제로페이’사업에 대형 사업자 대거 합류 알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의 한 식당에서 제로페이 홍보를 하고 있다.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로 소비자가 결제하면 카드사나 VAN사업자 등 중간 결제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바로 이체돼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한국에서 최대 결제 수단으로 꼽히는 신용카드의 위상이 떨어지는 날이 올까. 몇 년 전 핀테크 성장과 더불어 발전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 서울시와 관계부처가 주도하는 ‘제로페이’까지 가세하며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0명 중 8명이 신용카드를 가진 ‘신용카드 대국’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용카드 보급률은 80.2%였고 이용률은 57.9%였다. 하지만 간편결제 시장이 빠르게 급성장하면서 카드사들 역시 신용카드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디지털 혁신 등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느라 여념이 없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플라스틱 카드를 대신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카드사들도 모바일 간편결제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간편결제 이용 규모는 2017년 한해 동안 212만4000에서 지난해 2분기 동안 362만7000건으로 크게 늘었다.

◆‘제로페이’에 대형 사업자 대거 합류

소상공인 간편결제 ‘제로페이’의 움직임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오는 4월 '법인용 제로페이'를 내놓고 본격적인 서비스 활성화에 나선다는 발표와 함께 대형 사업자가 잇달아 합류를 알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9년 제로페이 사업자 모집에 카카오페이, KT, 11번가 등 15개사가 결제사업자로 등록했고, 결제 인프라 신경망으로 꼽히는 코스콤, 한국스마트카드 등 16개 밴 사업자도 대거 참여했다. 이로써 제로페이 사업은 30곳이 넘는 대형사가 올해 본사업에 참여, 강력한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특히 제로페이 사업에 불참의사를 밝혔던 카카오페이의 합류도 가맹점 확보와 이용률 개선에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케이뱅크는 제로페이 혜택(소득공제 40%)을 담은 ‘케이뱅크 페이’에 간편결제 전용 여신상품을 통해 신용공여 기능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한편 서울시와 25개 지방 자치구에서도 법인카드로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오는 4월 15일 '법인용 제로페이' 정식 출시를 목표로 시금고인 신한은행과 함께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이들 기관이 법인카드 사용액 절반가량을 제로페이로 결제할 경우 그 금액이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제로페이 가입 가맹점도 대폭 늘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간편결제가 현금 계좌이체 방식이라 신용카드 이용 고객이 쉽게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핀테크 시장 활성화에 맞춰 다양한 간편결제 방식을 활용해 지급결제시장 주도권을 지키고 수익성 다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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